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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떠나다(32) 몽골 여행9 `하라호름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23년 11월 20일
ⓒ 웅상뉴스(웅상신문)
’붉은 입‘ 오르혼강의 올랑초트가랑 폭포의 협곡을 지나 자릉유스에 오른 일행의 오늘 행선지는 오르혼강 상류에 있는 사라진 제국의 수도 하라호름(카라코름kharakorum)을 찾아간다. 13세기 몽골제국의 처음 도시였고 수도였던 하라호름은 몽골어로 ’검은 숲길‘이라 했다. 약 20~30여 년간 제국을 호령하던 수도였던 하라호름은 제국의 영광이 사라지고 지금은 그 폐허 위에 에르덴죠 사원만이 남아있다. 한때 몽골 칸의 제국 수도였던 곳에서 지금의 황량하기 이를 데 없는 광경을 마주하고 서니 성서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다 헛되다.
모든 인생의 부귀와 즐거움은 다 헛되니
아침 해에 스러지는 이슬과 같고 낮의 태양에 스러지는 풀잎과도 같다.]
애잔한 무상함이 가슴에 스몄다.

ⓒ 웅상뉴스(웅상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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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세계 제일의 영토를 가졌던 징기즈칸과 몽골제국의 영화는 역사 속에 묻혀 사라져 버렸다. 천하를 호령하던 최고 권력자 징기즈칸의 무덤조차 알지 못하는, 아이러니와 미스테리를 가지게 된 나라 몽골이 되어버린 것이다. 몽골은 청나라에 의해 완전히 몰락한 수도 하라호름 궁궐 위에 BC1600년 경 티베트의 라마 불교 사원 에르덴죠가 세워졌다고 한다. 한때 티베트의 승려(람)가 1,200여 명이 수도하였다는 엄청난 규모의 사원이다.

티베트 불교의 상징 백탑 108기가 에르덴죠 사원을 성탑처럼 둘러 서 있고 사원 내는 풀들만 자라 무성하다. 자국의 힘으로는 가능한 것보다 불가능이 많은 나라, 아시아의 원류였던 제국의 멸망 그 무상함이 씁쓸했다. 광대한 초원을 가졌지만 스스로 자원 개발도 어려운 나라다. 심지어 제국 영광의 흔적을 찾는 유물발굴도 남의 나라 지원으로 발굴하고 있다. 독일이 유물발굴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몽골은 하라호름을 복원할 계획이라 한다. 한때 세계의 중심으로 300만여 명이 살았다는 하라호름의 영광스러운 옛 모습을 언제쯤 다시 만나게 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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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호름을 뒤로 하고 공사가 한창 중인 새로운 하르잠(고속도로)를 자릉유스는 달렸다. 그 길의 끝에 세계유산의 유물인 투르크(옛 터키)왕 빌게(AD552~745)의 기념비가 있었다. 빌게 왕은 몽골 땅에 세워졌던 돌궐제국의 왕이라 했다. 빌게왕이 돌궐을 다스리는 동안 중국과 거란 등과의 전쟁 속에서도 승리와 함께 큰 번영을 누렸다 한다. 비문의 앞면은 중국 당나라 임금이 올렸다는 글이 한자로 새겨져 있고 그 외 삼면은 옛 터키어로 새겨져 있었다. 상세한 내용은 알 수 없었지만 빌게 왕의 업적을 남긴 글이라 했다.

가이드를 맡은 대학 총장님이 몽골 땅에서 일어서고 사라진 지난날의 역사와 영광에 대해 열심히 설명을 했지만, 몽골어를 전혀 모르는 나에겐 ’소귀에 경 읽기‘였다. 함께한 코이카 단원들의 설명으로 수박 겉핥기 역사 공부를 하는 셈이었다.

ⓒ 웅상뉴스(웅상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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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이 선 곳 초원 속에 뜬금없어 보이는 건물 하나가 있었다. 회색 시멘트 그대로 세워진 건물은 마치 창고 같아 보였는데 그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보관하는 건물이라 한다. 창고 옆에 게르에 사는 관리인이 열어 준 문을 들어서는 순간 그저 황당했다. 발굴된 유물들이 보관이나 보존, 보호라기보다 방치를 겨우 면하고 있었다. 유물들을 부족 간의 전쟁으로 훼손된 모습을 한 채 나무상자와 바닥에 자리하고 있었다. 몽골 정부의 행정력이 미치지 않아서일 것이다. 이방인에게도 마구잡이로 공개되는 유물보관소의 발가벗겨진 유물들이 제대로 된 역사관과 박물관이 건립되어 잘 안치되고 보존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안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어느 나라의 역사이든 곧 인류사가 아니겠는가.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 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갔다//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 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ᅟᅳᆫ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함을 아쉬워 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 류시화 [길에 위에서의 생각] 전문
↑↑ 강명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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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23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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