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와 늑대' 마크 놀랜즈/ 인간이 좇은 행복은 무엇일까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3년 01월 29일
 |  | | ⓒ 웅상뉴스 | 철학자와 늑대가 등장하는 책이 있다. 놀랍게도 그것은 새로운 철학 우화가 아니라 실화이다. 어느 날 철학자가 새끼 늑대 한 마리를 만나고 둘은 서로 떨어지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늑대가 숨을 거두기까지 11년간이나 둘은 약속대로 떨어지지 않고 함께 시간을 보낸다. 철학자는 늑대와의 동행을 기억하며 자신이 얻은 진리와 깨달음을 반추한다. 이 책에서 나오는 철학자는 다름 아닌 해외에서 ‘SF철학’ ‘동물의 역습’ 등으로 잘 알려진 마크 롤랜즈이다. 27세의 어느 날 그는 ‘96% 새끼 늑대 팝니다’라는 광고에 혹해서 찾아간 농장에서 100%의 새끼 늑대를 분양받았다. 늑대는 개와 다르다. 늑대는 야성적인 동물로 닥치는 대로 무엇이든 부서뜨린다. 파괴자다. 저자인 마크 롤랜즈는 집 안을 간수하기 위해 원칙을 세웠다. 불가항력적으로 세운 제1원칙은 바로 ‘어디든 함께 데리고 간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의미 있는 삶을 공유하기 위해’ 늑대에게 언어와 비언어를 알아들을 수 있도록 훈련시켰다. 그 결과 늑대의 목줄을 풀고도 보조를 맞춰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웨일즈어로 ‘왕’이라는 뜻의 ‘브레닌’이라 이름 붙인 새끼 늑대와 어디든 함께했다. 강의를 나가던 강의실은 물론이고 활동하던 운동부의 뒤풀이 자리도, 강의 자리 때문에 미국과 영국을 넘나들던 대서양 위에서도 데리고 다녔다. 브레닌이 늙고 병들어 안락사를 선택한 그 순간, 죽음의 주사를 맞을 때도 그랬다.
저자는 브레닌과 늘 함께하면서 인간은 물론이고 개와도 다른 늑대의 야성을 보게 된다. 이를 통해 과연 ‘영장류’ 인간은 정말 다른 모든 종보다 뛰어난 존재인지를 묻는다. ‘인간적이다’라는 말에는 과연 긍정적인 의미만 있는 것인지, 인간이 좇는 행복이란 과연 무엇인지 등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깊은 성찰도 얻는다.
그는 또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늑대와 함께 산다는 것은 가장 중요하게는 우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진리를 깨닫게 해주고, 우리의 관심을 필요로 하는 다른 존재들이 있음을 알게 해준다고.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지나치게 인간 중심적이다. 이 책을 읽고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바로 ‘생명에 대한 감수성’이 아닌가 싶다. 소설가/김서련 |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3년 0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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