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 (小都) 예찬 ∐
김 백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19년 10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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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백 시인 한국시인 연대 이사 계간문예 중앙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양산시인 협회 회장 역임 웅상신문 고문 시집: 자작나무 숲에 들다 |
ⓒ 웅상뉴스(웅상신문) | 이젤위의 미완성 수채화 같은 풍경입니다. 햇살에 반짝이는 노오란 감과 바람에 흔들리는 벼이삭과 자고 나면 짙어지는 나뭇잎들, 아직은 설익은 채색의 가을입니다. 이쯤에서 계절은 옷을 갈아입습니다.
웅상이란 작은 도시에 와서 또 한 번의 가을을 맞이합니다. 나도 그 배경이 되어 함께 물들어 갑니다. 회야강 강물이 시 스루의 몸매처럼 그 속까지 다 맑아졌습니다. 피라미가 떼 지어 유영하는 천변엔 씨앗을 품은 금잔화가, 들국화, 코스모스, 구절초와 어우러져 산책 나온 아이들의 손을 곱게 잡아 줍니다.
요즘 소도 웅상은 곳곳이 잔치 분위기로 시끌벅적합니다. 주민 센터 마다 음악회와 노래자랑 볼거리 먹을거리 등등 판을 벌려 도시 분위기가 고무되고 있습니다. 큰 도시에서는 감히 경험하지 못한 고향 같은 진 맛입니다. 행사 뒤풀이로 마주치는 건배와 고성방가는 차라리 향수를 달래는 찬가입니다. 웅상은 대부분 외지인들로 형성된 도시지만 너도 나도 주저앉으면 고향입니다.
인디언들은 10월을, 큰 바람이 부는 달(슈니족), 잎이 떨어지는 달(수우족), 새들이 남쪽으로 날아가는 달(크리 족), 내가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하는 달(카이오와 족), 가난해지기 시작하는 달 (모호키 족) 이라고 합니다.
미처 읽지 못한 과월호의 페이지처럼 그냥 덮어버리기엔 참 아쉬운 계절입니다. 무상하고 불안전한 존재들, 새와 곤충과 물고기와 그리고 동물과 수목과 버림받은 것 들, 모두가 다른 세계 다른 질서 속에 존재하는 성자(聖者)들입니다. 누가 저 아름다운 것들의 시간을 잡아둘 수 있을까요? 이른 아침 풀섶에 내린 이슬방울처럼 우리 곁을 떠나는 것들을.
그리운 엽서를 부치던 우체국 마당 은행나무는 올해도 어김없이 샛노란 나뭇잎을 그 나무벤치위에 수북이 떨구어 놓을 것입니다.
오후의 가로수밑 걸어가는 가냘픈 어깨위에서
모이를 찾아 나선 아스팔트위의 빨간 비둘기에게서
빈 공원의 나무벤치 그늘을 덮고 앉아있는 하얀 노인에게서
그 쓸쓸함을 봅니다.
사랑은 은빛머리 벤치의 무릎위에 고단한 영혼을 뉘이듯 우리 곁을 맴도는 그 쓸쓸함에 대하여 말없이 답하는 것입니다. -김백의 아침편지 <그 쓸쓸함에 대하여> |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 입력 : 2019년 10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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