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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되지 않은 유원지의 현실. 통도환타지아 입구에 세워진 성 모양의 건물과 놀이기구들이 5년 넘게 방치된 채 녹슬고 있다. 주민들은 “이제는 폐허가 됐다”며 행정과 운영사의 무관심을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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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포커스] 한때 지역의 대표 유원지였던 통도환타지아가 2020년 휴관 이후 5년째 방치되며, 지역 주민들의 고통이 심화되고 있다. 폐허처럼 방치된 놀이기구, 닫힌 콘도, 끊긴 관광객과 무너진 상권 속에서 하북면 주민들은 “지역이 죽어가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민들로 구성된 ‘통도환타지아 휴관에 따른 대책위원회’는 최근 양산시장과 시의회, 운영사 등에 공식 건의문을 제출하고 재가동과 시설 정비를 촉구했다. 특히 놀이기구의 재운영이 어렵다면 최소한 콘도라도 개방해 달라는 현실적 요구조차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했다. 대책위는 내부 간담회에서 7월 중 기자회견과 시청 앞 방문 등 강경 대응 방안을 논의하며 집단행동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1993년 개장한 통도환타지아는 2020년 3월을 끝으로 운영이 중단된 뒤, 현재까지 유휴 상태로 남아 있다. 놀이기구는 녹슬고 시설은 노후화돼 폐허처럼 변했으며, 일부 주민들은 “밤이 되면 마을 입구가 무서워 지나가기 어렵다”고 말할 정도로 정서적 불안까지 호소하고 있다.
2023년부터 대책위를 조직한 주민들은 230명의 서명을 받아 시와 시의회, 국회의원에게 첫 건의서를 제출했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면담을 요청해 왔다. 그러나 운영사 측은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양산시 역시 별다른 대응이나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골프장은 정상 운영하면서 놀이공원은 손 놓고 있다”며 운영사의 무책임을 지적하고 있다.
양산시는 지난해 통도환타지아 부지를 도시재생 공모사업 대상지로 신청했으나, 같은 시의 부산대 유휴부지와의 중복 신청으로 인해 탈락했다. 주민들은 “한 시에서 두 곳을 동시에 신청해 탈락 가능성을 높였다”며 당시 행정의 전략 부재를 비판했다. 탈락 이후에도 활용 계획이나 민관 협력 방안은 전혀 나오지 않고 있으며, 공개 간담회조차 열리지 않은 상태다.
현재 놀이기구 대부분은 재가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훼손돼 있어, 주민들은 최소한 여름 성수기를 겨냥한 콘도 운영부터라도 재개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실현되지 않고 있어, 지역 내 불만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놀이기구는 철거해도 좋다. 콘도라도 운영해서 지역이 더는 썩지 않도록 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장기 방치로 인한 경제적 피해도 심각하다. 관광객이 끊기며 인근 상권은 붕괴했고, 상당수 자영업자들은 폐업하거나 이주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방치된 유원지가 폐기물 투기 장소로 전락하거나 우범지대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역 원로는 “아이들 웃음이 사라지고, 마을 전체가 침묵에 잠겼다. 통도환타지아는 이 마을의 중심이었다. 지금은 상실의 상징으로만 남았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놀이시설 철거 및 안전조치, 콘도 개방, 도로 정비, 운영사·양산시·주민 간 공식 간담회 개최, 유원지 허가 범위 내 활용 재검토 등을 주요 요구사항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책위는 오는 7월 기자회견 및 단체 방문을 예고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시의회 진정, 청와대 국민청원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 관계자는 “이제는 참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마을이 죽어가고 있다. 양산시와 운영사는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양산시는 현재까지 별도의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며, 운영사와의 소통도 여전히 답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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