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6 / 꽃이 피었다고 전합니다
시인 김백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 입력 : 2019년 04월 01일
J 형, 형이 그리도 기다리던 봄은 와서, 남녘엔 꽃이 피었다고 전합니다. 오늘 아침 마당가 홀로 선 목련나무가 먼 하늘가 호곡소리같은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M 병원 암병동 77호실......” 캄캄한 절망 속에서도 봄을 기다린다며 새벽 창을 두드리듯 떨려오던 마지막 생의 찬가가 눈부신 햇살처럼 가슴을 찌릅니다. J형, 우리가 가끔씩 주고받던 문학의 안부와 추억과 별리의 그리움이 동한冬寒의 아픔을 견디고 피어난 목련꽃잎처럼 아리기만 합니다. 절망의 벽앞에서 꾹꾹 눌러 보낸 그 문자들이 이명처럼 남아 휴대폰 화면에서 먼 산 아지랑이처럼 어른거립니다. “바람 따라 세월 따라” 형의 마지막 작품이 실렸던 지난겨울의 동인지 제호처럼 우리 모두는 바람인가요? 아직도 겨울옷을 벗지 못한 회색의 도시, 목련꽃처럼 맑은 촛불하나 밝히지 못하는 슬픔이 가슴을 져 밉니다. J형, 남녘엔 꽃이 피었다고, 오늘 아침 목련꽃나무 그늘 아래서 휴대폰 문자 꾹꾹 누르면서 그리움을 전합니다.
봄비가 가슴속 유리창을 적십니다 지금 내리는 저 비 연둣빛 그리움입니다 비가 오면 언제나 그대는 유리창 밖에 서 있고 나는 유리창 안에서 서성거립니다 그대는 유리창을 적시는 우수憂愁이며 나는 식어가는 커피잔입니다 언젠가 우산 속으로 뛰어 들어 그대의 따뜻한 체온에 마음을 적셨듯 아린 봄날 저 찬 유리창에 몸을 기대고 그리움이란 비에 젖어듭니다. 김백의 아침편지 <그리움이란 비에 젖는 것>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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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백 시인 <월간 문학공간> 등단 한국시인 연대 이사 계간문예 중앙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양산시인 협회 회장 역임 시집- 자작나무 숲에 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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