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읽기>멈춤
이용철 시인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7년 06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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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서 다행입니다 멈추어 두 발을 하늘에 걸어두고 골똘히 바라봅니다. 가야할 길이 또렷합니다.
김인애 시인의 디카시 읽기
벌써 유월이다. 한 해를 사등분하여 두 등분의 시간을 보냈고 첫 계절을 지났으며 이미 두 번째 계절의 초입에 발걸음을 들였다.
돌아보니, 계절을 잊고 달려왔던 쉼 없이 달려온 한 갈래 길이 눈에 그득 밟힌다. 착하고 부지런한 두 발로 달렸으나 덜컥, 몸이 적신호를 보내온다.
멈추란다, 쉬라고 한다. 생애의 하프타임을 가져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가픈 숨 몰아쉬며 달려 왔던 일상이 쉼표를 찾아야 할 시간이 온 것이다.
아파보니, 멈추어보니,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인다. 바삐 사느라 잊었던 것들이 새록새록 새롭다. 열정이 넘쳐 뒤죽박죽 혼미했던 일상이 제 자리를 찾아 푸근하고 무구한 얼굴이 된다.
다행이다. 아파서 다행이다. 퉁퉁 부르튼 발을 하늘에 걸어둘 수 있으니, 바라보아야 할 것을 골똘히 바라볼 수 있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지쳤던 일상의 숨을 고르고 깊고 편안한 호흡으로 하늘을 우러르니 눈앞이 환해진다, 내가 가야할 길이 보인다. 선명하고 또렷한 길이다. |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7년 06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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