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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엽 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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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늘면서 관련 화재 사고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습니다. 단순히 불이 난 것을 넘어, 배터리의 잠재적 위험성과 법적 책임 문제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18년간 수많은 형사 사건을 다뤄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창엽 변호사가 전기차 화재의 숨겨진 원인인 '열폭주'와 사고 발생 시 법률 전문가의 역할에 대해 짚어보고자 합니다.
전기차 배터리, 두 얼굴의 심장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는 고에너지 밀도로 차량의 주행 성능을 결정짓는 중요한 부품입니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로, 종류는 양극재의 화학 구성에 따라 다양합니다. 대표적으로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있습니다.
NCM 배터리: 높은 에너지 밀도로 긴 주행거리를 제공해 많은 제조사에서 채택하고 있지만, 열에 취약해 열폭주 위험이 상대적으로 큽니다.
LFP 배터리: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열적 안정성이 뛰어나고 가격이 저렴해 최근 중국 제조사를 중심으로 채택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배터리들은 셀(Cell), 모듈(Module), 팩(Pack)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구조를 가집니다. 각 셀은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액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분리막이 손상되거나 전해액이 누출되면 내부 단락이 발생하고, 이것이 곧 화재의 불씨가 됩니다.
열폭주, 전기차 화재의 핵심
전기차 화재에서 가장 무서운 현상은 열폭주(Thermal Runaway)입니다. 한마디로 배터리 내부에서 발생한 과도한 열이 주변 셀로 전파되면서 연쇄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합니다.
1. 초기 발열: 외부 충격이나 과충전 등으로 인해 특정 셀의 온도가 급격히 상승합니다. 2. 분리막 손상: 온도가 임계점(약 130~150℃)을 넘어서면 셀 내부의 분리막이 손상되어 양극과 음극이 직접 맞닿게 됩니다. 3. 내부 단락 및 가스 발생: 분리막 손상으로 인한 단락은 막대한 열을 만들고, 이 열로 인해 인화성 가스가 발생합니다. 4. 화염 및 폭발: 생성된 가스가 발화하거나 일시에 터지면서 폭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열폭주는 단 하나의 셀에서 시작되더라도 순식간에 배터리 전체로 확산됩니다. 일단 시작되면 멈추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소방당국에서도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이 바로 이 때문입니다.
화재 발생 시 법적 책임은?
전기차 화재의 책임 소재를 가리는 것은 매우 복잡한 문제입니다. 특히 사고의 원인이 제조상 또는 설계상의 결함일 경우, 이는 「제조물 책임법」에 따라 제조사 또는 판매사가 책임을 지게 됩니다. 이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결함의 입증입니다.
화재로 인해 차량이 전소되면 결함의 직접적인 증거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이는 법정 공방의 핵심 쟁점이 됩니다. 「제조물 책임법」 제3조 제3항은 정상적인 사용 상태에서 발생한 손해의 경우, 결함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규정하여 소비자에게 입증 부담을 일부 완화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제조사는 '결함이 없었음' 또는 '당시 기술로는 결함을 발견할 수 없었음' 등의 면책 사유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서초 법무법인 라온 이창엽 대표변호사는 형사전문 변호사로서 축적해 온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고, 치밀한 법리 분석을 통해 복잡한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화재는 단순한 사고를 넘어 배터리의 잠재적 위험성과 제조물의 결함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할 복잡한 법적 쟁점을 안고 있습니다. 안전한 전기차 이용을 위해 소비자는 물론 제조사도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깊은 이해와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