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가 보다. 내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가 보다. 하고 나는 결국 생각하기에 이르렀고, 참 이상하다 내가 분명 들었는데 그게 아니라면... 하고 못내 아쉬워한다. 너무 아쉬워 마음은 허해지고 급기야 이별의 감정가지 갖는다. 이미 나는 내가 기억하는 그 곡과 이별했다. 영원히 만날 수 없는 것이라고, 아예 없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고 체념했다. 이별이 얼마만 한 애석함이며 그리움인가. 치유할 수 없는 것인가를 알아간다. 영원히 되돌릴 수 없는 것. 그 깊은 체념은 허무를 만든다. 불가항력으로 사람을 잠식시키려 든다. 견딜 수 없는 극한에까지 몰고 가 모든 것을 초토화시키려 한다. 차라리 생각을 말아야, 생각을 말자. 마음속에서 일으켜지지 못하도록 밀봉시킨다. 마음의 뚜껑을 꼭 닫아 양초 같은 것으로 완전히 봉해버린다. 이리로 저리로 헤매다가 조금씩 본불기를 찾기 시작하여, 그러나 아니라는 듯 다시 헤매고 그러다가 다시 힘을 끌어내어 또 헤맨 후 고뇌의 싸움 끝에 어떤 정화의 시간을 거쳐 가벼이 날아오른다. 태양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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