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4-05-14 오후 06:53:34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뉴스 > 장영주 칼럼

신년칼럼/‘세치 혀가 몸을 태운다.’

원암 장 영 주
사)국학원 상임고문
웅상신문 칼럼위원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21년 12월 31일
ⓒ 웅상뉴스(웅상신문)
‘말’은 ‘마음의 알맹이’란 뜻이 아닐까?
대개 입 밖으로 나오는 말로 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 개개인의 마음이 다 다르니 자연히 나오는 말도 사뭇 다르다. 그것이 곧 인격이 되고 모아져서 국격이 되고 나아가 세상의 현실이 된다. 말씀은 ‘마음의 알’을 쓰는 것이다. 마음을 착하게 쓰면 착한 말씀으로 나오고 어둡게 쓰면 어두운 말씀이 된다. 말씀은 현실을 불러오니 가장 큰 쓰임새로 “일체유심조”이다. 하느님께서 마음을 쓰시매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고 기록 되었다. 그만큼 빈틈없고 엄중한 것이 말이고 말씀이다.

탈무드는 “말을 깃털처럼 가벼워 주워 담기 힘들다.”하고 모로코 속담은 “말로 입힌 상처는 칼로 입은 상처보다 깊다.”며 경고한다. 비트겐슈타인은 ‘말은 곧 행위다’라고 했고 우리속담에는 ‘화는 입에서 나오고 병은 입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조선시대의 ‘청구영언’(김천택 지음)에는 작지미상의 가사가 실려 있다.

“말하기 좋다 하고 남의 말을 하는 것이 남의 말 내 하면 남도 내 말 하는 것이 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을 말까 하노라.“ 작자미상의 시조가사가 선택을 받아 보존된다는 것은 그만큼 현실적인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증명한다.

경북 예천의 한 마을에는 “말무덤”이 있다. 용감한 장군을 따르던 충직한 말(馬)의 무덤이 아닌 입에서 나오는 말(言)의 무덤이다. 비석도 세워져 있으니 앞은 한글로 ‘말무덤’ 뒤는 ‘언총(言塚)’이라고 새겨져 있다. 이 마을에는 김씨, 박씨, 류씨, 최씨, 채씨 등 많은 성씨들이 거주하니 문중간의 싸움이 그칠 날이 없었다. 사소한 말이 큰 싸움으로 번지는 일이 잦자 마을 어른들은 그 원인과 처방을 찾기에 골몰했다. 드디어 어른들은 의견을 모아 큰 구덩이를 파놓고 마을사람 모두에게 사발을 하나씩 가져오게 하였다. 그런 뒤 “서로에 대한 미움과 원망과 비방과 욕을 각자의 사발에 모두 뱉어놓으라”고 했다. 싸움의 발단이 된 말(言)들을 사발에 담아 깊이 파묻었다. 듣도 보도 못한 소위 ‘말무덤(언총)’을 세운 것이다. 이 처방이후 싸움이 없어지고 지금까지 두터운 정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어른들의 지혜가 듬뿍 실린 슬기로운 처방이 아닐 수 없다.
‘말 많은 집안은 장맛도 쓰다’고 하고 “천 냥 빚도 말 한마디로 갚는다.“고 했다.
한번 내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고 때론 비수처럼 상대를 찌르는 무자비한 폭력이 되고 끝내는 자신에게 되돌아오기도 한다.

↑↑ (제목 : 근하신년 수채화 / 장영주 作 )
ⓒ 웅상뉴스(웅상신문)
그런데 어찌하여 이 나라 정치인들의 말은 덕이 사라지고 날로 독해지고 있는가? 요즘처럼 오불관언, 내로남불의 망언과 폭언과 욕이 판을 치는 시절도 많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들과 그들을 돕는 정치인들의 오염된 언어는 국민과 나라를 몽땅 태워 버리려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든다. 대선을 앞두니 날로 더욱 극악해져 상처를 내고도 헤 짚고 소금까지 뿌리고 있다. 코로나는 더 기승이고, 불경기와 늘어나는 세금과 나라 빚으로 설상가상 국민들의 굽은 어깨 위에 던져진다. 정치인들의 썩은 말은 전국토를 횡행하며 더럽히니 분노하다가 지쳐 시름만 깊어진다. 가히 개싸움 판 이전투구요, 사람도 말도 지쳐버린 인곤마핍이니 모두 오늘날의 우리모습이다. 대학교수들은 올해의 사자성어에 ‘묘서동처(猫鼠同處)’를 선정했다. “곡식을 훔치는 쥐와 쥐 잡는 고양이가 한통속이 돼 이권에 개입하거나 연루된 상황을 수시로 봤다”는 것이 선정이유이다.

가족들이 모이는 명절이 다가 온다. 가까운 사이 일수록 상처 되는 말이 오가기 쉬우니 말무덤을 교훈 삼을 일이다. 2022년은 큰 선거가 있으니 만큼 모두 정직하고 생산적이며 평화로운 말만 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국민과 나라와 세계가 모두 ‘만사형통’으로 ‘태평성대’를 말씀으로 만들어 내기를 강력하게 소망한다. 우선 여의도 국회 앞에 커다란 ‘말무덤’을 세울 일이다. 그런데 과연 여야가 합의할까?
결국 모든 국민들이 우선 각자 마음 안에 급히 말무덤 하나씩 만들어야 될 일이다.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21년 12월 31일
- Copyrights ⓒ웅상뉴스(웅상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포토뉴스
생활 정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는 의학과 .. 
부동산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영향으로 .. 
사람들
“지역의 역량을 일깨우고 성장시키는.. 
단체
양산문화원(원장 박인주)과 원효함(.. 
따뜻한 이웃
지난 1일 웅상노인복지관(관장 이명.. 
지역행사 일정
많이 본 뉴스
제20회 양산천성산철쭉제 ˝천성산에서 꽃분홍 향연 즐기세요˝..
“원전법 개정, 웅상주민도 원자력안전교부세 지원 받아야˝..
문화 속으로/ 오는 26일 ‘죽전 연 숲속 작은 음악회’열린다..
2024 양산웅상회야제 오는 25일 열린다...26일 양일간..
[수요드로잉] 발라툰호수의 티하니 마을..
‘서창동 꽃들의 향연, 봄누리축제’ 성황리에 열려..
[전문가탐방] 이주영 세무회계사무소 대표 “변화하는 세법 쉽게 간편하게 접근, 절세 전문가로 발돋움”..
[수요드로잉] 비오는 날..
“웅상 공공의료원 설립...과감한 행정적 지원 나서달라”..
웅상 수원보호구역 해지 투쟁사..
신문사 소개 고충처리인제도 기사제보 제휴문의 광고문의 개인정보취급 편집규약 윤리강령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찾아오는 길
상호: 웅상뉴스(웅상신문) / Tel: 055-365-2211~2,364-8585 / Fax : 055-912-2213
발행인·편집인 : 웅상신문(주) / mail: news2022@hanmail.net, news2015@naver.com
주소: 경상남도 양산시 덕계 2길 5-21 207호, (기장)부산시 기장군 월평1길 7, 1층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 아00194 인터넷신문 등록일:2012년 7월 11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철근
Copyright ⓒ 웅상뉴스(웅상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6,273
오늘 방문자 수 : 4,888
총 방문자 수 : 23,077,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