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산과 원효대사
동남문화관광연구소 소장, 전 양산대학 호텔관광과 교수 심상도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4년 12월 02일
 |  | | ⓒ 웅상뉴스 | 대운산은 경남 양산시와 울산광역시 울주군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높이는 742m에 달한다.『신증동국여지승람』(울산)에는 "불광산(佛光山)은 고을 남쪽 45리에 있다."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읍지에도 같은 내용을 수록하고 있다. 『조선지형도』(양산)에는 대운산(大雲山)으로, 『조선지지자료』에도 대운산(大云山)이 외광동(外光洞)에 있는 것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원래 이름인 불광산은 불(佛)이 부처를 뜻하는 불(佛)이 아니라 도시를 뜻하는 ‘불’로서 벌(伐), 불(弗), 불[火], 부리(夫里) 등과 같이 음차로 보고 있다. 따라서 불광산은 ‘밝은 성읍터의 산’으로 해석하고 있다. 언제부터 지금의 이름으로 변하게 되었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이름은 다르지만 두 이름 모두 광명한 산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불광산을 한자화하는 과정에서 대운산으로 변하였는데, ‘운(雲)’ 자 또한 높고 큰 산에 붙이는 이름이므로 밝은 산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해동지도』(울산)에는 대운사(大雲寺)가, 『영남지도』(울산)에는 대운봉산(大雲封山)을 각각 묘사하고 있다. 『영남읍지』(울산)에는 "대운산은 온양면에 있는데 둘레가 61리이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영남알프스를 통과한 낙동정맥은 천성산을 지나 경남 양산시 법기리에서 동남쪽으로 용천지맥을 뻗친다. 영남알프스와 동해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지맥이다. 이 맥은 청송산~용천산을 지나 북으로 다시 산줄기를 대는데, 그 가운데에 대운산(742.7m)이 있다.
봄에는 꽃, 여름은 시원한 계곡,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단풍, 겨울의 눈 산행까지 사계절 내내 산악인들의 사랑을 받는 산이다. 철쭉, 진달래, 억새 군락이 많아 제철에 산행을 하면 색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양산시민들에게도 사랑을 받지만 부산과 경남, 울산 모두에서 가까워 ‘근교 산행’ 1순위로 손꼽히는 산이다. 대운산 하나를 두고 양산시는 양산 8경에 울산광역시는 울산 12경으로 지정할 만큼 유명한 산으로 공인받고 있다.
대운산 정상에 서면 서쪽으로 원효산과 천성산이 가까이 보이고 그 너머의 취서산, 신불산, 운문산, 가지산 등 영남알프스의 고봉들을 볼 수 있다. 북쪽으로는 울산광역시와 문수산이 보이고, 남쪽으로는 달음산의 독특한 산세와 금정산을 볼 수 있고, 동쪽으로는 동해바다를 조망할 수 있어 날씨가 좋은 날은 멀리 대마도까지도 보인다고 한다. 특히 대운산 주봉에서 흐르는 도통골과 박치골은 원효대사의 수도처로 알려져 있는데, 도통골은 원효대사가 도를 통했다는 의미에서 그런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대운산 산행 기점은 여러 곳이 있어 다양한 등산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즐겨 선택되는 등산코스는 양산시 명곡리나 울주군 운화리를 택해 등반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원효대사와 관련된 등산로를 택하여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있는 장안사를 기점으로 하는 코스도 인기가 많다. 장안사 코스는 산행 중반까지 흙으로 이루어진 부드러운 육산, 그리고 시원하게 볼 수 있는 조망을 감상하기 좋다. 등산 중반부터 원효대사와 관련된 역사유적인 도통골로 내려갈 수 있다.
장안사코스는 장안사를 출발해 척판암 ~ 424봉 ~ 불광산 ~ 정상을 거쳐 도통골로 내려와 제3공영주차장으로 돌아온다. 불광산에서 정상까지가 오르기가 힘든 된비알이고, 정상에서 도통골 시작점까지의 내리막도 부담스러운 편이라 산행이 수월한 코스는 아니다. 장안사를 떠나 처음으로 만나는 척판암 현판엔 ‘불광산 척판암’이라 적혀 있는데,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당시 이름 없던 이 암자에서 참선을 하던 원효대사가 당의 수도 장안에서 서남쪽에 있는 종남산에 산사태가 나 태화사 1천 명의 승려가 매몰되는 참사 장면을 예지했다. 원효대사는 판자에 ‘해동원효척판구중(海東元曉擲板救衆)’이라 써 태화사로 날려 보냈다. 판자가 절 주변을 떠돌자 이를 신기하게 여긴 승려들이 절 밖으로 뛰쳐나왔고, 이윽고 산사태가 절을 덮쳤다. 목숨을 구한 승려들은 원효대사가 있는 양산의 천성산에 와서 제자가 되고 화엄경 강론을 듣고 성불하였다.
대운산 등산코스가 쉽다고 생각했다가는 위험에 빠지기 십상이다. 대운산의 산세가 생각보다 깊고, 등산로가 여러 갈래로 개설되어 있어 길을 잃기 쉽다. 등산 안내표지판을 잘 살펴야 하고, 산악회에서 나무에 매달아놓은 안내리본도 참고해야 한다. |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4년 12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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