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⑧ 웅상을 재발견하다
웅상농청장원놀이!!! 떠들썩하게, 신명나게 놀아보자!!! -농사일의 고단함을 흥겨운 놀이로 풀고 다시 활기차게 일하는-
김경희 기자 / 입력 : 2014년 04월 15일
|  | | ⓒ 웅상뉴스 | | 벚꽃이 만개한 봄날이다. 나뭇가지에 연둣빛 물이 오르고 여기저기서 축제가 열리고 있다. 웅상 지역도 마찬가지, 매년 사월이면 축제의 기분으로 들썩인다. 지역마다 신명나는 놀이가 있듯이 웅상에도 신명나는 놀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지난 5일 명동 소재 웅상농청장원놀이전수관에서 공연한 웅상농청장원놀이다. 이 놀이는 지난 2002년 4월 4일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23호로 지정되면서 해마다 이맘 때 공연을 해오고 있다. 웅상농청장원놀이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  | | ⓒ 웅상뉴스 | 이 놀이의 전승지는 명동마을이다. 마을 뒤편 거대한 고분군의 발견과 출토된 토기파편 등으로 봐서 AD5~6세기를 전후 마을이 형성되어 집단거주가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점점 농경사회발달이 이루어져 가족단위 노동에서 마을단위 협업 노동력의 필요성에 의해 후대에 와서 ‘농청’이라는 조직체를 형성했다. 농청구성원은 노동력을 가진 성인남녀로 마을 전체의 협업적 역할을 위해 각 농가마다 남녀 1명씩은 의무적으로 참가하도록 했다. 농청에는 농청의 고문역인 좌상, 농청의 대표자인 행수, 들의 모든 일을 농청원에 알리고 영각을 불어 농사 일의 시작과 끝, 시각을 알리는 들임사, 공동작업을 통솔하고 진행, 마을에서 가장 유능한 농사꾼으로 나이가 들도록 장가를 못간 총각이 맡는 숫총각, 가축의 방목을 감시, 감독하고 가축이 남의 집 농작물에 피해를 주었을 때 손해배상을 조정판결하는 방목감독, 보의 보수 및 농업용수의 분배에 관한 일을 맡은 보감독 등이 있다.
 |  | | | ⓒ 웅상뉴스 | | 농청에서는 원래 모심기, 논매기, 길쌈 등 마을사람들이 모여서 협업작업을 했지만 후대로 내려오면서 대부분 품앗이로 일을 했고 망시 논매기만 농청에서 협동사업으로 했다. 일반적으로 망사논매기를 해 보면 그 농가의 농사 풍,흉작을 가늠할 수 있다. 이때 일부러 농사가 잘된 대농의 논을 맨뒤로 미루었다가 망사논매기를 하고 그것이 끝나면 장원농가로 선정, 그 집의 상머슴을 소 또는 목말에 태우고 영각을 불며 풍물을 치면서 주인집으로 간다. 주인은 술과 안주로 농꾼들에게 대접하고 온 동네 사람들과 나누어 먹으면서 한 해 농사일의 힘겨움을 풀고 풍년을 구가하는 놀이를 며칠 연이어 행하며 벼의 성장기 의례를 마친다. 이 놀이가 바로 농사장원놀이다.
 |  | | | ⓒ 웅상뉴스 | | 웅상농청장원놀이는 명동마을의 논농사시 행하는 공동작업과 농경의례를 가능한 원형에 가깝게 재현하고 있으며, 일 년 중 봄부터 가을까지 농사일을 행하던 농가의 협동작업, 농경의례, 민속놀이 등을 시간대 순으로 구성하여 하나의 연희를 놀이화 했다. 이 놀이에 참가하는 구성원은 모두 명동마을 주민들이고 특히 소시적 직접 농청원이었던 사람과 한평생 직접 농사일을 지은 60~80대 노인층이 주축이 되어 있다.
