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5-07-16 오후 07:26:30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탐방

“시를 읽으면 상처도 꽃이 됩니다”

원효암 초대 신도회장 김옥우
김경희 기자 / 입력 : 2025년 07월 16일
옥우 원효암 신도회장이 불전 앞에서 시를 낭송하며 기도와 말의 힘을 전하고 있다.

양산 천성산 자락, 청명한 바람이 머무는 고요한 원효암, 이른 새벽, 공양간에서는 밥 짓는 소리와 함께 시 한 편이 흐른다. 시낭송으로 마음을 열고, 정성스런 밥 한 상으로 사람을 맞이하는 이곳. 그 중심에는 원효암 초대 신도회장 김옥우 님이 있다.

“시낭송은 에너지이고 인문학입니다. 시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다는 걸 경험하면서, 저는 제 삶의 언어를 다시 배웠습니다.”

동원과기대와 인제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시낭송 강사로 활동해온 김옥우 회장은 지역 문화 행사와 전시 오프닝은 물론, 결혼식과 천도재, 49재 등 삶의 다양한 순간마다 시로 사람들의 마음을 잇는 ‘문화 전달자’ 역할을 묵묵히 이어왔다.

“결혼식에서는 시를 낭송하고, 천도재에서는 고인의 생애를 담은 시로 위로를 전합니다. 시 한 줄로 울컥하는 순간, 그게 바로 신앙송의 힘이지요.”

시낭송가로 활동하던 김옥우 신도회장이 원효암과 인연을 맺은 건 지난해 봉정암 순례길에서였다. “한 번도 못 가봤던 봉정암을 다녀오면서, 이 좋은 기운을 주변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어요.” 이후 원효암 스님과 인연이 닿아, 신앙송 봉사부터 시작해 공양간 봉사로 자연스레 손길을 넓혔다.

신도회장으로 선출된 과정도 흥미롭다. 스님은 그녀의 섬세한 배려와 실천을 몇 달간 지켜보며, “신도회장이 잘못 뽑히면 절이 시끄러워진다”는 말을 전제로 그녀에게 신도회를 맡겼다.

“나는 내 말보다는 남의 말을 잘 듣는 회장이 되고 싶어요. ‘경청’의 한자는 ‘임금이 신하의 말을 듣는 글자’랍니다.”

김 회장은 오랜 세월 어머니회 회장, 합창단 솔리스트, 대학 다도 활동 등 다양한 길을 걸어왔고, 그 경험들이 지금의 신도회 운영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원효암 신도회는 현재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젊은 세대의 참여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절의 문화공간으로서의 기능 또한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김 회장은 “요즘 절도 젊은 신도들이 와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책 한 권 읽고, 시 한 편을 감상할 수 있는 그런 문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포교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찾아가는 것으로 바뀌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옥우 원효암 신도회장이 공양간에서 차를 준비하고 있다.

신도회장이라는 직함 외에 김옥우 회장의 또 다른 역할은 공양간 봉사자다. 코로나 이후 절 사정이 재편되며 공양주 인력을 구하는 일이 어려워지자, 그는 매일 새벽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며 직접 스님의 공양을 챙기고 있다.

“공양주는 밥을 짓는 게 아니라 마음을 짓는 거예요. 음식에 담긴 기도, 그 진심은 사람들에게 전해지게 돼 있어요.”

김 회장은 한때 예민하고 날카로웠던 자신이 기도와 시를 통해 조금씩 변화홰 왔다고 고백한다. 그는 “시를 통해 삶이 정화되는 경험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다”면서

“원효암 부처님 전에서 우리는 함께 돌보는 삶의 동반자일 뿐이에요. 나를 내세우지 않고, 상대의 말을 먼저 듣는 마음, 그것이야말로 가장 깊은 수행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 입력 : 2025년 07월 16일
- Copyrights ⓒ웅상뉴스(웅상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포토뉴스
생활 정보
우진지게차는 고객 여러분의 성실한 .. 
부동산
GS건설이 경남 양산에 첫 ‘자이(.. 
울산 울주군 웅촌면 곡천지구에 들어.. 
사람들
명상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단체
(사)양산시웅상상공인연합회(회장 김.. 
따뜻한 이웃
웅상시니어클럽(관장 엄수연)이 지난.. 
지역행사 일정
많이 본 뉴스
“웅상 자치군 설치,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차라리 이럴바엔 자치군으로 가겠다... 양산으로부터 독립.....
GS건설 ‘양산자이 파크팰리체’ 6월 분양 예정..
[연속기획①] 멈춘 마을, 닫힌 유원지- 5년째 방치된 통도환타지아, 하북면 마을도 함께 멈춰..
[양산, 시간을 걷다①] 양산학춤, 몸으로 전한 기도… 김장수의 춤 한평생..
암이여 잘 가라! – 창민스님의 ‘불꽃명상’ 국내 최초 저작권 등록..
웅상시니어클럽, 서창동 새청사 이전 24일 개소식 성황리 개최..
웅상중앙병원, 웅상중앙백병원으로 11월 중 새롭게 개원..
김태호 의원, 웅상선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 시사..
우진지게차, “역시 전문가의 손길은 다릅니다”..
신문사 소개 고충처리인제도 기사제보 제휴문의 광고문의 개인정보취급 편집규약 윤리강령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찾아오는 길
상호: 웅상뉴스(웅상신문) / Tel: 055-365-2211~2,364-8585 / Fax : 055-912-2213
발행인·편집인 : 웅상신문(주) / mail: news2022@hanmail.net, news2015@naver.com
주소: 경상남도 양산시 덕계 2길 5-21 207호, (기장)부산시 기장군 월평1길 7, 1층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 아00194 인터넷신문 등록일:2012년 7월 11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철근
Copyright ⓒ 웅상뉴스(웅상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8,615
오늘 방문자 수 : 6,878
총 방문자 수 : 27,433,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