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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홍혜문 자전거여행

화명대교를 지나며(4)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19년 04월 29일
ⓒ 웅상뉴스(웅상신문)
양산 물금취수장에서 출발하여 화명생태공원을 거쳐 낙동강하구둑까지 가기로 한다. 물금취수장에서 뒤돌아본 낙동강 상류로 밀양과 양산 쪽으로 하늘다리처럼 두 개의 다리가 하늘을 가로지르고 있다.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에는 나룻배 대신 자동차들이 쉬지 않고 동과 서로 이동한다. 옛날에는 곳곳에 나루터가 있었으나 지금은 사라졌다. 유속이 제법 있어 보인다. 나룻배를 띄운다면 제대로 균형도 잡지 못하고 떠내려가지 않을까 걱정될 싶을 정도로 바람이 세다. 자전거에 올라 용화사와 임경대, 황산 벼랑길 팻말을 뒤로하고 달린다.
황산체육공원이 나타난다. 광활한 황산체육공원에는 배낭을 메고 도보를 하는 사람들도 몇몇 보이고 자전거 속도에 몸을 맡기고 씽씽 달리는 사람들도 있다. 빗줄기가 하나씩 떨어진다. 오늘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던가. 기억나지 않는다. 시간은 유수같이 흐른다. 겨울이었던 계절은 어느새 봄이다. 가을에 무성하던 갈대숲이 강변으로 이어지다 사라진다. 황산공원에는 한편으로 유채꽃이 살랑거리며 인사한다. 공원으로 파크골프를 치는 중년들도 퍼팅을 홀에 대고 고개를 숙이고 공을 치는 사람들도 제법 있다.
높다란 황산대교 아래로 자전거 쉼터가 보인다. 호포다리는 공사 중이므로 강의 아래쪽 좁은 강에는 네모난 플라스틱을 이어붙인 호포 다리를 건넌다. 양산과 부산의 경계를 지난다. ‘절대 위험’, 자전거에서 내려서 건너가라는 안내문이 적혀 있다. 뗏목에 올라 지나가는 기분이다. 짧은 이 구간은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우리는 양산과 부산과 다른 도시로 경계를 가르지만 강은 그런 것과는 아랑곳없다는 듯이 하나로 흐른다.
다리를 건너자 공중으로 낙동강 건너편으로 다리를 잇는 화명다리가 허공을 가로지르며 떠 있다. 다리 사이로 부산 화명동 아파트와 시가지가 얼굴을 내민다. 페달을 돌리자, 달리자 오른쪽으로 강물 위로 구포다리 대신 고가도로로 차들이 달리고 있다. 길은 낙동강하구둑까지 이어진다. 낙동강 주변은 구석기시대부터 우리 조상들이 터를 잡고 살기 시작하여 신석기와 고대 가야와 신라, 그리고 고려까지 수천만 년 동안 역사를 이어왔다. 태백산에서 시작된 물줄기는 안동과 구미와 대구 달성보를 거쳐 양산에서 구포로, 을숙도로 흐른다.
“낙동(洛東)이라는 이름의 뜻은 가야의 낙양 동쪽에 흐르는 강이란 의미이다. 낙양은 지금의 상주를 말한다."라고 서술하고 있는데, 상주는 가야에 속한 적이 없다. 오히려 위키피디아는 옛 이름이 가야의 황산나루를 지나는 강이라 해서 황산강이었다고 적고 있다. 낙동의 낙(락)이 가락에서 나온 것이라는 설명이 상주(낙양)설보다 훨씬 설득력 있다.” (나무위키)
낙동강은 선조 때부터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어머니의 탯줄 같은 것이었다. 6.25 후 보리 고개 시대에는 서민들이 땔감을 뗏묵에 실어 장에 팔기도 했으며 똥짐을 진 사람들이 오물을 강에 쏟아버리기도 했다. 그래서 구포 사람들은 낙동강 물을 똥물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자전거는 이미 구포를 지난다. 구포 오가는 두 개의 고가도로를 바라보며 벚꽃 길을 지나자 낙동강하구둑 방조제가 보인다.
갈멧길로 접어들자 왼쪽으로는 사상과 하단을 지난다. 바람이 불어온다.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엄마의 자장가처럼 영혼을 쓸어주는 손길이 배여 있다. 수백만 년 동안 인류를 먹여온 강은 하구둑에 이르러 우리가 버린 수많은 욕설과 오물과 쓰레기로 받아주고 다시 새로운 물로 거듭나며 우리에게 그래도 너희의 영원한 모성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드넓은 하늘을 품으며 도도하게 흐른다. 마음이 숙연해진다. 하구둑 다리에 오르기 위해 엉덩이를 들고 오르막을 올라 우회전한다. 하구둑 다리 아래로 넓고 긴 강이 흐르고 있다. 오랜 세월 변함없이 흐르는 강. 거대한 물길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 세상의 모든 것은 흐르고 흐르니 시간 앞에는 그 어떤 것도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말을 바람에 전해주는 듯하다.
어느새 낙동강하구둑 도착점이다. 인증센터를 지나 사진을 찍으려는데 머리 위로 렛츠 고라는 글자가 반원처럼 둥글게 붙어 있다. 모든 도착지는 출발점이다. 다시 시작이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을숙도에서 김해 쪽으로 턴 한다. 렛츠 고.
↑↑ 홍혜문 소설가
ⓒ 웅상뉴스(웅상신문)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19년 0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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