따라서 놀이과정의 작업, 의례, 놀이 등이 실제 경험한 자의 몸에 배인 것으로 놀이가 매우 자연스럽고 원형 재현에 충실하다. 이 놀이에서 우리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은 농사일의 고단함을 잘 알 것이다. 새벽에 나가 밤늦게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해야 한다. 이런 농사일의 고단함도 여러 사람이 다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흥겹게 일하면 어느새 훌훌 털어버릴 수 있다. 게다가 엄숙한 의례를 거쳐 뒷풀이에서 신나게 논다면 노동의 결과가 얼마나 흐뭇하고 기뻐겠는가.
 |  | | ⓒ 웅상뉴스 | 놀이꾼들은 정리된 장단과 가락의 영향을 받지 않고 순수한 경상도 매나리조의 민요를 부른다. 특히 ‘오하 저리여’라고 뒷소리를 받는 ‘저리여 소리’는 다른 지역에서 유례를 찾아 힘든 웅상 지역의 특징적인 논매기 소리라 할 수 있다.
웅상농청장원놀이의 소리 발굴하고 구성, 기획연출한 자는 전승지인 명동마을 주민인 박순범 민속연구인다. 웅상농청장원놀이 보존회의 인원들은 80여 명이고 웅상농청장원놀이의 소리는 다음과 같다.
◆보리타작(잘개타작)은 일하기가 까다롭고 힘든 노동으로 목도리깨가 앞에 서서 내리치면 종도리깨는 들어 올리고하는 일과의 관계에서 재미난 가사를 붙인 소리다. 가사를 보면 다음과 같다. -여 여차(선창) ~헤야(후렴) 여게쳐라 ~헤야 (이하동문) 저게쳐라 !헤야 요놈의 보리가 ~헤야 아전의 보린가 헤야 도리깨 밑을 ~헤야 살살기네 ~헤야 헤야소리 ~헤야 어잘 한다 ~헤야 때릴 때는 ~헤야 자트랑 밑에 ~헤야 바람도 넣고 ~헤야 어깨춤도 ~헤야 추와가며 ~헤야 죽을판 살판 ~헤야 때리보자 ~헤야
◆모심기는 주로 여자와 노약자들이 모여서 했다. 이유는 임진왜란 7년의 전화와 그 어느 고장보다 숱한 수난사 속에서 많은 남성들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이 고장의 모심기 노래로는 경상도 교창식 모노래의 본고장이며 여성들의 서러움과 한이 노래의 곡조와 가사에 애절하게 배여 있다. ◆긴모찌는 소리 A. 한강에다 모를 부어 그 모찌기 난감하네 B. 하늘에다 목화심어 목화따기 난감하네 C. 만장 겉은 이모자리 장기판 만치 남았구나 D. 장기야 판이사 좋다마는 장기둘 이가 그 누군고
이외 여러 행사를 알아보자. ◆나다리(낫아리)행사는 농사관리를 잘 진행해 나가기 위한 농청예비모임으로 풍년기원당신제와 소임자 선출, 가축방목법을 정한다.
◆용신고사는 심은 모가 아무런 병에 걸리지 않고 아무 탈없이 쑥쑥 잘 자라 알곡을 맺기를 소원하는 기원의식이다. 이는 모를 심은 후 집집마다 떡을 해 가지고 나와 자기 논물꼬에 꽂으며 고사소리를 한다. (소리)- 웃논에 용신님네요 아랫논에 용신님네요 울 농사 참농사를 짓거들랑 우짜던동 풍재, 수재, 충재, 한재 다 막아주고 신농씨 농법으로 지은 농사 이색이는 말로 하고 단으로 섬으로 나게 하고 앞에 노적, 뒤에 노적, 가리가리 가리주소 용신님네요, 용신님네요 용신님께 비나이다
논매기는 한 해에 아시매기(초벌) 두벌매기, 망시매기(세벌) 3번 하고 대나무로 만든 고동을 각 손가락에 끼고 논을 맸다. 소리는 어산영(어사용)으로 가난한 농군들의 신세 한탄가이며 매김구는 매우 슬프다.
◆논매기 소리(어사용) 붙같이 더운날에 미같이도 지선 논을 (후렴) 오하 저리여 논매기도 되다한데 소리조차 왠말이오 오하 저리여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진다고 서러마라 오하 저리여 내년 삼월 돌아오면 그꽃 다시 피건마는 오하 저리여 우리 인생 한번가면 돌아올 줄 모리는고 오하 저리여 산천초목에 붙은 불은 만인간이 끄건마는 오하 저리여 요내 가슴에 붙은 불은 어느 누가 껄꼬 오하 저리여 |
김경희 기자 /  입력 : 2014년 04월 15일
- Copyrights ⓒ웅상뉴스(웅상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생활 정보
부동산
사람들
단체
따뜻한 이웃
지역행사 일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