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상상력으로 현안 문제를 해결하자
김서련 소설가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4년 10월 10일
 |  | | ⓒ 웅상뉴스 | 일상을 훌쩍 벗어난 여행에서 배우는 것은 무엇일까. 지난 8월, 몇몇 문인들과 함께 일본으로 배낭여행을 갔다왔다. 오후 3시 부산에서 오사카행 배를 타고 일본 해역으로 들어서자 낯선 공간이 감수성을 자극했다.
구름 사이로 흘러가는 달을 보고 있으려니 일본작가 마루야마 겐지의 ‘물의 가족’을 다시 한 번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영화보다 더 영상적인 표현방법으로 철저하게 이미지의 세계를 추구한 소설이었다. 10여 일의 여행의시작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고아원에서 배운 바느질로 디자이너의 삶을 시작한 샤넬은 밤무대 가수로 잠시 활동할 때 만난 연인을 통해 상류사회의 라이프스타일과 문화, 취향을 배운다. 그러다가 의상실을 차리고 성공의 길을 걷고 있을 때 갑작스런 사고로 연인을 잃고선 베니스로 여행을 떠난다. 여행은 슬픔에 빠진 샤넬에게 새로운 용기를 주고 새로운 영감과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안겨 주었다. 그녀의 창작에 큰 영향을 준 것은 당연했고, 그녀의 큰 자산이 되었다.
일본 교토는 청수사, 금각사, 화려한 사찰, 신사, 마이코와 게이샤, 잘 보전된 옛 건물 등 문화유적이 많다. 그런데 교토역은 매우 현대적이다. 한 마디로 현대와 옛날이 적절하게 섞인 느낌이랄까. 거리 전체가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은 기온 부근의 하나미코지였다. 영화 게이샤의 추억의 실제 무대이기도 한 거리는 잘 정돈되어 있었다. 가모가와 강변 주변은 야외 테라스가 딸린 음식점들이 들어서 있는데, 예전 주택을 개조한 것처럼 보였다.
이처럼 상상력은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 이런저런 것 때문에 안 된다는 문제들을 해결해 준다. 샤넬은 핸드백으로 손을 자유롭게 해 주고 무릅까지 오는 치마와 바지를 입게 했다. 새로운 상상력이 과감하게 관습을 깨뜨린 것이다.
웅상지역은 무궁무진한 상상력의 보물 창고다. 손대지 않은 미개척지가 많다. 물론 상상력의 부재로 문제를 만들어낸 것도 많다. 서창 지역에 난립한 원룸이나 덕계 다리 근처 사무실에 매일 출근할 때마다 바라보는 건설폐기물들을 쌓아놓은 동산. 조금씩 올라가더니, 어느새 산과 산 사이에 새로운 산이 생겨나고 있었다. 멀리서 보면 흙을 쌓아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중간 처리를 해야 할 폐기물 수거업체에서 수 년 동안 쌓아놓은 건설폐기물들이었다.
상상력은 이런 문제들을 풀어주는 동시에 더 많은 것들을 갖다 주기도 한다. 외형적으로 웅상지역은 유입된 인구수로 굳건한 삶의 터전을 만들어가고 있다.
자연과 역사, 현대적인 것들이 어우러진 가운데 주민들은 살아남으려고 애쓰고 나름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남은 것은 새로운 상상력으로 웅상을 매력적인 스토리로 재창조해서 변화시키는 일이다.
가위 하나로 운명과 대결함으로써 미래를 스스로 창조해간 샤넬처럼, 그 지역의 고유성을 잃지 않고 문제를 해결해서 관광객을 유치하는 교토처럼, 눈앞에 놓여 있는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다보면 웅상지역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새로운 여행지가 되지 않을까.
교토, 오사카, 시코쿠를 전철과 버스와 열차로 돌아다녔다. 도시들을 관찰했다. 도코와 더불어 일본의 2대 상업 중심지인 오사카의 난바는 화려하고 시코구는 사색적이었다. 도시는 나름대로의 특색을 살리고 있었다. 웅상이 저절로 떠올랐다. 좋은 도시란 무엇인가. 웅상은 과연 어떤 도시인가. 사람들마다 원하는 것이 다를 것이다.
콜롬비아의 보가타에선 일요일마다 120킬로미터 달하는 거리가 7시간이나 차량경제 때문에 막힌다. 150만명이 넘는 인구가 걷고 자전거를 타고 춤추고 놀고 그리고 사교를 위해 나오기 때문이다. 70년대 초반부터 생겨난 이 도시는 세계의 많은 다른 도시들이 모방하고 있는 성공적인 모델이다. 그 지역의 주민이 원하는 도시는 사람들이 집에서 나가길 원하는 곳이다. 일본은 어떤가. 약 30퍼센트에 달하는 사람이 지하철까지 자전거를 타고 이동한다. 이처럼 편견과 관습을 벗어나 자유로운 사고가 도시의 운명을 만드는 것일까.
빡빡한 일정에서 벗어나 머리를 식히고 싶다는 생각과 낯선 세계에 대한 흥미 때문에 훌쩍 여행을 떠났다. 늘 패키지여행만 하다가 처음 접한 자유배낭여행은 신선하게 내게 다가왔고 나 역시 영감과 아이디어를 안고 돌아왔다.
관행에 얽매여 있는 행정이나 기업, 주민들에게 여행을 권해본다. 굳이 멀리 갈 필요는 없다. 낯선 세계를 경험하는 것. 그것이 바로 여행이다. 시간이 없다면 내면적으로 여행을 해 보자. 낯선 세계를 돌아다니다 보면 영감과 아이디어가 솟아나 새로운 상상력으로 자신의 삶과 주변을 변화시킬지 그 누가 알겠는가. |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4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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