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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 중독에 취해 행복한 삶을

김서련 소설가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5년 06월 19일
ⓒ 웅상뉴스
얼마 전부터 아침 출근 전, 온천천을 한 시간 남짓 걷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어지럼증으로 병원에서 비싼 검사료만 날린 뒤 건강이 걱정되어서였다. 금정산에서 발원하여 도시철도 1호선의 선로와 비슷하게 흐르다가 수영강으로 합류하는 온천천은 한때 직강화 공사 및 개발로 오염되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맑은 물과 물고기, 오리, 철마다 피는 갖가지 꽃들로 피곤에 지친 시민들의 눈을 즐겁게 해 주고 있다.
두실역에서 온천천까지 걸어가는 산책길 옆으론 00주민단체, 00유치원 등 팻말이 꽂혀져 있는 오목조목 화단이 만들어져 있고 붉고 노란 꽃들이 함초롬히 물기를 머금고 있다. 숨을 길게 들이마신다. 일일이 흙을 파헤치고 꽃씨를 심고 물을 주던 손길의 따뜻함이, 그 덕분으로 활짝 핀 꽃의 향기가 콧속으로 번져오는 게 느껴진다. 심장, 폐 등 몸의 장기 속으로 스며드는 향기로 몸이 훨씬 가벼워지고 상쾌해진다.
이른 새벽인데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온천천, 아니 도심을 가로지르는 강을 따라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운동기구를 다루고 있다. 다들 겉으론 평온해 보이지만 속은 어떨까. 해결되지 않는 삶의 문제들을 가지고 고민하고 있지 않을까. 실제로 사람들의 고민은 비슷비슷하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환경도 많이 변하고 고민꺼리도 많이 변했지만 기본적인 것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취업준비, 입시문제, 결혼, 건강, 치열한 경쟁, 사회생활의 어려움. 이성 문제 등등. 때론 극한의 용기가 필요할 만큼 힘든 시간에 부딪치기도 할 것이다. 그때 그들은 생사를 건 결단을 내려야할 거고.
‘루비콘 강을 건넜다’을 떠올린다. 로마 공화정 시절 이탈리아 본토의 직할 통치령 알프스 갈리아지역의 경계를 이루는 루비콘 강. 그 당시 카이사르 시저는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고 그에게 위기를 느낀 로마의 황제 폼페이우스는 반드시 혼자 들어와서 전쟁상황을 보고하라고 말한다. 이에 시저는 결단을 내리고 대군을 이끌고 루비콘강을 건너 로마를 기습했다. 그 사건으로 로마는 3년간 피비린내 나는 내전을 치뤘고 공화정 말기, 시저가 로마세계의 절대 권력자가 됨으로써 내전은 종결이 된다. 이후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말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접어든 상황의 국면을 의미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너도나도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아무리 오래 살아도 100년이다. 하지만 그 시간도 살아내는 게 힘들어서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집단 자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가족이란 미명아래 아무 죄 없는 아이들까지 죽음으로 끌어들인다.
수천 년 동안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수많은 생물들이, 꽃들이, 풀들이, 새들이, 사람들이 왔다가 스쳐 지나갔을 강을 바라본다. 강은 이런저런 고민꺼리를 안고 걷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말을 해주고 싶어할까. 살다보면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나지만 언젠가 사라진다는 것?
우리는 세상에서 첫 발을 디딤과 동시에 첫 번째 루비콘 강을 건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자의가 아닌 타의의 선택으로 이루어진 것이지만 어찌됐든 빼도 박지도 못하고 무조건 살아가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긍정적 중독’이란 책이 생각난다. 저자인 윌리엄 글라서는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긍정적 중독, 즉 그는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과 타인에게 모두 도움이 되는 수단을 선택해서 긍정적으로 중독되게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얼마 전, 자서전을 펴낸 백인천 전 감독은 건강 중독에 대해 말했다. 화려한 야구 인생을 보낸 그였지만 내면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심지어 뇌졸중으로 쓰러져 반신불수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운동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찾아먹는 등 건강 중독으로 무사히 야구 현장으로 돌아왔다.
비릿한 물 냄새가 나는 강을 따라 걷는 사람들. 살다보면 우리 힘으로 도무지 어떻게 할 수 없는 어려움에 처할 때도 있고 루비콘 강을 건너야할 때가 있다. 그때마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긍정적 중독에 취해 살아가자. 좀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5년 06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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