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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문장/ '이모'

권여선 소설가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6년 01월 06일
술을 마시면서 그녀는 약간의 흥분상태에 빠져 들었다. 혼자 산 이래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얘기를 주고받은 날이 없었다. 그녀는 노숙자와, 물고기 눈의 여자와, 그 남편을 생각했다. 뭐, 할머니라고 부를 수도 있지.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관리실의 늙은 당직자와, 카프카의 <섬>에 나오는 조수들처럼 어리석고 죽이 잘 맞던 두 기사와, 혀 짧은 사서를 생각했다.

적당한 자리를 두고 바라보는 그들은 나름대로 사랑스러운 데가 있는 이웃이었다. 그녀는 갑자기 브래지어 끈 여자의 폐북에도 들어가 보고 싶었다. 노트북을 사서 인터넷을 연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지고 보면 우리 모두가 개성 넘치는 이웃이 아닌가.

그녀가 기대감에 가득 차서 돌게장의 껍데기 속에 모아놓은 노르스름한 알과 내장을 입에 넣었을 때였다. 누군가의 눈빛이 떠올랐다. 그녀의 입속의 것을 꿀꺽 삼켰고, 거대한 압착기에 얼굴이 끼인 것처럼 이를 딱 부딪쳤고, 그 엄청난 악력에 혀끝이 짓씹혔다.

눈앞이 번쩍 하더니 모든 기억이 반지 모양의 작고 까만 원형 속으로 빨려들었다. 지독한 통증이었다. 조심스레 손가락으로 혀끝을 만져보니 침과 함께 피가 묻어났다. 혀 끝에 뜨겁고 얇은 쇳조각이 달아붙은 느낌이었다.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6년 01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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