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문장> 수림 /백민석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5년 01월 09일
오빠, 요즘 날씨는 정말 수림 같지? 물로 이뤄진 숲 ㅠㅠ 물로 뻑뻑한 숲, 물의 정글
여자가 보낸 문자 메시지에 그렇게 찍혀 있었다. 하지만 사전 애플리케이션을 돌려보니 수림에 그런 뜻은 없었다. 내가 또 낚였군, 하고 남자는 메시지 창을 닫으며 중얼거렸다. 수림이라고 어둠치침하고 우울하게 내리는 긴 장맛비라는 뜻의 한자말은 없었다. 요즘 날씨가 딱 그렇지. 남자는 다시 창밖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빌어먹을 장맛비. 그에겐 지난 보름 동안의 날씨가 좀처럼 헤어날 길 없는 물의 터널만 같았다. 나무숲에 나무로 된 터널이 있듯이, 어쩌면 물의 숲 한가운데 물의 터널이 있어서 그 안을 걷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꽤 걸어 들어온 듯한데도 맞은편 끝이 보이지 않는 이 낭패감. |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5년 01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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