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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형님..

허용복/ 신라대학교 보건행정학부 외래교수
YB ENGLISH 3000 저자
(전)양산신문/울산매일신문 영어회화 칼럼리스트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3년 08월 05일
ⓒ 웅상뉴스
형님 먼저 아우 먼저, 그럼 내가 먼저, 1970년대를 떠올리는 상징적인 글귀다.
우리사회도 형님 문화가 펴져서 어디가나 형님 아우 소리를 자주 듣는다. 특히 고향에 향우회 모임이나 단체가 결성 된 모임에 나가면 어김없이 위, 아래 서열을 당연히 나이순으로 메긴 다음 주변정리 해 버린다. 나도 젊어서 한 때는 나이를 좀 올리고 싶어서 두 살을 올렸다. 술자리 분위기 무르익어 갈 때쯤에 갑자기 갑장(동갑나이)이라고 하고, 내게 와서 무슨 띠냐고 물었다. 난 얼떨결에 대답을 한 것이 한 살 위에 띠를 말했다, 그랬더니 한 살 아래라고 하면서 곧 바로 서열이 뒤로 밀렸다. 아뿔사, 두 살 위에 띠를 몰랐던 것이다. 순간 가장 많이 써 먹는 결정적 한마디가 생각났다.  호적이 잘 못 되어서.. ㅋㅋ, 옆자리에 계시는 연세 좀 드신 형님께서 옛날에는 그런 일 많았다고 얼른 내 편이 되어 주셔서 위기를 면했다. 지금 기억해도 정말 그때는 그 형님 좋았다. 그러니 소위, 민증(주민등록증)보자는 말도 자주 하고. 자주 듣는다.
우리 동네도 그러한 형님이 한분 계신다. 형님 형수님 두 분이서 식당을 운영 하시면서 언제나 인자 하시고 넉넉함을 잃지 않은 정말 멋진 형님이시다. 뿐만 아니라, 노인정과 독고 노인 분들께 무료 급식도 매달 빠뜨리지 않고, 솔선수범해서 좋은 일 하시는 우리시대에 내가 닮고 싶은 분 중에 한분이시다. 난 그분을 형님이라 부른다. 난 친형님이 안 계신다. 6.25 사변 때 네 분이나 계시는 형님들은 모두가 피난 나오면서 돌아가셨다고 내 모친께 들었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내 몸 속 어딘가에 잠재 된 슬픈 사연 때문인지, 평소 부르고 싶은 형님의 소리를 자주 내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내가 부르는 형님들은 어림짐작으로도 족히 백 명은 넘을 것이다. 또한 그 형님 주변에 계시는 여럿 분들도 덤으로 성함이나 직위 보다 통칭(통상적인 호칭) 형님이라 부른다. 이렇듯 우리사회에는 형님문화가 완연하다. 우리가 식당에 가서 아가씨, 아줌마, 라는 호칭을 나이 맞추어서 불렀던 시절도 있었다.
나이가 통 감이 안 잡혀서 아가씨를 아줌마 부르면, 그날 서비스는 두 말 할 것 없이 엉망이고, 아줌마를 아가씨 부르면 그날 서비스 제대로 받는다. 이제는 거의 사라지고 대신 이모나, 이모님이라는 신종 용어가 만들어 진 것도 어쩌면 이런 형님문화에서 생겨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예전엔 미처 몰랐다. 동생이 얼마나 마음이 편한지, 하지만 내 나이도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知天命)이 되고 보니, 나이 그냥 먹는 것도 아니더라는 생각이 든다. 형님 소리를 들을 만한 자격과 연륜, 경험, 이해심, 인자함이 묻어나야 하고,  많은 양보와 배려, 사랑과 인내심이 함께 수반 되어야만 후배들 스스로 형님 이라는 호칭이 입에서 나오더라는 것이다. 형님의 역할과 서열은 누군가 말 해주지 않아도 다 알고 있다는 것이다. 무의식중에 인증하고. 수용하는 것처럼, 형님이라면 어딘지 모르게 든든하다. 어느 집안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집안에 아버지 다음으로 큰 형님(장남)이다. 그래서 큰 형님은 아버지와 같은 서열로 쳐 주고, 집안에 기둥이고, 형제 서열 1위 대장으로 낙점이 된다. 형 만한 아우 없고. 아버지 안 계실 때는 형님 뜻에 따라야 하고, 형제는 용감했다. 이 모두가 형님이 주인공이다,
로마가 하루아침에 만들어 진 것이 아닌 것처럼, 결코 우리나라의 형님문화도 하루아침에 만들어 진 것은 아닐 것이다. 이름만 들어도 좋고. 이름만 불러도 좋다 우리 동네 형님, 형님 노릇하는 것도 쉽지도 않겠지만 그래도 형님이 있어서 좋다. 난 그 형님과 주변 형님 분들이 좋아 오늘도 발길을 돌린다. 우리 동네 형님 집으로...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3년 08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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