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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상뉴스(웅상신문) |
| 시집 제목이 맘에 들어 시집을 샀다는 말이 있듯이 디카시 쓰는데 사흘, 제목 정하는 데 나흘이 걸려야 된다고 할 정도로 제목은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이것은 제목이 언술을 압축하고 요약하고, 정보의 핵심을 전달하는 기능을 할 뿐 아니라 언술의 이해와 의미해석을 돕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이동제 시인의 디카시 ‘해로’에서 제목은 중의적 표현을 담고 있다. 그 첫 번째는 바다 위의 배가 다니는 길을 뜻하는 해로海路와 두 번째는 부부가 한평생 같이 살며 함께 늙어가는 해로偕老를 의미하기에 그렇다. 사진을 보면 언급한 두 가지 의미를 다 가지고 있다.
두 등대 사이에 바다 위 뱃길이 보이고, 두 등대가 오랜 세월을 함께한 노부부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언술을 살펴보면 1행에서 ‘한평생 같이’는 노부부를, ‘바닷길’은 뱃길을 나타낸다. 1행의 현재완료 시제가 2행과 3행에서 현재에 안착하여 서로 바라보기만 해도 믿음을 주고 의지가 되는 든든한 동반자의 관계로 승화되었다. 노년에도 정겹게 함께한다는 사실 자체가 종교보다 더 고귀한 사랑이 뒷받침될 때만 가능한 일이라는 사실을 부인하지 못할 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