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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왔건만’

원암 장 영 주
국학원 상임고문
웅상신문 칼럼위원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24년 04월 22일
ⓒ 웅상뉴스(웅상신문)
목련꽃은 진즉 사라지고 벚꽃도 이젠 끝물이다. 어김없이 봄은 왔고 다시 떠나려 하지만 국민과 나라는 심란하고 뒤숭숭하다. 이제 전쟁 같았던 22대 총선도 끝났다. 남은 것은 하루 빨리 정상을 되찾고 발전을 위해 존중하고 합의하고 함께 달려야 한다. 우리 모두 한결같은 자연의 천리에서 크게 깨우쳐 배워야한다.

개인의 별리도 슬프지만 나라를 잃을까 걱정되는 마음도 덮쳐 올 때가 잦다. 우울하고 답답할 때면 옛 선인들의 헤어짐을 대하는 마음을 살펴본다. 개인적으로 슬프면 슬픈 대로, 국가적으로 아프면 아픈 대로 의연하고 당당하게 헤어짐을 노래하고 정리하는 찬연한 깊이에 절로 고개가 숙여 진다. 가슴 뜨거운 이들은 사랑을 잃고 슬퍼하고 나라를 잃고 절망하지만 그때마다 깊은 탄식과 눈물은 방울방울 보석이 되어 전해온다.

고조선시대의 백발 부부의 애절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공무도하가’와 고구려 유리 왕마저 애타게 사랑하는 이를 찾는 ‘황조가’도 있었다. 후대에 이르면 아내를 앞서 보낸 선비의 한숨어린 노래 ‘도망가(悼亡歌)’가 있다. 근대조선의 시인이자 서예가인 이달(1539~1612)의 도망가는 담담하여 오히려 애절하다. 평생을 밖으로 주유하기를 즐긴 그였지만 아내를 잃자 급히 집으로 돌아와 망연히 읊조린다. “주인 잃은 화장대와 거울에는 거미줄과 먼지가 그득하네. / 복사꽃 피었건만 오히려 적막하여 문을 닫네. / 오래고 작은 누각으로 밝은 달빛 드리우지만 / 누가 있어 발을 열고 사뿐히 들어올까.” 추사 김정희도 천리 밖 유배지에서 먼저 떠난 아내를 그리며 도망가를 지어 바친다.

대한민국을 사는 우리에게는 한때 널리 유행하던 ‘있을 때 잘해.’라는 노래가 있었다. 이 곡을 부른 가수가 마침 국민배우로 지칭되던 부인을 먼저 떠나보낸 처지였던 만큼 많은 사람들의 도망가가 되었다.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가까이 있을 때 붙잡지 그랬어, 있을 때 잘해 그러니까 잘해./ 이번이 마지막, 마지막 기회야 이제는 마음의 그 문을 열어줘/ 아무도 모르게 보고파 질 때/ 그럴 때 마다 너를 찾는 거야/ 바라보고 있잖아. 사랑하고 있잖아. 더 이상 내게 무얼 바라나./ 있을 때 잘해 있을 때 잘해.“

이별이 어디 그뿐이랴! 만남이 익기도 전에 헤어짐은 물론 이런 저런 관계 중에도 개인과 가정을 넘어 직장. 사회, 나라까지도 잃기 쉽다. 개인사를 넘어 한번 잃은 나라를 다시 되찾기도 어렵거니와 복구하기는 정말 힘든 법이니 망국의 위기에 처한 식자들의 우려는 때마다 극심하다. 나라를 잃고 떠돌던 ‘두보’는 잡초가 웃자란 허물어진 성을 보면서 ‘국파산하재’를 읊조린다. 1905년 11월 17일, 일본이 강압적으로 조선의 외교권을 강탈한 을사조약이 체결된다. 삼일 뒤 『황성신문』 주필 장지연은 굴욕적인 을사늑약과 일본의 흉계를 통렬히 공박하는 ‘시일야방성대곡’이라는 논설로 전 국민에게 알렸다. ‘내 오늘 크게 통곡하련다.’는 뜻이니 『황성신문』은 3개월간 정간되었고 장지연은 90여 일간 투옥되었다. 이로부터 5년 뒤, 마침내 경술국치로 일제에 합병 당한 조선은 지도에서 사라진다. 남미의 ‘아르헨티나’에서는 영부인인 ‘마리아 에바 페론(1919∼1952)’이 주연한 영화 '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Don't cry for me Argentina)로 애국심을 고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아르헨티나는 10번째 국가부도를 당하는 등 망국으로 치닫고 있다. 국민들의 건전한 근로의욕의 증진은 도외시하고 오랫동안 하향평준화의 인기위주의 경제정책에만 급급했던 결과이다.

사람사는 이야기는 하나같이 남녀 간의 사랑으로 시작되어 발전되고 깊어진다. 사랑하는 이뿐 만이 아니라 우리에게 지키고 발전시켜가야 할 귀중한 나라가 있음에 매사 ‘잘해야’ 한다. 나라라는 존재가 가까이 있을 때, 마음의 문을 열고 흔들리지 말고 후회하지 말고 잘해야 한다. 선거 때마다 다르다고 분열하지 말고 저쪽이라고 미워하지 말고 이제는 하나라는 마음을 회복해야 한다. ‘춘래불사춘’으로 아무리 봄 같지 아니한 모진 악천후라도 결국 꽃은 피고 새는 울고 시냇물을 흐를 것이다. 내 몸의 건강과 내 사랑하는 이가 있을 때, 우리의 나라가 있을 때, 모두의 지구가 있을 때 아쉬운 이별이 오기 전에 참으로 ‘잘 해야만 할 일’이다.
‘있을 때 잘하자. 정말로 잘하자.’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24년 04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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