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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천성산 자락의 고찰 원효암에서 ‘제2회 천성문화 원효성사 헌다례’ 행사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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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 지난 5일, 천성산 자락의 고찰 원효암에서 ‘제2회 천성문화 원효성사 헌다례’가 봉행되었다. 본 행사는 양산문화원이 주최하고 부석 예술문화원연구소와 양산학연구소가 공동 주관했으며, 양산시와 양산시의회, 원효암이 후원했다.
헌다례는 불교의 차(茶) 문화와 예술, 지역 공동체의 전통을 결합한 정신문화 행사로, 원효대사의 사상과 유산을 기리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법당 안에서는 불자들과 시민들이 원효성사의 영정 앞에 차를 올리며 예를 갖추었고, 전통의 격식을 따라 의식이 차분히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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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주 양산문화원장이 인사말을 통해 “원효성사의 무애사상을 바탕으로, 양산 시민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헌다례가 지속되길 바란다”고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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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사회는 김성곤 향토사 사무장과 양산문화원 사무국장 최정순 씨가 맡았으며, 국민의례, 내빈소개, 경과보고, 축사, 헌다례 순으로 의식이 이어졌다. 내빈으로는 조현옥 부시장, 곽종포 시의회 의장, 김경우 산림조합장, 박순천 전교, 안종길 전양산시장, 박정수 양산항일독립운동 기념사업회이사장, 박종석 양산시 새마을 회장 손영옥 양산문화재단 대표이사, 박병수 양산항일독립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박종석 양산시새마을회 회장, 정선아 상북면장, 이영숙 전 양산시 여성단체협의회 회장, 김정진 원로, 문수사 주지스님 등 지역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김용규 양산학연구소장은 지난 2019년부터 4년간 89암자의 흔적을 조사하고 천성산의 문화적 가치를 조명해온 과정을 소개하며, 3권의 연구보고서와 단행본 발간, 학술대회 개최 등의 연구 성과를 보고했다.
박인주 양산문화원장은 인사말에서 "원효성사의 무애사상을 바탕으로, 양산 시민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천성문화 헌다례가 앞으로도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조현옥 양산시 부시장은 나동연 시장을 대신해 참석해 "이번 행사는 원효대사의 사상과 양산의 역사적 전통을 계승하는 의미 있는 자리"라며, 시 차원의 지속적 지원 의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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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범 스님이 봉행사에서 원효 사상의 핵심인 ‘세계일화’ 철학의 현대적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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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효암 주지 지범 스님은 봉행사에서 원효 사상의 핵심으로 ‘일심, 화쟁, 무애’를 강조하며, 오늘날 그 가르침의 의미를 되새겼다. 스님은 “일심, 화쟁, 무애는 원효 사상의 핵심이며, 모든 존재가 하나의 꽃임을 깨닫는 세계일화의 철학은 지금 이 시대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고 강조하고, “한 송이 꽃처럼 서로를 존중하고 살아갈 때 비로소 평화와 자비가 실현된다”는 가르침을 통해 원효성사의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서영미 예술문화연구소장은 ‘원효 예찬’ 낭송을 통해 원효의 삶과 깨달음, 화쟁사상, 천성산에서의 전법 활동을 시적 언어로 풀어냈다. 이지은 한국무용가는 원효의 무애춤 공연으로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무애춤은 원효성사가 분황사에서 화엄경 회향품을 주석하다 절필하고 밖으로 뛰쳐나와 큰갓을 쓰고 조롱박 하나를 들고 걸인 차림의 행세로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하며 민중 속에서 노래와 춤으로 부처님의 명호를 알린 데서 유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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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다례 하는 장면 |
| 행사 중에는 원효암 합창단의 노래가 피아노 반주와 함께 울려 퍼졌고, 헌다례 행사의 마지막은 지범 스님의 ‘해동원효구중척판(海東元曉九重擲板)’ 퍼포먼스로 장엄하게 마무리되었다. 이 퍼포먼스는 형식과 교리의 한계를 넘어 민중 속에서 불법을 전하고자 했던 원효성사의 실천적 전법 정신을 상징적으로 구현한 장면이었다.
‘해동원효구중척판’은 원효가 화성 당항성에서 깨달음을 얻은 뒤 전국을 유랑하다가 기장 장안의 척반대에서 수행하던 중 장마로 인해 산둥반도 법운산이 붕괴 위기에 처한 모습을 목격하고, 자신이 지니고 있던 판자에 해당 문구를 적어 멀리 던졌다는 전설에서 유래한다. 이 판자는 법운산 아래 태화사 마당에 떨어졌고, 그 빛을 본 수행 대중이 밖으로 나와 무사히 산사태를 피할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후 원효는 일천 제자들과 함께 도착한 원적산(지금의 천성산)을 수행의 터전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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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무애춤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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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화는 단순한 신화가 아니라, ‘교리의 아홉 겹 장벽(九重)’을 넘어 실천과 자비, 그리고 민중 속 실현을 추구했던 원효의 사상을 응축한 상징으로 해석된다. 오늘날 ‘천성문화’라는 이름으로 계승되고 있는 이 정신은, 천성산을 원효의 숨결이 살아 있는 수행의 성지이자, 독자적인 불교 문화유산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이번 헌다례는 불교의례와 지역 전통, 예술이 어우러진 깊이 있는 정신문화 행사로, 시민들에게 전통문화의 향기와 공동체적 사유를 되새기는 기회를 제공했다. 양산문화원은 향후에도 천성문화를 알리고 원효성사의 가르침을 계승하기 위한 다양한 문화행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