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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떠나다(16)/ 청풍명월

강명숙 시인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22년 05월 10일
ⓒ 웅상뉴스(웅상신문)
거의 20여 년 만에 다시 찾는 청풍명월의 고장이다. 오래전 1980년 여름 충주호 다목적댐 공사가 막 시작되었을 때, 단양팔경을 찾아 나들이한 적이 있다. 

지금은 호수 속으로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린 구(舊) 단양이 온전히 그대로 있을 때였다. 작아서 정감 가던 단양역 앞 여관에 잠자리를 정하고 단양을 구경했었다. 그때 보았던 단양의 풍경들이 아직도 어렴풋하게 남아있다. ‘조상이 대대로 살았고 내 평생도 여기서 살았는데 어떻게 여기를 떠난다냐...’ 얼마 가지 않아 고향을 떠나야 하는 마을 노인들이 눈물 흘리며 쏟아내던 한탄의 말들도 기억 속에 남아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지금은 ‘충주댐’이라 불리는 댐이 당시에는 단양댐이라는 이름으로 완공되었다. 그즈음에 아동문학가 이원수 선생의 동화 [호수 속의 오두막집]을 읽게 되었다. 글 내용은 단양 수몰과는 다소 다른 내용이지만, 수몰의 아픔은 ‘단양’이나 동화 속 ‘장수리’나 다름이 없었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지만 아직도 가슴에 잔잔한 감동으로 남았다.

ⓒ 웅상뉴스(웅상신문)
이번 여행은 일행의 구성이 여느 때와 달랐다. 초등학교 선생님의 아내이신 여든다섯 연세의 사모님과 초등 동기 셋 그리고 자매같이 지내는 아우, 이렇게 다섯 명이 1박 2일 여행길에 올랐다. 

여행 계획의 모든 것은 늘 그러했듯 이번도 역시 내 몫이다. 국토 삼면이 바다고 보니 해안을 끼고 다닌 여행은 그나마 잦은 편이었는데 반해 내륙여행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지도를 펼쳐놓고 내륙 여행지로 정한 곳이 청풍명월이다. 

식사할 곳과 하루 묵을 숙박지를 찾는 일은 숙제가 된다. 식당은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 지도 속에서 확인해 두고 숙박지 검색하다 염려보다 의외로 쉽게 찾은 청풍리조트, 국민연금공단에서 운영하는‘청풍리조트’의 호텔과 리조트는 국민연금 가입자 또는 수급자가 이용할 경우 주중, 주말, 성, 비수기에 따라 70%~ 20%까지 할인율이 적용되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수급자라 이용료가 40만 원에 이르는 리조트 객실을 18만 원 정도의 금액으로 예약했다.

여행 첫날, 여행 일정을 프린트한 종이 한 장씩을 나누고, 경부고속도로와 상주영천고속도로 그리고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해 단양나들목으로 빠져나왔다. 오전 10시에 덕계 ‘마실’(마실은 내 놀이터이다)에서 출발해 단양 도착 예정 시간 13시 30분에 정확히 도착했다.

 점심은 남한강이 보이는 식당에서 올갱이국으로 들고 전국에 이름을 알리고 있는 한 카페를 찾았다. 개인적으로 카페 투어를 즐기는 편이라 그동안 단양 카페‘산’을 찾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거리가 만만치 않아 막연히 ‘언젠가 갈 날이 있을 테지... ’했던 것이 오늘 바로 그날이 된 것이다. 

카페는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함께 있어 활공장에서 떠올라 하늘에서 마치 꽃처럼 피어나는 패러글라이더를 보며 경사가 심한 산길을 차로 올랐다. 주말의 카페는 북새통이다. 카페의 유리 벽에 ‘SANN 36°N 128°E 600M’ 글씨가 붙어있다. 

ⓒ 웅상뉴스(웅상신문)
일상에서는 쓰지 않아 잊어버렸던 위도 경도가 떠올랐다. 그랬다. 카페 산의 위치는 위도 북위 36도, 경도 동경 128도, 고도 600미터라고 알리고 있었다. 음료 주문 후 30분 대기해야 한다기에 커피는 포기한 채, 눈 아래 남한강과 하늘을 수놓은 패러글라이더를 배경으로 몇 장의 사진을 남기고 산에서 내려왔다.

다음 찾을 곳은 만천하 스카이워크다. 요즘은 지방자치제 덕인지 탓인지 몰라도 각 지역에 비슷하고 고만한 지역관광사업들을 벌여 스카이워크가 가까이 부산만 해도 ‘오륙도 스카이워크’ 이름만 달리한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와 송도 용궁 구름다리’ 등이 있다. 

남한강 절벽에 세워졌다는 만천하 스카이워크는 단순히 다리 모양을 한 스카이워크가 아니라 서서히 원을 그리며 발아래가 훤히 보이는 90여 미터를 오르게 되어 있었다. 홍보문구처럼 ‘하늘 위를 걷는 짜릿함’이 있다. 

거기다 더해 발아래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 단양 시가지 그리고 멀리 소백산 능선이 한눈에 드는 감동의 풍경이 있어 앞에서 이야기한 스카이워크와는 단연 비교가 되었다. 오월의 산천은 푸르기만 하고 여행자의 가슴도 연록으로 싱그러워지는 청풍명월의 고장 첫째 날의 여행기를 이리 적고 있다. 도담삼봉 이야기는 다음에 이어야겠다.

어느 날 하루는 여행을 떠나/ 발길 닿는 대로 가야겠습니다/ 그 날은 누구를 꼭 만나거나/ 무슨 일을 해야 한다는/ 마음의 짐을 지지 않아서 좋을 것입니다// 하늘도 땅도 달라보이고/날아갈 듯한 마음에 가슴 벅찬 노래를 부르며/ 살아 있는 표정을 만나고 싶습니다// 

시골 아낙네의 모습에서/ 농부의 모습에서/ 어부의 모습에서/ 개구쟁이의 모습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알고 싶습니다// 정류장에서 만난 삶들에게 목례를 하고 /산길에서 웃음으로 길을 묻고/옆자리의 시선도 만나/ 오며 가며 잃었던 나를 만나야겠습니다// 

아침이면 숲길에서/ 나무들의 이야기를 묻고/ 구름 떠나는 이유를 알고/ 파도의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며/ 나를 가만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저녁이 오면 인생의 모든 이야기를/ 하룻밤에 만들고 싶습니다/ 돌아올 때는 비밀스런 이야기로/ 행복한 웃음을 띄우겠습니다

용혜원 [어느날 하루는 여행을] 전문
강명숙 시인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22년 0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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