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에서>그들은 마지막 남은 양심일지도…
편집장 최철근
최철근 기자 / 입력 : 2014년 12월 22일
웅상지역에 얼마전만해도 어림잡아 170개 모임단체가 있었다. 인구 10만에 이 정도면 상당히 많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많은 단체가 사라지고 있는 중이다. 불과 몇 년 전 만하더라도 단체들 대부분 행사를 마치고 뒤풀이를 마치고나서도 대체로 주변 노래방으로 몰려가는 것이 전례였다. 단체 회장쯤 되면 회식비 정도는 뿌릴 능력이 돼야하거나 주변에서 운영비 정도는 끌어 올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게 과다한 지출과 음주가무로 이끌어가는 모임단체들이 부조리를 겪어가면서 불경기가 지속됨과 동시에 최근 들어 그 양상이 크게 바뀌어가고 있다.
요즘은 행사 뒤에 곧바로 집으로 향하는 것으로 간소하게 마무리를 짓고 있는 단체가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모임단체가 실리를 따지기 시작하면서 그 모습이 세련돼 가지만 점점 그 많던 단체가 없어지거나 사라지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생각해본다.
한편으로는 지역에서 이러한 훈훈한 모임도 메말라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두고 마음이 짠하다. 돈으로 누릴 수 있는 재미가 사라지면서 단체의 성격이 보람되고 의미가 있든 없는 간에 향락적 재미없이 의식적인 이유만 가지고 모임의 목적에 따라가지 않는 세상이 돼 버렸다.
더 크게 말자면 사회, 경제, 문화, 언론, 행정, 의료, 법률 등 분야의 각자가 제대로 할 일을 잃은 채 먹고 살기 위해 마치 표류를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 기능은 하지 못하고 돈 대주는 매체에 줄서고 목을 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실이 현장 취재를 다나는 기자로서 실로 심각한 수준에 왔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분명한 예를 들자면 온 나라가 화제가 되어버린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 사건을 보더라도 그렇다. 돈과 권력만 있으면 아무렇게나 굴어도 된다는 세상으로 변해버렸다.
보도에 따르면 기내 밖으로 쫓겨났던 사무장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여승무원과 자신을 무릎 꿇린 채 모욕을 줬고 삿대질을 하며 조종실 입구까지 밀어붙였다”고 언론에 알렸고 대한항공 임 직원들이 집으로 찾아와 기내에서 스스로 내렸다고 해달라는 압박을 뿌리치고 용기 있게 자기의 정당함을 세상에 호소하고 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자신의 인생의 앞날을 제쳐둔 용감한 사무장으로 인해 전혀 아무 일 없듯이 묻어두고 지나갔을 뻔했던 사건이 언론을 통해 밝혀짐으로써 정경유착과 무조건 맹종하는 기업의 구조적 모순의 병폐가 세상 밖으로 드러나기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일들이 아마 사회전반에 만연 돼 있을 것이고 우리 서민들은 먹고살기 위해 억울해도 말 못하고 속으로 삭히고 넘어가는 일들이 되풀이 되면서 부를 누리는 자들은 더욱더 돈없고 힘없는 서민들을 괴롭힐 것이다.
요즘 보도를 보면 이를 감시와 감독할 권한이 있는 국토부에 계신 공무원들도 돈 많은 자 앞에서 쩔쩔 매고 있는 듯하고 대한항공 임원들도 목 날아갈까 돈줄에 목매고 있는 모습에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이렇게 변했는지 참담하다. 천민자본주의 세상은 언제 사라질는지 모르겠다.
세상이 온통 이렇게 변한다 해도 웅상지역 명동에 가정해체, 방임, 학대, 빈곤, 유기를 당한 어린이를 돌볼 수 있는 집을 지어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역할을 하는 공동생활가정시설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곳은 재단법인 천주교 예수성심전교수도회의의 한 신부에 의해 만들어졌고 설립한지 불과 1년이 되지 않아 현재 2명의 어린이가 있다. 총 7명의 수용할 수 있는 4평쯤 되는 방에 침대와 책상이 2개씩 놓여 있어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시설이 돼 있다. 공동생활가정인 이 ‘푸른나래’라는 센터는 보호가 필요한 5세부터 13세까지 또래 남자 아동들을 받아 24세까지 보호한다.
진실 앞에서 용감하게 밝히는 대한항공 한 회사원과 불행한 어린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천주교의 한 신부가 우리 주위에 있다는 것은 그래도 추운 겨울같이 얼어져가는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데워 줄 희망이다. 이들마저 우리 사회가 도와주지 못한다면 정의와 진리를 죽이거나 포기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어쩌면 그들은 이 시대의 마지막 남은 양심인지도 모른다. |
최철근 기자 /  입력 : 2014년 1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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