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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산책>/ '전국노래자랑'/더운 여름, 소소한 이웃들의 정으로 이겨내자


김경희 기자 / 입력 : 2013년 07월 31일
ⓒ 웅상뉴스
장수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은 33년 동안 그 맥을 이어왔다. 본선 진출자가 3만 여명이 넘고 각기 다른 출연자들의 이야기는 다수의 영화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무궁무진하다. 한마디로 소재의 창고라고 할 수 있다. 영화로 나와도 벌써 나와야 했다. 마침내 이종필 감독이 깃발을 들었다. 출연자들의 사연을 적극 활용해 <전국노래자랑>이란 영화를 만들었다. 이종필 감독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 속에서 끌어낸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노래보다 사람들의 사연에 초점을 맞춘다.

<전국노래자랑>은 그들이 왜 무대에 서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보여준다. 봉남(김인권)은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현자(이초희)는 짝사랑하는 회사 동료에게 고백하기 위해, 보리(김환희)는 이별을 앞둔 할아버지에게 노래 선물을 하기 위해, 그리고 시장 주하나(김수미)는 시민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무대에 오른다. ‘전국노래자랑’에 참여하기까지 수많은 갈등을 겪는 이들의 모습은 꿈, 첫사랑, 가족애 등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한다. 싸이의 ‘챔피언’, 박기영의 ‘시작’, 홍민의 ‘부모’ 등 사연에 맞는 음악이 더해지면서 인물들의 감정은 더 명확해진다.

영화는 예상 가능한 이야기의 흐름을 이어가면서도 웃음과 감동의 이야기를 매끄럽게 삽입한다. 특히 인물들에게 할당된 이야기를 균형 있게 조율하려는 흔적이 엿보인다. 중국집 사장에게 노래 강습을 시키는 봉남의 코믹함,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동료 때문에 힘들어하는 현자의 애처로움, 손녀와의 이별을 아쉬워하지만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오영감(오현경)의 쓸쓸함 등은 영화의 기폭제 역할을 한다. 이는 큰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 <전국노래자랑>이 지루할 수 없는 이유다.

이종필 감독은 영화를 통해 짧은 시간동안 무대 위에 서서 환호와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사람들과 더불어 흥을 나누며 즐기는 청중들 또한 삶의 주인공이라 말한다. 영화는 소박한 잔치에 내놓은 평범한 음식처럼 노래를 매개로한 소소한 이야기를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오롯이 전한다. 담백한 여운을 남기는 미덕이 돋보인다.
김경희 기자 / 입력 : 2013년 07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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