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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 ‘정월이라 대보름.’

원암 장 영 주
사)국학원 상임고문
웅상신문 칼럼위원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22년 02월 09일
ⓒ 웅상뉴스(웅상신문)
인간사 아무리 복잡다단해도 자연의 법도는 한 치도 어긋나지 않는다. 어느새 입춘이 지나고 정월 대보름이 다가 온다. 둥글고 밝게 차오른 달님을 바라보며 묵은 것들을 보내고 새것을 맞이한다. 둔치, 바닷가, 공터에 달집을 세운 뒤 불태우는 ‘달집태우기’도 송구영신 습속이다. 청량한 하늘에는 환한 정월 보름달이 떠오르고 우리네 마음에는 소망의 불빛이 활활 빛난다. ‘동내 꼬마 녀석들’은 겨우내 하늘 꿈을 키우던 정든 연도 짐짓 줄을 끊어 떠나보내고 처음으로 이별을 체득한다. 사내애들은 떠들썩하니 제기를 차고 여자애들은 고무줄놀이를 하면서 고관절과 무릎, 발목의 근육을 키운다. 더 일찍 일어난 사람이 주변에 더위를 팔아 웃음으로 ‘부지런’을 가르치고 귀 밝기 술을 마시고 호두, 잣, 땅콩 등 견과류를 먹으며 부럼을 깨문다. 겨우내 약해진 혈행도 돕고 비타민도 섭취하는 민속건강증진법이다. 미쳐 못 뵌 어른들에게 늦은 세배를 올리고 조상님 묘도 찾아 절을 올린다. 마당에는 큰 멍석을 깔아 놓고 어른들이 모여 윷놀이를 한다.

윷판의 도, 개, 걸, 윷, 모는 각기 돼지, 개, 양, 소, 말을 상징하는 무리들이니 아득한 옛 날 대륙을 누비던 유목민의 습속이다. ‘도개걸윷모’는 단군시대의 군진 모형이기도 하여 중앙의 단군을 호위하는 다섯 부대를 상징한다. 그런가 하면 ‘천부경(天符經)’의 이치가 입력된 심오한 진리의 축약도이다. 천부경 81자는 국조 단군 왕검의 옛 조선 이전부터 전승되어 온 우리 겨레 고유의 심오한 철학이다. 윷놀이는 난해한 철학에 즐거움을 입힌 협동심과 두뇌회전을 함양하는 남녀노소 모두의 게임이다. 윷놀이는 하늘, 땅, 사람의 법도를 쉽게 익히는 조기교육이자 수련법이다. 민족의 이동을 따라 캐나다와 북, 남미 아메리카 인디언들에게도 윷놀이의 흔적이 나타난다. 미국 ‘소노아 레이크 인디안 박물관’의 윷판은 우리와 같고 멕시코에서는 ‘파들리 게임’이라고 한다. 윷놀이 문화 밑에는 우리 역사가 점철되어 있고 더 깊게는 한민족의 철학이 용해되어 있으니 거룩한 세시풍속이 아닐 수 없다.

내친 김에 생활 속에 아직도 살아 있는 단군 문화를 적시해보자. ‘댕기머리’는 ‘단군머리’로 ‘단군이 돌아가신 기일에 묶은 머리 모양’이라는 뜻이다. 1대 단군 왕검 부터 마지막 47대 고열가 단군들께서 ‘단군의 아이들’을 위한 교육놀이인 ‘단동십훈(檀童十訓)’도 전해온다. ‘단동십훈’ 중 가장 흔한 놀이로 ‘도리도리(道理道理) 짝짝궁’이 있다. 머리를 좌우로 돌리는 동작으로 천지 만물이 하늘의 뜻인 ‘도(道)’와 땅의 시스템인 ‘리(理)’로 움직이듯 너도 도리로 생겨났음을 잊지 말라'는 조기 철학교육이다. 동시에 뇌로 올라가는 대동맥의 혈류량을 늘려주는 평생건강 전수법이기도 하다. ‘건지곤지(乾知坤知) 짝짝궁’도 있다. 하늘을 알고 땅을 아는 사람이 되라는 뜻이다. 애기들이 좌, 우 검지로 우, 좌 손바닥을 찔러 장심을 열어 약손이 되는 조기훈련법이다. 하늘의 사랑을 마음껏 받아 병든 생명들을 살려 이 땅위에 홍익을 펼치라는 놀이문화이다.

우리의 오래된 육아법인 ‘도리도리’에서 파생된 ‘뇌파진동 법’이 현대 학문이 되어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국 런던 대학의 죤. 그루질리아 교수와 양현정 교수, 장래혁 교수 등 학자들이 있고 노형철 트레이너가 이끄는 세계적인 뇌교육 양성조직도 있다. ‘도리도리’ 라는 옛 놀이의 미래 버전인 ‘뇌파진동’의 탁월한 교육효과가 학술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지능연구가인 리처드 린 교수팀에 의하면 세계 185개국 중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IQ가 ‘106’으로 가장 높다고 하는데 결코 우연이 아니다. 윷놀이 등 머리와 몸을 밝히는 세시풍속 문화 속에 우리의 역사가 존재하고 그 아래 튼튼한 뼈대가 있어 한민족의 생명력은 고도로 응집되고 발현된다.

최근 하버드 대학교 학생인 한국인 여대생은 ‘심청전’을 주제로 만화영화를 만들었다. 심청이가 아버지를 찾아가는 여정이 자신이 한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해가는 길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그미는 우리 것만을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문화가 조화를 이룬 사회를 역설한다. ‘겨울왕국’의 ‘안나 공주’와 ‘심청 왕비’가 만나는 유쾌한 상상도 가능하다. 이처럼 ‘홍익인간’ 철학에 기반을 둔 ‘심청’과 ‘윷놀이’가 ‘오징어 게임’처럼 세계를 휩쓸 날이 올지 그 누가 알겠는가. 눈 밝고 가슴 뜨거운 후손은 DNA를 샅샅이 검색하여 풍요롭게 쓸 일이다. 석유, 석탄, 가스 등 지하자원은 한번 꺼내 쓰면 소멸되지만 전통은 가공하기에 따라 새로운 가치로 퍼져나갈 것이다.

한민족의 철학, 역사, 문화 속에는 ‘오래된 미래’가 가득 살아 숨 쉬고 있다.
보라, 올해도 어김없이 새로운 봄날은 오고 있다.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22년 02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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