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 문화산책 7/장미 이야기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19년 05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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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간 립스틱의 아가씨들이 나무대문 난간에 걸터앉아 넌출넌출 춤을 추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기웃거립니다. 목욕탕으로 가는 작은 골목길이 호기심으로 가득합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쿵쾅거리는 요염하고도 고혹적인 로맨스 플라워, 바야흐로 장미의 계절입니다.
오늘 아침 / 장미 덩굴을 손질하다 / 붉은 비의 (悲意)가 손끝에 맺혔습니다 / 오, 순수의 모순이여 / 사랑을 위해 장미를 꺾고 / 사랑을 위해 가시에 찔려 죽은 / 나의 릴케여 / 그대 묘비명이 오늘 아침 나를 이리도 아름답게 찌릅니까 / 장미 그대여 / 그대는 진정 / 내 영혼을 찌르는 황홀한 가시입니까. -김백의 아침편지 중에서 <장미>-
이리도 장미가 만발한 계절이면, 기욤 드 로리스 (Guillaume de Lorris) 와 장 드 묑 (Jean de Meun )의 장미 이야기(Roman de la Rose)가 스멀스멀 피어납니다. 장미 이야기는 13세기 프랑스의 <기욤 도 로리스>와 <장 드 묑>두 작가가 40년의 시차를 두고 아름다운 여인을 장미로 의인화 해, 성채속 궁정연애의 전통을 풍유적이며 시적인 알레고리로 그린 매혹적인 운문소설입니다. 기욤 드 로리스가 전반부 4028행을 쓰다 미완으로 남겼는데 장 드 묑이 후반부 21750행까지를 이어서 완성했다고 합니다. 오비디우스의〈사랑의 기술 Ars amatoria BC 1경> 을 본떠서 쓴 <장미 이야기>는 8음절 싯구로 무려 2만1천여 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300본 이상의 필사본이 오늘날까지 전해오고 있습니다. 장미 이야기는 중세시대 여성을 신성시하는 기사도적 사랑을 그림으로써 이상적 사랑(fine amour) 과 완숙된 철학적 사색, 풍자, 익살스러운 음담패설까지도 흥미롭게 표현한 연애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오월의 어느 봄날, 대지는 꽃으로 치장하고, 새들은 노래를 부른다. 꿈속에서 시인은 이른 아침에 일어나 새벽의 찬 공기를 맞으며 밖으로 나갔다. 가던 중 강을 만나 초원을 거쳐 하류로 내려갔다. 그래서 높은 성벽으로 둘러싸인 정원 앞에 도착했다 . 벽 위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증오 Haine>가 보였고, 그 왼쪽에는 <배신 Felonie>이, 오른쪽에는 <비열 Vilenie>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다음에는 순서대로 <갈망 Convoitise>, <탐욕 Avarice>, <시기심 Envie>, <슬픔 Tristesse>, 끊임없이 흐르는 <시간>의 희생자... 이 모든 그림의 묘사가 장황하게 이어진다. - 중략- 춤이 끝나자, 시인은 <사랑>과 <다정한 눈길>과 함께 정원을 둘러본다. -중략- 누구나 거울을 뚫어지게 바라보면 사랑에 빠지고야 말았다. 샘은 비너스의 아들 <큐피드>가 퍼뜨린 사랑의 씨앗으로 전부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중략- 꽃봉오리를 보호해주는 가시덤불이 있다 하더라도, 대담한 시인을 주저케 하는 두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바로 이 순간 사랑은 눈을 관통해 가슴 속에 박히는 <아름다움>의 화살이었다. -기욤 드 로리스의 <장미이야기> 중에서-
붉은 장미는 사랑과 아름다운 정열을, 흰 장미는 존경과 순결을, 핑크장미는 행복한 사랑을, 노란 장미는 질투라는 꽃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빨간 장미를 봉오리째 바치면 사랑을 고백하는 뜻이고, 하얀 장미 봉오리는 순결함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오늘 당신은, 당신의 사랑하는 그대에게 어떤 색깔의 장미를 바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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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 문학공간> 등단 한국시인 연대 이사 계간문예 중앙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양산시인 협회 회장 역임 시집- 자작나무 숲에 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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