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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나만의 삶을 만들어 내자

김서련 소설가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5년 01월 22일
ⓒ 웅상뉴스
새해 첫날 뜬눈으로 맞이한 아침이 눈앞에 선연하다. 이글거리면서 타오르던 해와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던 하늘, 그 너머 슬픔과 절망으로 점철되었던 시간들이 고요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아침 일찍 베란다 창문을 열었다. 내내 창문을 닫아놓은 집안에 떠다니는 탁한 공기도 몰아내고 잎이 누렇게 말라가고 있는 무환자나무에게 신선한 바람을 쐬어 주고 싶어서였다.
“무환자 나무는 집안의 환란을 몰아내고 화목을 도모하는 나무에요”
산에서 투병 중이던 h시인은 일행들에게 어린 묘목을 나눠주면서 말했고 나는 남편에게 나무를 건네주면서 그 말을 그대로 전했다. 화목이란 말 때문인지 어쩐지 남편은 나무들을 자주자주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과연 살아날 수 있을까 내심 우려했던 나무들은 어느새 무럭무럭 자라 윤기 나는 푸른 잎을 무성하게 달고 있었다. 그런데 그 나무들이 이사 온 뒤부터 시들시들 해지기 시작했다. “아니, 대체 왜 그래” 아직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어느 사이 누렇게 변한 나무를 보고 놀라서 남편에게 물었다. “전에도 한번 그랬었어. 적응하면 다시 푸른색으로 되돌아오겠지.” 남편은 저러다가 다시 원래대로 되돌아올지 모르니 한 번 지켜보자는 투로 담담하게 말했다.
동향이라 그런 것일까. 고개를 들어 창 너머로 시선을 돌렸다. 높고 낮은 건물에 햇빛이 쏟아지고 있었다. 조금씩 햇빛은 집안으로 들어왔다.

올해 지난 해 쉬고 있던 논어공부를 다시 시작한다. 지난 3년 동안 논어를 공부했지만 이런저런 일로 설렁설렁 했던 터라 이제는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서였다.
“고전을 공부하는 것은 내가 주체가 되어 삶을 살아가는 것. 외부요건과 관계없이 스스로가 추진해온 일에 당당해지고 휘둘리지 않는 것입니다.”
첫날, 논어 선생님은 고전 공부는 내 자신이 삶의 주체가 되어 즐겁게 멋지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 낯설지 않은 말이었다. 그럼에도 새삼스러웠다. 나는 과연 내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가. 내가 주체가 되어 내 삶을 이끌어가고 있는가. 미적미적, yes라는 말이 선뜻 나오지 않았다. 술자리에서 내 의지대로 살고 있다고 당당하게 지인들에게 말하곤 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아니었다. 주변 사람들을 의식해서 행동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은연 중 스스로 만든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 틀은 외부요건에 맞춰 짠 것이었다. 그렇게 지난 시간들은 내 진짜 모습을 조금씩 들춰내기 시작했다. 원하는 일이 있음에도 한다고 했음에도 따지고 보면 노력하지 않았다. 안이하게 선택했다. 생각하지 않았다. 후회가 밀려왔다. 좀더 일찍 알았더라면. 좀더 많이 노력했더라면. 좀더 생각을 했더라면. 참혹한 심정이었다. 눈앞에 딱 버티고 있는 시간들이 그런 나를 슬쩍슬쩍 건드리며 지나갔다. 그래봤자 이미 끝난 일이야. 백 번, 천 번 후회해도 소용없어. 버나드 쇼의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묘비명을 떠올렸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후회하니, 지금 이 순간을 잘 지내야 한다는 노작가의 말도 떠올렸다. 그랬다. 딴에는 심사숙고해서 선택한 일도 지금은 후회로 돌아왔다. 다행히도 아직 만회할 시간들이 남아 있다. 멀리 갈 것도 없다. 바로 눈앞에 다가온 하루하루 잘 보내면 될 터였다. 2015년 한해가 설레는 마음으로 내게 말을 걸어왔다. 올해는 나를 어떻게 사용할 거지? 후회하지 않게 잘 보낼 거지? 그래. 수첩에다 조목조목 적어 놓은 계획들을 무슨 일이 있어도 제대로 실행하면 돼.
햇빛이 무환자나무에 머무르고 있다. 누런 잎사귀가 반짝거렸다. 종일 햇빛과 놀다가 갑자기 아주 잠깐 머물고 떠나는 햇빛에 참담한 심정이 되었지만 그 빛이나마 있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힘을 얻고 있는 것일까. 무환자나무가 푸른 윤기를 다시 뽐내는 날을 기대해도 괜찮을까.
성(性)은 살고자 하는 마음, 살리고자 하는 마음, 저 사람을 잘되게 하는 것이라고, 중국 전국시대부터 시작된 성에 대한 논의를 아주 쉽게 설명한 논어 선생님의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벌써 1월 초순이 지나가고 있다. 우물쭈물 할 때가 아니다. 신년에는 내가 주체가 되어 신나게 내 삶을 만들어가자. 외부 상황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주눅 들지 않고 꿋꿋하게 살고자 하는 마음으로 나를 살리고 가족과 지인들, 주변 사람들도 잘되게 도와주자. 상상만 해도 힘이 팍팍 솟아나고 설레지 않은가.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5년 0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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