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소설가 김서련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3년 09월 16일
 |  | | ⓒ 웅상뉴스 | 처음엔 고양이가 왜 그러는지 알지 못했다. 집안에 들어서면 졸졸 따라다니면서 장난을 치던 고양이가 어느 날 갑자기 아예 근처에 오지 않는 거였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가족들한테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래도 길냥이 때문에 고양이가 상처를 받은 것 같아. 데면데면하게 구는 고양이를 두고 아이가 말했다. 두어 달 전, 새끼 길냥이를 집에 데리고 온 적이 있었는데, 그 일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었다. 그때 길냥이가 자신보다 몸집이 두 배가 큰 고양이의 배를 물어뜯는 둥 하도 공격을 해서 나흘 만에 다른 사람에게 주었다. 가끔 온 집안을 돌아다니면서 탐색하던 길냥이가 생각났고 둘이 따로 격리시켜 서서히 적응시키지 않은 것을 후회하곤 했는데.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다보면 잘 지낼 것이라고 방심한 게 길냥이도 떠나보내고 고양이에게도 상처를 입힌 것이었다. 부주의하게 그들을 방치한 게 화근이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가족들에게 다가오지 않고 멀리서 지켜보기만 하는 고양이를 보면서 생각했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달리 방법이 없어서 틈만 나면 도망치는 고양이를 붙잡아 어루만져주고 눈을 들여다보고 진심을 다해서 사랑한다고 속삭였다. 쉽게 돌아서지 않던 고양이는 여름이 끝날 즈음에야 곁으로 다가왔다. 살그머니 침대 위로 올라와 자고 있는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고양이를 발견하고는 얼마나 기뻤던지. 울컥, 치솟아 오르는 뜨거운 감정에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 했다. 마침내 정성이 통했던 것이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여름도 지나고 어느새 추석이 눈앞에 와 있다. 해마다 명절이 다가오면 신문에서는 어떻게 하면 명절을 잘 보낼 것인가, 하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평소에 떨어져 있던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짧은 시간에 후딱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를 하기 쉬운데, 그게 주로 듣는 사람이 싫어하는 화제인 경우가 많다. 결혼 얘기, 정치 얘기, 다른 집 사람들과 비교 등등. 상대의 마음을 배려하지 않는 부주의한 말이나 행동은 결국 상처를 주게 되고 그것은 때로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가족이니까, 친구이니까, 연인이니까 설마 이해하겠지, 괜찮겠지, 하고 생각한다면 정말로 착각한 것이다. 의외로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한테서 더 깊은 상처를 받는다.
그러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먼저 주위 사람들이 불행해지기를 바라는지 아니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지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불행하게 만들려면 상대를 자꾸 자극하면 될 것이다. 함부로 자존감을 깔아뭉개고 인격적인 모독을 하면 될 것이다. 그래서 얻는 것은 무엇일까. 고양이도 상처를 받으면 상대를 멀리하는 법, 하물며 사람은 어떨까. ‘복수는 나의 것’이라며 상대의 반격을 받을 수 있다. 반격은 반격으로 이어지고 그러다 보면 결국은 둘 다 만신창이가 된다. 그런 상황을 막는 방법은 하나, 곁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욱더 인간적인 예의를 다해서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에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상대에게 상처를 줬다면, 상대가 그 상처를 회복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감정적 유대감을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상처받지 않고 잘 살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말이나 행동부터 배워야하지 않을까. 이번 추석에 당장 한 번 실행해 보는 것은 어떨까싶다. |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3년 0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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