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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떠나다 7/ 영주 무섬마을

강명숙 시인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21년 10월 18일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사진제공: 강명숙 시인)
꼬박 2년 동안 지구인 일상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던 COVID-19가 이제 변곡점을 지나고 있나 보다. 우리나라 정부도 단계적 일상 회복 `위드코로나(with Corona)`을 준비하고 있다 한다. 서서히 코로나 발생 이전의 시간으로 돌아가기 위한 수순이 시작되는 것 같다.

2년여 동안 방역수칙을 지키느라 제대로 갖지 못했던 만남에 방역 지침 완화로 빗장이 열리자 초등학교 동기 몇 명이 1박 2일 여행을 제안했다. 코로나 백신 2회차 접종까지 완료한 친구들이 모여 여행길에 올랐다. 초등학교 졸업 후 문경으로 이사해 그곳에서 살고 있는 친구가 초등학교 유년의 친구가 그립다고 방문을 청해 친구의 집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하였다.

필자의 놀이터 `마실`에서 출발해 동해 해안을 따라 올라갔다. 평소 동해안 나들이를 갔다가 끼니때가 되면 들르는 어촌 선장 댁이 가게를 하고 있다. 동기 일행도 그곳에서 진정한 포항 물회로 점심을 먹었다. 

맛있다는 말에 주인장이 자연산 참가자미회를 한 소쿠리나 덤으로 내어준다. 거기다 올해는 오징어가 씨알도 좋고 살집도 두텁다며 말리던 오징어도 걷어 구워준다. 좋은 맛에다 따뜻한 인심까지 곁들인 푸짐한 점심 한 상이었다.

문경 친구의 집으로 가는 길에 이른 단풍놀이도 즐기자 하였지만, 산천은 아직 한참이나 설익었다. 영덕 IC에서 영덕 당진 고속도를 타고 가다 동청송 나들목으로 나와 임하댐을 지난다. 임하호을 가로지르는 임동교를 지나며 30여 년 전 임하댐 공사 중일 때 보았던 임동교 다릿발 기억이 떠오른다. 

수몰 직전 마을에서 올려다 본 교각은 그 길이가 100여 미터가 된다고 했다. 그 100여 미터가 넘던 교각이 떠받치고 있는 다리를 지금 지나고 있는 것이다. 임하를 지나 안동과 예천을 스치며 달려간 곳 영주무섬마을이다.

무섬마을 외나무다리는 매스컴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미 많이 알려진 영주의 보물 중 한 곳이다.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을 가로지르며 놓인 외나무다리는 현대의 시멘트 구조물 다리가 놓이기 전까지 육지 속의 섬 무섬마을을 드나드는 유일한 통로였다. 
ⓒ 웅상뉴스(웅상신문)

흰모래사장 드넓게 펼쳐진 내성천 위 S자로 걸린 외나무다리는 누구나 한 번쯤 걷고 싶은 로망의 다리이다. 이미 몇 번을 다녀온 무섬마을이지만, 또 다시 찾고 싶은 `물 위에 떠 있는 섬` 물섬 무섬이다. 다음에 무섬을 다시 찾을 기회가 온다면 시인 조지훈의 처가 김뢰진 가옥도 꼭 들러보리라. 그리고 무섬마을 토석담장 길을 내성천 물길 같은 걸음걸이로 느리게 걸어 보아야겠다. 무섬외나무 다리의 `별리`를 떠올리며.

푸른 기와 이끼 낀 지붕 너머로/ 나즉히 흰구름은 피었다 지고/ 두리기둥 난간에 반만 숨은 색시의/ 초록 저고리 다홍치마 자락에/ 말 없는 슬픔이 쌓여 오느니/ 십리라 푸른 강물은 휘돌아 가는데/ 밟고 간 자취는 바람이 밀어 가고/ 방울 소리만 아련히/끊질 듯 끊질 듯 고운 뫼아리/ 발 돋우고 눈 들어 아득한 연봉(連峰)을 바라보나/

이미 어진 선비의 그림자는 없어……/ 자주 고름에 소리 없이 맺히는 이슬 방울/ 이제 임이 가시고 가을이 오면/ 원앙침(鴛鴦枕) 비인 자리를 무엇으로 가리울꼬/ 꾀꼬리 노래하던 실버들 가지/ 꺾어서 채찍 삼고 가옵신 님아……
조지훈 [별리(別離)] 전문
강명숙 시인
양산시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21년 10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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