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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장영주 칼럼

‘내 탓이오.’

원암 장 영 주
국학원 상임고문
웅상신문 칼럼위원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22년 12월 26일
ⓒ 웅상뉴스(웅상신문)
어김없이 년 말이 다가왔다. 교수님들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과이불개(過而不改)’이다.

학계의 연구윤리 문제와 함께 도무지 반성 없는 정치권을 지적한 말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자성과 갱신이 현명한 사람의 길인 반면, 자기정당화로 과오를 덮으려 하는 것이 소인배의 길’이라고도 했다. 우리사회는 본디 잘못에 그리 야박하지 않다. 모르고도 잘못하고, 알고도 잘못하고, 실수로도 잘못하는 것이 인간사가 아니겠는가? 그러나 모두가 수없이 지적하여도 한사코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지금 우리사회는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는 순간 패배자가 될 것을 우려하는 풍조가 만연하여 도무지 개선의 여지가 없다.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니 사과할 이유도 없고 고칠 필요 없이 고착된 사회는 썩어간다. 그러다 입장이 바뀌면 적폐, 신적폐로 규정되어 또다시 응징의 틀 속에 갇히고 만다. 정치권이 내 뿜는 ‘내로남불’의 악취를 그냥 두고는 복된 대한민국의 미래를 기대 할 수는 없다.

불완전한 인간으로서 어찌 잘못이 없겠는가? 진짜 잘못은 무엇인가? ‘잘못’을 저지르고도 고치지 않는 것이 다름 아닌 ‘잘못’(過而不改 是謂過矣)’이라고 했다. 이를 책임지지도 않고 고치지도 않는 것은 ‘잘못이 잘못을 낳는 진짜 잘못’이 아닐 수 없다. 잘못은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 우선 잘못을 계속하지 않으려면 누가, 어떻게 잘못했는가를 바르게 파악해야한다. 나에게 속한 잘못은 대개 나의 책임이 먼저이다. 분명한 ‘네 탓’이라도 그 과정과 결과를 용인한 것은 ‘내 탓’이기 때문이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종대왕도 종종 잘못으로 후회를 하셨지만 고치고 고쳐 개선된 사례가 여러 번 나온다. 중국에 사신으로 간 권희달이 부적절한 언행으로 물의를 빚자 “사람을 잘못 알고 보낸 것이 심히 후회된다.”고 하셨다. 역병이 돌았을 땐 미리 예방하지 않은 것을 “크게 후회한다.”고도 하셨다. 이러한 후회와 반성이 쌓여 군량미와 군수품을 담당하는 군자감 붕괴사고 때는 철저한 진상 조사와 책임 규명이 뒤따른다. 이후 세종 재위 기간 내내 비슷한 참사는 반복되지 않았다. 성군이신 세종대왕께서도 우선 자신의 잘못임을 인정하고 고백하여 잘못의 고리를 끊어 내셨던 것이다. 반면에 실록은 연산군이 ‘소인을 쓰는 것에 대해 신료들이 반대함’에도 계속 고치지 않음을 비판하고 있다.

연속된 잘못의 고리를 끊으려면 스스로의 모습을 거울에 비추어 보아야 한다. 언제나 투명하고 선명한 그 거울은 각자가 타고난 천심의 거울이다. 인심(人心)이 천심(天心)과 같아 질 때, 비로소 인품이 천품이 될 수 있다. 천심이란 무엇인가? 한민족의 깨달음의 경전인 ‘참전계경(參佺戒經) ’제 290사‘에는 ’천심‘에 대한 정의가 있다. “천심이란 배운 바는 없으나 단지 타고난 마음씨로 줄곧 착함으로 향하는 것이다. 착한 행실이란 하늘을 따라 착한 일을 만들고, 하늘같은 마음이란 베푸는 것이며, 어질지 않으면 따르지 않고, 선하지 않으면 행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천복을 받을 수 있다.” (天心者 無所學 而只有天心之向善也 云善行從 云善事作 云善心施 雖不蹈仁 不善不爲 可領其福) ’천손민족‘으로써 타고난 하늘 마음씨를 알려주시는 더없이 귀한 가르침이다.

손흥민 선수는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포르투갈을 이긴 후 "주장인 나는 부진했지만 동료 선수들이 잘해서!“라고 말했다. 브라질 전에 패한 뒤에는 "선수들은 잘했는데 주장인 제가 잘못해서!"라고 하였다. 삶의 가장 중요한 덕목을 알려주는 손흥민 선수의 이러한 마음이 곧 천심인 것이다. 손흥민의 마음은 세계최고의 축구선수인 ‘음바페’와 ‘메시’로도 대체 불가한 ‘완성된 월드클래스의 k-천심‘이 분명하다.

천심을 쓰는 사람만이 천복을 받을 수 있다. 국민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내 탓이오."라는 천심으로 되돌아간다면 나도 살고, 나라도 살고, 지구촌도 사는 하늘같이 완전한 세상이 올 것이다. ‘내로남불’의 유일한 반대말이 ‘내 탓이오’이다.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년 연말의 교수님들이 뽑은 글귀가 되길 기원한다.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22년 1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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