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는 왕따..
허 용 복 신라대학교 보건행정학부 외래교수 YB ENGLISH 3000 저자 (전)양산신문/울산매일신문 영어회화 칼럼리스트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3년 07월 22일
 |  | | ⓒ 웅상뉴스 | 어느 날 초등학교 6학년에 다니는 딸이 엄마 아빠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굳은 표정으로 엄마께 질문을 했다. 엄마, 엄마 내 친구가 우리 반 아이들에서 따돌림(일명 왕따)을 당하고 있나 봐요. 이 일을 어쩌면 좋을까요? 하고 엄마께 물었다. 엄마께서는 아주 좋은 질문이라고 생각하면서 내심 옆에 있는 남편을 의식 한 듯 미소를 머금고, 자녀 교육은 이렇게 하는 것이라는 걸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논리정연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응! 그랬구나,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을까? 약간은 안 됐다는 표정을 짓고 있을 때, 초등학생의 딸은 또 말을 이어갔다. 그 따돌림을 당하는 친구와 이야기 하는 아이는 똑 같이 따돌림을 당한다고 심각한 이야기도 털어 놓았다. 엄마는 너희들 또래를 훤히 다 알고 이해하는 것처럼, 그 딸에게 나이와 탄탄한 경험을 앞 세워서 솔로몬의 지혜를 깨우치고 있는 표정으로 당당한 조언을 서슴없이 일러주신다.
결론은, 그래 너도 그 왕따 친구랑은 어울리지 말거라, 다른 친구들이 괜히 너도 쓸데없는 행동한다고 왕따 시킬라. 넌 그냥 아무생각 말고 공부만 열심히 하면 돼~우리 딸 알았지..착하고 이쁜 딸..사랑해...잘자...
다음 날 아침, 엄마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그 사랑하는 딸은, 그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자살을 했다. 천지개벽 할 일이 벌어졌다. 내 딸은 그런 짓을 할 아이가 아니라고 통곡을 했다. 세상이 무너지는 쓰라린 고통과 아픔을 왜 겪어야 하는지 엄마는 몰랐다.
이 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왕따 당하는 친구는 바로 자신의 딸 이었다. 초등학생의 딸은 엄마가 걱정 할까 마음 아파서, 자신의 심정을 감추면서 까지도, 내가 가장 잘 아는 내 엄마는 이해 해 주시고, 사랑으로 감싸 주실 것이라는 확실한 믿음으로 털어 놓았지만, 결과는 나를 알아주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는 막막한 상실감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결정을 내렸던 것이다.
대화 해 주는 친구도, 선생님도 심지어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 주신 부모마저도 그 왕따 당하는 친구랑 가까이 하지 말라는 충고였다. 엄마의 말씀을 들은 그 초등학생의 심정은 과연 어떠했을까? 눈물이 앞을 가린다. 자격과 위치는 엄마였지만,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딸의 심정을 헤아릴 수 없었다는 가슴 아픈 실화다.
지금, 여러분들의 자녀와는 어떤 대화를 하십니까? 사랑의 반대말은 무엇입니까? 미움이 아니고 무관심이라 한다,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점점 멀어져 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상실감은 어떨까? 우리는 얼마나 자녀의 심정을 잘 알고 헤아리고 있을까? 사랑하는 내 자녀가 무엇이 불만이기에 부모에게 저항하고, 세상을 저항 할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부모나 스승이 감히 충고를 할 수 있다면, 정작 본인은 세상에서 손가락질 안 받을 만큼 그렇게 당당하게 살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부터 하심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비겁하게 자녀나 학생에게, 당신이 매를 잡을 때, 당신의 모습이 훌륭하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으면 매를 잡아라. 어쩌면 매 잡는 당신이 왕따의 불만 표출 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세상에 모든 불행과 불신, 정의가 아닌 불의가 판치는 세상을 부모들은 어떻게 자녀에게 설명 할 수 있을까? 세상은 돈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고, 사랑으로 꾸며간다는 그 진실을 우리 자녀에게 보여주자. 우리 부모들은 변명하지말자, 비록 아버지는 돈이 없어 도둑질 했고, 자식에게는 도둑질 안 시키려고 이런 짓 했다고 합리화도 하지 말자. 진실은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그 속담의 의미는 아이들도 알고 있다. |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3년 07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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