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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도시문화연구원/ 마케팅, 지역을 살리다. 천성산 이야기(9)

봄을 알리는 천성산 철쭉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7년 05월 01일
ⓒ 웅상뉴스
봄을 알리는 꽃은 많다. 일찍이 매화가 피고, 연이어 진달래가 핀다. 매화는 남도 지방에서 많이 불 수 있었지만 지금은 각지에서 매실 재배의 목적으로 매화나무 단지가 많아 상춘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벚꽃은 도회지나 관광 명소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산수유며 생강나무 꽃 같은 것이 있지만 심산유곡이 아니면 보기 힘든 꽃인지라 대개 특정한 사람들이 즐기는 꽃이라 하겠다. 개나리는 도회 근교나 울타리용으로 많이 심겨져 있지만 개나리는 재래종인데도 산중에서는 볼 수 없는 꽃이다.

↑↑ 천성산 철쭉제 기념비
ⓒ 웅상뉴스
그러고 보면 봄이면 전국 어느 산에서나 볼 수 있는 일제히 타오르는 불길 같은 봄꽃으로는 진달래가 으뜸이 아니가 한다.
진달래를 보지 않고는 봄이 와도 봄을 느끼지 못한다는 사람들의 정서에 공감을 하게 된다. 철쭉은 꽃술이 10개 연산홍은 꽃술이 5개 진달래 (참꽃)은 먹고 철쭉꽃은 못 먹는다. 영산홍과는 700여종이 있다고 한다. 참으로 친숙한 우리 민족성에 맞는 꽃이다.

우리나라 국화國花는 무궁화, 무궁화는 5월에서부터 피기시작하면 10월까지 길게 핀다. 꽃말은 ‘일편단심’이다. 그러나 벌레가 많이 생겨서 국화를 바꿔야 한다는 여론도 있었기는 해도 지금은 개량을 거듭하여 벌레 방지는 물론 다색의 꽃으로 개화기도 길다. 선진국이라 자처하는 나라들 가운데 미국은 나라꽃 국화國花가 없는 유일한 나라다. 국화를 정하려고 몇 번 시도하다가 포기하고 말았다고 한다. 왜야하면 북쪽 알래스카에서 남쪽 플로리다에 이르기까지 전 국토에 걸쳐 자생하는 대표성을 가진 꽃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각 주마다 자기들 주州에서 자생하는 꽃을 고집하다 보니 주화州花는 있으나 국화國花는 없는 나라가 되고 말았다.

ⓒ 웅상뉴스
가장 가까이 접근해 있는 꽃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철쭉) 진달래는 가장 서민적인 꽃이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그렇다. 진달래는 일찍부터 우리 문학의 소재가 되어 왔다. 물론 사대부들은 매화니 난초니 해서 중국인들의 멋을 모방하는 바람에 일부 지역에서밖에 나지 않는 꽃을 관념적으로 읊조렸지만 일반 서민들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신라 향가 중에서 (헌화가)의 설화 가운데서 노인이 수로부인水路夫人에게 바친 꽃은 철쭉이 아니라 진달래였다고 한다. 고려 가요 가운데 (동동) 에도 진달래가 등장한다. 신윤복申潤福의 그림에도 진달래가 많이 나온다.
진달래가 한창인 절벽 밑 산길을 머리에 진달래를 꽂은 기생이 비스듬히 말 위에 걸터앉아 한껏 교태를 부리는데, 한량은 도포자락 걷어 올려 허리에 질끈 묶고 휘적휘적 뒤를 따른다. 이 이야기와 그 밖에 민요는 물론 현대시에 오면서 진달래는 많은 시의 소재가 되고 있다. 다음은 이은상李殷相의 시조 (진달래)이다.

수줍어 수줍어 못 다 타는 연분홍이/ 부끄러 부끄러서 바위 틈에 숨어 피다/ 그나마 남이 볼세라 고대 지고 말더라/

진달래는 관상용으로서만 아니라 식용과 약용으로도 우리와 친근한 꽃이다. 옛날 우리가 가난하던 시절 진달래는 일종의 간식 식품이 되기도 했다. 길고 허기진 보릿고개 때 우리들은 주린 배를 안고 산으로 갔다.
그런 우리 앞에 지천으로 피어 있는 진달래를 맞이하면 입안이 잉크색깔이 되도록 꽃을 따 먹고 허기를 면한 기억이 잊을 수 없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우리나라 풍속으로 음력 삼월 삼짇날에는 답청踏靑이라 하여 야외에 나가서 화전놀이를 할 때, 진달래는 봄 음식의 별미였다. 진달래로 만든 음식이 여럿 있다. 두견전杜鵑煎에서부터 두견주, 두견화채, 화면花麪이라 하여 진달래 가루와 녹두 가루로 만든 면麵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것을 맛볼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진달래는 척박한 토양에도 잘 자라고 발육과 활착에 있어서 뛰어 나고 음지와 저온 조건에도 잘 자란다. 특히 산의 북쪽 경사진 곳에서 잘 자란다. 이런 특성 때문에 진달래는 강인한 생명력의 표상이 되기도 하고, 찬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먼저 알리는 꽃이라 하여 거듭 살 이의 힘을 상징하기도 한다. 일제 식민지 통치 아래서 이 같은 원형 상징이 더욱 증폭되었다고 하는 학자도 더러 있었다.
이처럼 우리와 친근하며 우리의 민족성까지 대표하는 꽃으로 인식되면서 국화國花에 대한 논란이 있을 때마다 진달래를 국화로 정하자는 의견들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된 것이다.

이 아름다운 진달래도 6, 25 전쟁을 겪고 난 다음부터는 단순히 아름다운 꽃만으로 감상할 수 없게 되고 말았다. 이태李泰의 (남부군)을 읽은 다음부터는 지리산 진달래는 그냥 아름다운 꽃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수없이 죽어 간 젊은이들의 핏빛 같다는 생각 때문에 눈물과 한숨이 동반하여 슬픈 꽃으로도 인식 되고 있다. 다음은 이영도李永道의 시이다.

눈이 부시네, 저기 난만히 묏등마다/ 그날 쓰러져간 젊음 같은 꽃사태/ 열렬히 꿈도 설워라, 물이 드는 이 산하

우리나라 남쪽에서 진달래로 유명한 곳은 경북의 주왕산, 예천의 영취산, 그리고 인근 지리산 등이다. 경남양산의 천성산 철쭉제도 그 반열에 넣고 싶다. 해마다 오월이면 천성산 은수고개 일대에서 철쭉제를 지낸다. 오월이면 기다려지는 축제다.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7년 05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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