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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 상식① - 쑥

김 재 희
산내들 산약초 고문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6년 06월 27일
우리는 흔한 것을 귀히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가장 필요한 것은 흔하다. 우리는 금이 없어도 사는데 지장이 없지만, 공기나 물이 없으면 한시도 버틸 수 없다.

식물 중에 가장 흔한 것을 꼽으라면 아마 쑥일 것이다. 개발을 위해 땅을 엎었다가 중단한 곳을 가보면 가장 먼저 자라는 식물이 쑥이다. 왜, '쑥대밭'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밭을 묵히면 쑥이 문자 그대로 '쑥쑥' 올라와 밭을 덮고, 밭 주위에 그 독한 제초제를 뿌려도 이듬해면 어김없이 올라오는 놈이 쑥이다.

생명력이 워낙 강한 탓인지, 쑥은 국화과 중에서도 가장 종류가 다양하다. 북반구에만 약 400종, 한국에는 38종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초보자에게는 국화와 쑥을 구분하는 것이 우선이다. 잎을 뒤집어 봤을 때 앞면과 같은 색이면 국화이고 하얗다면 쑥이다. 그래도 미심쩍다면, 잎을 비벼서 향을 맡아보면 된다. 쑥은 독특한 향을 내므로 쉽게 구분된다.

쑥을 크게 구분했을 때, 우리가 흔히 아는 일반적인 쑥, 줄기가 겨울에도 죽지 않는 사철쑥, 1년생이며 잎이 야들야들하고 가는 개똥쑥, 마지막으로 쑥이라고 언뜻 보기 힘든, 잎이 갈라지지 않고 전체가 흰빛이 도는 떡쑥 정도이다. 식물학자가 아니라면 이 정도의 구분만으로도 충분하다.

약초꾼들은 종 다음의 분류인 속이 같으면 강도만 다를 뿐 같은 약성을 지닌다고 믿는다. '밭에서 나는 인삼보다 산에서 자란 산도라지가 더 낫다'란 말도 있듯이, 오히려 중요한 것은 쑥이 자라는 환경이다. 약성은 대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드는 방어물질이기 때문이다. 또한 쑥은 중금속을 빨아들이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공단이나 자동차길 주변이나 농약을 많이 치는 밭 주변의 쑥은 좋지 않다.

쑥의 독특한 향은 오래전부터 사람들을 사로잡아, 인류의 가장 오래된 약초가 되었다. 단군신화에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된 웅녀의 이야기는 유명하거니와, 미국의 인디언들은 쑥을 '약초의 어머니'로 부르며 만병통치약처럼 사용하였다. 고대 그리스에도 쑥은 약초로 나오는데, 그 학문명인 artemisia는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선물이란 뜻이라 한다.

쑥은 개똥쑥을 제외한다면 따뜻한 기운을 가지고 있어서 여성과 소양인 체질의 사람에게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철쑥인 인진쑥은 간질환에 사용한다. 어떤 분은 쑥이 남성의 정기를 약화시키므로 먹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다. “본인 체질과 도저히 맞지 않다면 몰라도, 하루 세 끼씩 몇 달 동안 장복하지 않는 한 괜찮습니다.” 어쨌든 쑥은 아무래도 약보다는 음식으로 더 인기가 있다. 4월의 어린 쑥은 나물이나 국을 해서 먹고 5월에는 어느 정도 자란 쑥의 연한 부분을 뜯어 쑥떡을 해먹는다. 동의보감에는 단오 전후에 약성이 가장 강하다고 하며 그 이후에는 독성이 강해져서 쓸 수 없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단오 때의 쑥은 이미 너무 독해서 식용으로는 쓰기가 어려웠다. 지금의 기후가 그때와 달라져서 그런 것이라 추측해본다.

쑥은 약성이 강할 때 차나 술로도 만들어 즐길 수 있으나 다른 것에 비해 만들기가 용이하지 않으며, 잘못하면 중독현상을 일으킬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예전에 포도주에 관한 글을 읽다가 흥미로운 부분을 발견한 적이 있다. 포도주에는 전통적으로 향쑥에서 추출한 물질을 넣었는데, 그 효과가 너무 강력해 1800년대 말에 프랑스 정부에서 이를 금지시켰다고 한다. 그 물질의 이름, 효과, 법제 방법을 여기서 말하기는 곤란하니 양해하시기 바란다.

외용으로는 쑥뜸을 만들거나 입욕제로 쓴다. 예전에는 사기를 몰아내기 위해 전초를 말려서 마루 위에 걸어두기도 했으며, 해충을 쫓아내기 위해 집안에 연기를 피웠다. 살균제이자 벌레퇴치제인 셈이다. 그렇다면 지금도 살균제로 쓰일 수 있지 않을까? 특히 요즘처럼 가습기 살균제와 가글 제품에 유독한 물질이 발견되면서 몹시 소란스러울 때 한번 생각해 봄 직하다.

어쩌면 누군가가 쑥에서 특정한 물질을 추출해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의 친환경 살균제 또는 악취제거제를 개발할 수도 있겠다. 실제로 우리 회원 중 몇 분은 쑥을 냉장고 탈취제로 사용하고 있으니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흔하디 흔한 쑥. 현대문명이 발달한 지금도 쑥은 그 독특한 향취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새로운 모습으로 더욱 인간에게 다가오는 날이 있으리라 믿는다.
(웅상 주진동 사무실 소재)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6년 06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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