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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 읽기/금슬 좋은 노부부

김종태 시인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17년 07월 26일
ⓒ 웅상뉴스(웅상신문)
남편을 기다리는 파마머리 할머니들
잠시 떨어졌다 보는데도 가슴이 설레는지
입을 가리고 수줍게 웃으신다
파~~ 파~~


< 김인애의 디카시 읽기 >


평균수명 백세시대가 열렸고
이제 백년해로를 문자 그대로 지켜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통계청에 따르면 20년 이상 결혼을 지속하다 이혼하는 ‘황혼이혼’이
20년 사이에 14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 사람과 함께 아니면 남은 생 도무지 의미가 없을 것 같아 결혼을 하고는,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아니, 죽음이 갈라놓기까지
오직 한 사람만 사랑하며 살겠노라고 기꺼이 서약한 백년가약이
서로 지키기 무거운 약속이 되어 버렸다.

상대의 부족한 부분들을 점점 크게 보고 원망하며
사랑이라는 빛 좋은 허울로
폭력적 언어를 무례하게 상대에게 퍼붓기도 하며
자신의 잣대에다 상대를 재단하는
메마른 결혼생활을 수 해 이어가면서
자식을 키울 때는 억지로 참고 살다가 자식들을 출가시킨 이후
미련 없이 이혼을 결행하는 노부부들을 본다.
안타깝게도 ‘황혼이혼’이란 말을 쉬이 듣는 시대가 되었다.

기다림으로 목을 빼어 든 파들의 몸짓에서
노부부의 금슬을 읽는 시인의 눈은 참으로 따뜻하다.

이 부부인들 고비가 없었으랴.
함께 산 세월동안 서로를 바라보는 눈이
한결 애틋하고 그윽하기만 하지는 않았을 거다.
그럼에도 굽이굽이 그 고비들을
서로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다독이며 쓰다듬으며 함께 건넜으리라.
그래서 더욱 아름답다.

마실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할머니의 가슴이
신혼 때처럼 설렌단다.
그리는 길목에서 수줍게 웃는 소리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파~~ 파~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17년 07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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