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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북재 이야기(集鼓재)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7년 09월 19일
ⓒ 웅상뉴스(웅상신문)
‘두둥 두둥 둥두둥~!’ 중내원암(中內院庵) 집북봉에서 울리는 장엄한 북소리가 천성산 능선을 넘어 깊은 골까지 찾아들었다.

청아한 기운이 감도는 새벽 예불을 끝내고 아침 공양을 마친 대중들의 마음이 바쁘다. 오늘은 새박등 아래 드넓은 곳에서 원효대사에게 화엄세계에 대한 공부와 깨우침을 얻는 날이다.

은오골, 지프네골, 덕대골, 용소골, 어영골, 상리천골, 성불암천골 골골마다 박혀있는 여든 아홉 암자들이 웅성이기 시작했다.

‘해동원효척판구중(海東元曉擲板救衆) - 바다 건너 신라의 원효가 판자를 던져 대중을 구한다 ’ 고 적힌 그 판자의 덕분으로 매몰의 위기에서 가까스로 생명을 구한 당나라 태화사천명의 대중은 오로지 원효대사의 제자가 되려는 일념으로 당나라로부터 먼 길을 왔다.

천성산 골짜기 여든 아홉 암자에 머무르며 심신을 수양하다 오늘 같이 집북봉의 북이 울려, 천성산을 흔들어 깨우는 날은 스승이신 원효대사에게로 나아가『화엄경(華嚴經)』강론을 듣는다.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용수보살약찬게(龍樹菩薩略纂偈)》

크고넓고 방정하온 부처님의 화엄경을 / 용수보살  게송으로  간략하게  찬탄하네
아름다운 연꽃으로 가꾸어진 화장세계 / 비로자나  부처님의  진실하온  법신불과
현재에도 설법하는 노사나불 보신불과 / 사바세계 교주이신 서가모니 화신불과
과거현재 미래세상 모든여래 모든성자 / 두손모아 마음모아 지성으로 귀의하니
근본적인 화엄교설 법의바퀴 굴리심은 / 해인삼매 평화롭고 드넓으신 힘이어라
삼십구품 원만하니 일승원교 교설이라 / 외고나서 다음으로 경전말씀 수지하면
처음으로 발심할때 그대로가 정각이니 / 이와같이 화엄바다 연화세계 안좌하면
이이름이 다름아닌 비로자나 부처로다 / 크고넓고 방정하온 부처님의 화엄경을
용수보살 게송으로 간략하게 찬탄하네 

ⓒ 웅상뉴스(웅상신문)
천명의 대중이 읊는 게송은 새박등 푸른 억새를 훑으며 지나는 바람결을 타고 삽량의 하늘과 땅을 울렸다. 보현보살이 도를 닦는 것을 본받은 선재동자 이야기와 도를 닦는 목적이 중생을 구제하는데 있음을 공부하며, 번뇌가 없는 마음이 곧 부처며 깨달음을 얻으면 중생과 부처가 다름이 없고 중생은 누구나 부처가 된다는 설법에 대중들의 가슴은 벅찼다.
지금까지 불교는 왕족과 귀족, 출가자들의 종교였다. 대중 스스로 깨달아 부처가 되다니…원효대사의 가르침은 많은 사람을 구제하여 태우는 큰 수레, 일체중생(一切衆生)의 제도를 목표로 하는 대승불교의 가르침이었다.

집북재는 우리가 사는 동양산 웅상지역에서 접근을 하려면, 영산대학을 감싸고 있는 주남고개를 넘어 상리천 상부의 호락호락하지 않은 오르막을 차올라야 만나게 되는 곳이다. 천성산의 서쪽에서는 상리천을 거슬러 올라 제2봉 인 비로봉을 향해 가는 길에서 만나게 된다.

그리고 성불암 계곡에 발을 적시며 우뚝 선 천성산 공룡능선의 거친 직등을 내려서면 만나게 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지금은 산객들의 휴식공간이 되어 있는 자리이지만, 천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집북재 어딘가에 지금은 흔적조차 없는 중내원암이 있었고, 그곳에서 울려 퍼진 북소리는 불법(佛法)으로 중생의 번뇌를 끊고 해탈을 이루려는 화엄의 길로 대중들을 불러들였을 것이다.

천성산을 울려 새박등 아래 너른 천지를 빛의 부처 비로자나불의 화엄 경지로 들게 했던 집북재의 북소리는 멎은지 오래이다. 하지만 우리 중생은 오늘도 가슴의 귀로 그날 울리던 북소리를 들으며 원효가 가르치고자 했던 참마음을 닦는 일에 게으리지 않아야 하리라.
그리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화합하고 조화로움으로 번뇌에서 벗어나 부처의 세계로 들 수 있는 오도(悟道) 대한 가르침을 받아 깨우치며 밝은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한 번 쯤 집북재에 올라 고요히 명상에 들어보자. 그 안에 깊숙이 들면 북소리가 심장을 두드리고 화엄벌 억새의 서걱거림이 성불했던 일천 명(一千名)의 옷깃소리로 살아날지도 모른다. 천성산을 감도는 바람은 화엄의 향기를 품어 광명의 빛으로 환희에 젖게 하리라.

* 새박등이는 지금의 천성산 정상이다. 삽량쪽에서 새벽이 동터오는 산정을 일컬어 오래 전 그리 이름하였다 한다.
↑↑ 강 명 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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