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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상의 화제>팔십삼세의 이상연 할머니

양산 열린평생학교 다니며 3년만에 받아든 초등검정고시 합격증
선생님 덕분으로 배움의 즐거움에 푹빠진 어르신 화제 인물

최철근 기자 / 입력 : 2017년 05월 26일
↑↑ 한 글자라도 놓칠세라 적어서 눈을 떼지 못하고 주름진 손으로 또박또박 글씨를 적는 이상연 할머니 모습
ⓒ 웅상뉴스
5월은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이 함께 끼어있는 달이다.
양산시 웅상에 여든이 넘어 처음만난 선생님 덕분으로 배움의 즐거움에 푹빠진 어르신이 화제가 되고 있다. 올해 팔십삼 세의 이상연 할머니(양산 열린평생학교)학생은 지난 5월 10일 발표된 초등학교 졸업 검정고시 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는 팔십 평생을 가족을 위해 바쳤고 한글조차 제대로 모르고 지내다가 우연히 찾아온 배움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배움에 있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몸소 보여준 할머니의 사연을 알아보기 위해 학교를 찾았다.
양산시 서창로 80번지 건물 2층에 차려진 30여평 남짓한 양산 열린평생학교에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한글 수업에 한창이다. 한 글자라도 놓칠세라 적어서 눈을 떼지 못하고 주름진 손으로 또박또박 글씨를 적는 학생들이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인다.

한순칠(서창동, 71)어르신은 “내 이름자도 못 쓰고 눈을 까막눈으로 다니다 이렇게 배우니까 진짜 좋더라고요” 소감을 밝혔다. 배움의 기회를 놓친 어르신들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이곳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맏언니는 이상연 할머니이다. 이상연 할머니(83, 초졸 검정고시 합격)는 “이름은 이상연, 나이는 83살이고, 나만 참 늙은 학생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3년 전 이학교가 문을 열었을 때 팔십 평생 처음 학교 문턱을 밟았고 한글 공부를 시작했다.
“연필하나만 가지고 가니까 선생님이 공책을 하나 주더라고요 그것을 쓰고 집에 오니까 마음의 불이 환해지더라고요 저기 불을 켜 놓은 것처럼 기분이 그렇게 좋아요” 라고 웃음을 띠었다.

이곳 김현실 양산 열린평생학교 교장은 “한글공부를 한 번도 해보신적이 없다고 했는데요. 열정적으로 열심히 하셨어요. 지금은 우리 학교 에이스입니다“고 소감을 밝혔다.

“초등학교 검정고시 시험에 합격했다. 내가 하는 건 열심히 했지만 시험칠 때 어려웠는 데 어떻게 합격했는 지 실감이 안나요” 라고 말하는 이상연 어르신은 3년간 노력의 결실이 최근 부산교육청에서 실시한 이번 초졸 학력 검정고시에서 최고령 합격자이라고 전해졌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만해도 검정고시에 합격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상연 어르신은 80대에 접어들어 처음 공부란 걸 시작한 지 3년 만에 받아든 합격증, 다른 학생들에게도 부러움의 대상이다.

같은 학생인 정민규(81,서창동)씨는 “누님이 합격된걸 보면 너무 부럽지요. 나도 한번 더 쳐서 꼭 합격하고 싶죠. 검정고시 합격하면 그래도 초등학교 졸업했다고 할 수 있고 그것이 얼마나 좋은 거인가요. 안그래요?”라고 편을 들었다.

김현실 양산 열린평생학교 교장은 “막연하게 공부한다는 것은 자기만족도 성취감이 없어요. 그래서 작년에 제가 좀 크게 검정고시에 도전해보자고 권했던 것이 이번에 좋은 성과를 보게 됐다”고 전했다.
이상연 어르신은 “한두달 앞세워서는 검정고시 시험친다고 공부하라는 거예요. 갑자기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하나 그러니까 선생님이 많이 가르쳐 주더라고요”라고 말했다.

경험삼아 한번 도전해본 생에 첫 검정고시 결과는 물론 불합격. 하지만 성과는 있었다. 6과목 평균 60점이 합격인데, 첫 시험에서 딱 1점 부족한 59점이 나왔다. 그때를 베이스로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상연 할머니는 틈만 나면 밥하다 들어와서 책보고, 시간 넘어가버리니 뭐 음식하다 태우고 솥을 맨날 태워먹었단다. 1시나 돼서 잘 때도 있고 2시 돼서도 잘 때도 있고 자식들에게도 어머니의 열정적인 모습은 낯설지만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에 대해 둘째딸 박금선 씨는 “한번씩 어머니한테 올라가 보면 방에 시험지가 쫙 깔려 있습니다. 연세가 많으셔서 자기가 잊어버린다. 까먹는다 하면서도 진짜 열심히 잘 하셨구나”라고 늘 생각하게 됐으며 날마다 어린 손녀들이 찾아와 할머니와 함께 지내면서도 같이 책을 보며 정한 목적을 바라보고 항상 게으르시지 않았다고 전한다.

돌아가신 분들도 많다는 늦은 나이에 끝없는 이상연 할머니의 도전이 우리에게 아름답고 훈훈한 교훈을 주고 있다.
최철근 기자 / 입력 : 2017년 0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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