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학교폭력 사안 관련, 학교의 기능과 학부모의 역할
서창중학교 김상현 교장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4년 07월 14일
 |  | | ⓒ 웅상뉴스 | 며칠 전 김서련의 ‘폭력의 기원’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작가의 도도한 필치만큼이나 묘사되는 이야기들은 학교가 과연 무엇을 해야 하고, 학부모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제시하고 있다. 이제 폭력의 문제는 단순한 가정이나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병인으로 자리하고 있어 학교의 기능과 학부모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병인을 어떻게 지혜롭게 헤쳐 나가야 하는가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학교는 학교대로 그 기능을 다해야 할 것이며, 가정은 가정대로 그 역할을 다할 때 희망의 빛이 보일 수 있다. 그 잘못을 사회적 탓으로 돌리거나 누구의 탓으로 미루는 것은, 자기 몫은 다하지 못하면서 남의 탓으로만 여기는 비겁하고 무능한 보호자의 처사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학교의 기능은 과거처럼 적당히 은폐하거나 엄폐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관련법인 학교폭력예방법에 의거하여 있는 그대로를 숨김없이 조사하여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학교폭력 현장을 보거나 사실을 알게 된 자는 학교 등 관계기관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신고를 받게 되면 누구든 학교폭력 전담기구에 이를 신속히 알리고 전담기구는 신고 받은 사안에 대해 기록 관리하고 관할 교육청에 유선 보고 후 24시간 내 서면으로 보고해야 한다. 학교장이 학교폭력을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전담기구 또는 소속교원으로 하여금 가해 피해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 학교폭력 사안일 경우 신고 받은 후 2주 이내에 법정단체인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개최하여 사안을 처리해야 한다. 이러한 절차에 한 점의 의혹이나 오차가 있을 경우 해당학교 및 관련 교원은 귀책사유가 되고 민원으로 이어지는 것이 학교폭력 사안이다. 이처럼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학교의 기능은 너무나 제한적이다. 학교가 더 이상 누구를 봐주고 더 이상 숨길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아니다. 학교폭력 사안이 생기는 경우, 십 중 팔구 관련 학부모들은 자기 자녀의 잘못은 차치하고 우선 학교를 원망한다. 학교에서 일어난 일이고 보면 해당학교에 책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학교가 예측하지 못하는 ‘친한 학생들끼리 장난으로 시작하여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안’은 학교로서 감당하기가 어렵다. 학교는 평소 학교폭력예방 강화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배움터지킴이 활동, 교사의 순회활동 등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요즘 중학생의 폭력사안은 예고편이 없다. 청소년의 발달 단계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려니 여기기엔 너무나 황당한 사례가 많다. 학교는 학교폭력 사안이 일어날 경우 관련 학생이나 학부모의 괴로운 심정을 모를 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해 피해 가릴 것 없이 중간적 입장에서 엄정하게 사안처리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피해학생의 학부모 입장에서 보면 서운하게 여겨질지도 모른다. 우리 아이가 피해자인데 가해 학생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가질 수 있다. 한편 피해학생의 입장에서 사안을 처리하다 보면 가해학생 학부모는 더욱 학교에 대하여 화가 나고 나쁜 감정을 가질 수 있다. 우리 아이가 처벌을 받는다는 불안 심리의 폭발일 수 있다. 결국 학부모의 이러한 감정싸움으로 사안 처리는 지체되고 확대 재생산되는 경우가 잦다. 중학생을 둔 학부모들께 내 자녀가 학교폭력 사안으로 연루될 경우 어떠한 것이 지혜로운 학부모 역할인지 제안하고자 한다. 일언이폐지하고 ‘학교를 신뢰하고 학교의 처리를 묵묵히 지켜봐 달라’는 것이다. 학교는 누구의 편을 들어서 사안을 처리해야 하는 입장이 아니다. 조사하는 과정은 물론 관련 학생의 소명 기회도 하나같이 공평하게 줄 수밖에 없다. 처리 결과 역시 학폭대책자치위원회의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함으로 더 이상 처리과정의 의혹을 가질 이유가 없다. 학교폭력 사안이 일어나면 해당학교 구성원은 모두가 괴롭다. 학교의 명예 실추는 물론이고 업무담당 교원은 아이를 가르치는 본업을 폐하고 사안에 매달려야 한다. 여기다 학부모의 분별없는 민원제기까지 있으면 결국 엎친 데 덮치는 격으로 업무가 과중해진다. 의혹이 있으면 학교에 직접 찾아와서 확인하는 것이 현명한 학부모의 대응 자세고 역할이다. 양산의 학부모들은 민원을 아낄 줄 모르는 것이 안타깝다. 여기 저기의 민원제기는 결국 사안처리를 지체시키고, 해당학교를 멍들게 만든다는 사실에 귀 기울였으면 한다. |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4년 07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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