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민원으로 멍드는 학교, 양산교육 발전은 백년하청이다
/서창중학교장 김상현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4년 06월 20일
 |  | | ↑↑ /서창중학교장 김상현 | ⓒ 웅상뉴스 | 달포 전 황당한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어이가 없다. 전화를 통한 교육청 장학사의 말을 빌리면 양산 서창의 모 중학교가 방과후 활동을 강제로 시킨다는 지적이다. 방과후 활동과 관련하여 어느 학부모가 국민신문고를 통하여 민원을 제기한 모양이다. 처음에는 반신반의 하였으나 전후 사정을 확인한 결과 사실로 드러나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설사 해당학교에서 강제성을 띠고 방과후 활동을 실시하였다 해도 과연 국민신문고나 상급기관에 까지 고변을 해야만 양산교육이 바로 서는지 궁금해진다. 차라리 해당학교에 직접 전화하여 이러한 사실이 있는가를 확인하고 잘못이 있다면 그 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가 아니겠는가.
사실 해당학교는 억울한 점이 많다. 학교장이 공모교장으로 학생들의 학력을 끌어올려 보자는 충심으로 모든 학생들이 방과후 수업에 참여하기를 바랐고, 학교장의 의지는 담임교사가 수업에 참여하기를 독려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자율성을 강제한 면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 학교현장에서 과연 강제가 가능한 시대인가. 교육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가 희망하지 않는다면 여하한 교육활동도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양산지역은 어느 지역보다 지자체가 교육에 대한 투자가 많은 지역이다. 이러한 까닭에 대부분 초·중학교는 지자체의 지원금만으로 방과후 교육활동을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돈 한 푼 들지 않고 사교육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면 학교로서는 참여를 권장해볼 만한 교육활동이 아닌가. 더욱이 양산지역은 어느 지역보다 학력 부진아가 많고, 3학년 경우 고입선발까지 예고되어 방과후 교육활동이 더욱 절실한 지역이다.
방과후 활동은 이제 또 다른 교육과정으로 자리하여 방과후학교라는 용어까지 등장하게 되었다. 이 정책사업의 본래 취지가 학부모의 사교육비를 덜어주자는 의도에서 출발한 것이고 보면, 학교가 무료로 강좌를 개설하여 전체 학생에게 교육하고자 하는 것은 자율성의 강제보다 더 큰 명분일 수 있다. 지금도 여하한 이유로 민원을 제기한 것인지 자세히는 모르나 학교는 멍이 들었고 방과후 교육활동은 한참이나 후퇴하였다. 이렇게 민원으로 멍드는 학교, 양산교육의 발전은 백년하청이다.
혹자는 학생을 생각한다느니 인성 교육을 둘러대며 방과후학교 교육활동을 마치 죄악시한다. 심지어 교육을 망치는 정책인 것처럼 호도한다. 이것은 방과후학교를 너무나 잘못 이해하는 무지의 소치이다. 방과후학교 교육과정은 학생을 무리하게 학교에 잡아놓고 공부만 시키는 것이 아니다. 학교마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학력 신장은 물론 창의적인 인성교육, 감성교육, 심미교육, 건강교육까지 함께할 수 있는 해방 이후 최고의 정책이다. 학부모 중 자신의 자녀를 사설학원에 보내기 위하여 공교육인 방과후학교를 마다하는 것은 너무나 잘못된 교육관이다.
학교는 세 가지의 기능을 다해야 한다고 믿는다. 교학 진작, 인성 교육, 꿈의 육성이 그것이다. 왜 이 세 가지가 학교의 기능이 되어야 하는가. 흔히들 교육을 백년지대계라는 말로 이야기한다. 교학이 일어나지 않고, 바른 인성 교육이 없고, 학생들의 꿈을 키우지 않는 학교는 더 이상 존재가치가 없다. 이러한 수행과정이 없는 학생이 어떻게 밝은 장래가 있으며, 그런 학생들이 자란 나라가 어떻게 희망이 있겠는가.
학교가 교학을 일으키는 것은 당연한 본분이다. 방과후학교 교육과정은 학교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적극적 교육활동이다. 학교가 교학을 일으키는 데 더 이상 찬물을 끼얹는 민원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많은 교장들이 양산에 부임하여 2년을 제대로 넘기지 못하고 떠나는 고민을 새삼 공감하게 된다.
우리의 사랑스런 자녀를 학교에 맡긴 이상 공교육을 신뢰하고 지켜보는 학부모들의 현명한 지혜가 필요하다. 내가 올리는 민원이 내 자녀의 학교가 멍들고 학교발전을 저해하지는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인내가 요구된다. 명문학교로의 도약은 학교의 노력만으로 불가능하다. 교육공동체의 합심동행이 필요하다.
양산은 학교 발전과 나아가 양산교육의 발전을 위하여 학교를 도와주고 감싸주며 격려해주는 학부모들의 넓고 큰마음이 참으로 아쉽다. |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4년 0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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