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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상뉴스(웅상신문) |
| 회야강 발원지는 천성산 은수고개, 비녀목에 있다. 회야강은 웅상을 가로질러 동해로 흐른다. 인류의 모든 생태의 모태인 문명발상지는 강의 유역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인류최초 문명을 낳은 나일강 유역의 이집트문명이 그러하고,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유역의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또한 그러하다. 동양에서는 인도의 인더스강 유역의 인더스문명과, 한반도에 많은 영향을 끼친 중국의 황하문명의 발상지가 황하강 유역이다.
회야강은 웅상의 긴긴 역사와 함께 흐르는 웅상의 보배이며 자랑거리
회야강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강들과는 비교될 수는 없지만, 웅상의 회야강은 비록 좁고 그 흐르는 길이가 짧지만 강으로서 갖추어야 할 발원지를 가진 당당하고 알찬 강이다. 웅상의 심장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회야강은 웅상의 긴긴 역사와 함께 흐르는 웅상의 보배이며 자랑거리다.
마치 그 의지는 천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는 오동나무처럼, 마치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그렇게 웅상의 자존을 지닌 회야강은 공정은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는 강물처럼 흐르게 하라는 예언을 거듭 거듭 되새기며 흐른다.
회야강은 천성산 남단 평산동 장방골에서 덕계지역을 지나 매곡천, 명동천, 소주천, 주남천, 용당천의 갖가지 사유가 모여 회야 땜으로 흐른다. 강물은 하나같이 웅상의 역사를 이야기 하며 바다로 흐른다. 회야강은 천성산과 대운산의 그림자를 안고, 웅상의 흙냄새를 기억하고, 바다로 흐른다.
뭇 생명의 생태적 모태가 물이듯이, 천성산 은수고개 비녀목 옹달에서 솟은 한 목음의 물이, 서툰 걸음으로 흐르는 물길은, 천성산 맑은 정신을 되씹고 되씹어 반추함으로써 정화되어 흐른다. 물은 가장 선한 마음으로, 가장 차가운 지혜의 의지로 쉼 없이 흐른다. 자연의 수명과 물의 수명이 맞닿아 흐르는 물의 수명은 끝이 없다.
무질서가 곧 질서인 산속의 물줄기는 본능적으로 낮은 곳으로 모여 흐른다. 그렇게 흐르면서 졸졸졸 소리 내는 것은 앞질러가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앞서간 물의 태곳적 습성을 배워서 흐르기 때문이다. 오랜 역사를 이어온 회야강은 웅상의 생명력을 상징한다. 유형무형의 문화유산을 지니고 천성산과 우불산을 좌우로 하고 의연히 흐른다. 눈보라의 야성(野性)이 강물의 기세를 부추여서 더 출렁이는 회야강은 웅상의 희로애락을 함께 노래를 부르며 그렇게 도도히 쉼 없이 흐른다.
자연은 강물에게 큰 여백을 허용하여 더 큰 자유를 제공하였다. 그리하여 작은 옹달샘에서부터 끝없이 넓은 바다의 광장으로 흐른다. 염천과 폭우, 엄동설한을 겪으며 메마른 대지에 비옥한 토양의 젖줄이 되어 흐른다. 강물은 미분화 되지 않는 생명의 원형물질이다. 신화가 생성하는 생명의 카오스다.
강물은 흐르는 것이 생존의 비결, 삼동의 동백을 보고, 초봄의 목련을 만나려가는 바람처럼, 숙명의 이치대로 회야강은 흐른다. 흐르는 강물 속에도 인간의 마음만큼이나 맑고 부드러운 깊이에서 마치 삶의 다툼처럼 소란스럽게 흐른다. 사람이 태어나서 인생을 모르면서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처럼, 강물도 흐르면서 미궁의 시대변화를 겪으면서 흐른다.
강물의 지층은 깊고 맑다. 강물은 아랑곳없이 흐르는 것 같아도 시대조류의 변화의 흉물을 속으로 씻으며 묵묵히 때로는 출렁거리며, 때로는 격랑의 우렁찬 고함을 지르며 흐른다. 그러나 회야강은 지조를 갖춘 선비같이 유유히 흐른다. 거기에는, 만인의 삶의 애환과 피가 흐른다. 사랑, 원망, 이별, 슬픔, 삶의 피가 엄숙하게 섞여서 출렁이며 흐른다. 강은 숙명은 흐름 속에 있다. 그리움을 노래하며, 희망을 꿈꾸며, 그렇게 강물은 섬세한 바람을 일으키며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는 것이다. 회야 강물은 흥망성쇠를 평정한 시대정신을 간직하고 유구한 웅상의 역사를 가슴에 간직하고 흐른다. 회야 강물은 흘러 흘러서 심해의 깊이에 닿으면, 미상불 북극의 차가운 심장인 빙하와 한 덩어리가 될 것이다. 그때에도 회야강의 발원지 천성산 은수고개 비녀목과 웅상의 역사를 잊지 않고 천년을 한결 같이 되씹으며 되새김질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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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시인
1998년 『문예사조』 등단 신조시나리오 회원 (전) 해동문학회원 부산시인협회 회원 시나리오 『초부와 숙녀』 외 다수 시집 『구두를 위한 데생』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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