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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혐오와 차별을 넘어 연대로

양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장 유경혜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20년 04월 16일
양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장 유경혜
얼마 전 지인의 딸이 호주에서 겪었던 일이다. 초기 코로나19 사태 때, 그녀는 호주에서 페스티벌을 구경하러 나갔는데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코리아 코로나’라고 소리 지르는 백인들로 인해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한국으로 바로 귀국을 했다한다.

그리고 ‘I am not a virus. If you see any hate attacks on Asians, please help’ ‘나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동양인에 대한 증오공격이 있다면 도와주세요’라고 페이스 북에 있는 글을 보았다. 코로나로 인해 한국인에 대한, 동양인에 대한 혐오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렇게 외국인이 다른 나라에서 살아가는 것은 두렵고 힘든 일이다. 본인이 잘못을 하지 않더라도 손가락질 당하고 혐오의 눈을 항상 느낄 수밖에 없는 일이다. 우리는 우리의 아들, 딸이 다른 나라에서 이런 대우를 받을 때 흥분하고 화를 낸다.

그리고 몰지각한 그들의 행동을 비난하기도 한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을 향하는 우리의 행동과 시선에 대해서는 너무나 관대하다. 너무나 당연하게 외국인들을 비하하기도 하고 그들에 대한 혐오표현을 한다. 이번 코로나사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의 경우도 중국에서 온 사람이라는 이유로,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많은 외국인들은 혐오와 두려움의 존재가 되었다. 외국인들은 한국에서 머무르는 것이 불안하고 두려웠다. 중국에 가 본적도 없는 외국인들이 손가락질 당하고, 자기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불편한 이야기를 들었다.

중국인에 대한 혐오로 인해 집 밖을 나가기 두려워하는 많은 외국인들도 많았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신천지교인들로 인해 급격하게 전국적으로 퍼지게 되었고 신천지교인들이 혐오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병을 옮기는 전염원이 되어 전 세계의 두려운 존재가 되어버렸고, 지금은 전 세계가 코로나19의 공포 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두려워하며 혐오라는 틀 속에 갇혀있다.

사람들은 왜 혐오하고 두려워하는가? 코로나19의 경우 바이러스를 대적할 해결점을 찾지 못해 두려움과 공포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외국인에 대한 혐오는 고정관념, 부정적 편견, 차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가부장적 사회구조 속에서 익숙한 삶을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차별을 받고 혐오표현을 듣더라도 그것이 차별인지, 혐오표현인지 인지가 제대로 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또한 그 상황에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차별이나 혐오표현은 결국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적대감으로 일어난다.

사회에서 증오범죄가 발생했다면 그 사회에는 반드시 편견과 차별이 있고 혐오표현이 난무했을 것이다. 이러한 배경 없이 증오범죄가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는 없다. 어떤 대상에 대해 더럽고 불쾌하여 배제하고 싶다는 생각을 거리낌 없이 표현할 수 있다면, 그들을 차별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되어버리고, 여차하면 물리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그래서 많은 연구자들은 편견, 혐오표현, 차별, 증오범죄 등을 하나의 맥락에서 접근한다. 이러한 두려움 때문에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은 본국으로 귀향하고, 우리국민들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오고 있다.

코로나19의 해결책은 곧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그러나 우리는 해결책을 찾는 것만으로 간과해서는 안된다. 지금 우리는 우리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볼 시간이다.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생각, 정상과 비정상 등 2분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야한다.

2분법적 단정이야 말로 차별과 혐오로 이어지는 위험한 배경중의 하나다. 하나의 프레임만을 강조하는 사회, 고정관념,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이런 사회에서는 혐오와 차별이 만연하다. 혐오와 차별이 있는 사회는 행복하지 못하며 우리의 다름을 인정하지 못한다.

누군가를 차별하면 그 대상을 혐오하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사회가 차별당하는 사람, 폭력을 당하는 사람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여기는 경우는 혐오를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가 혐오와 차별에 대응할 수 있는 길은 상대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다. 차별과 혐오표현의 피해자는 우리 자신임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가 외국인을 혐오하고 신천지를 혐오하고, 다른 나라에서는 우리를 혐오하는 방식은 곧 우리 스스로를 혐오하는 것이다.

말은 곧 그 사람의 얼굴이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은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한다 자신과 다르다고 혐오표현을 사용하기보다는 상대방을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혐오표현이 만연해진다면 나와 나의 소중한 주변사람들 역시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모두가 서로 상처뿐인 공격을 멈출 때 비로소 성숙한 사회의 모습으로 갈 수 있다.

세대 간 인식의 격차를 줄이고 노력해야 한다. 더 이상 침묵하지 않고 혐오와 차별에 맞서서 싸울 수 있는 마음도 필요하다. 혼자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함께 연대해서 할 수 있는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가 아닌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해서 제대로 된 정책 또한 필요하다.

오랜 차별의 형태가 가시화되는 것이 혐오표현이라면, 그 차별을 보다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 혐오표현의 효과다. 동시에 차별을 타파하고 서로가 서로를 인정할 수 있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할 몫이다. 법이 있든 없든 이러한 혐오로 인해 누군가가 차별받고, 상처를 받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제대로 된 정책이며, 시민의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를 한번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습관적인, 익숙한 일상을 상대의 입장에서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을, 어려울 때 함께 나눌 수 있는 감성을, 현재의 문제를 불안과 두려움이 아닌 새로운 문화, 변화된 인식으로의 전환점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20년 0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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