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4-03-29 오전 09:43:02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뉴스 > 오피니언

문화 산책 4/종점에서

김백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19년 02월 24일
올해는 봄을 알리는 입춘과 설이 하루의 시간차를 두고 모두 지나갔습니다. 그래서 인지 계절은 아직 겨울인데 날씨는 봄입니다. 땅속 깊은 곳에서 봄날의 격정을 기다리는 튤립의 속 끓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벌써 양지바른 언덕엔 쑥잎이 돋고 눈치만 보던 매화나무도 꽃멍울을 터트렸습니다.

지난겨울은 마음이 더 추운 계절이었습니다. 한 겨울을 건너가는 거리의 풍경이 쓸쓸하기만 한 것은 얼어붙은 경기탓만일가요.
오후의 가로수 밑을 걸어가는 늘어진 어깨위에서, 모이를 찾아 나선 아스팔트위의 비둘기에게서, 텅 빈 공원벤치 그늘을 덮고 앉아 있는 노인에게서 짙은 쓸쓸함을 봅니다. 짧은 겨울해가 가난한 할머니의 문턱을 힘겹게 넘는 계절입니다.
ⓒ 웅상뉴스(웅상신문)
너는 더디 오고 / 겨울밤은 막차보다 일찍 온다 / 저녁햇살이 펼쳐놓은 할머니의 나물보따리속으로 / 가난한 하루가 둘둘 말려 들어간다 / 내 유장한 삶이 문득 내려버린 평산동 50번 버스 종점 / 도시와 도시의 임계를 넘나드는 시내버스는 / 지친하루를 싣고 와 쿨럭쿨럭 쏟아놓고 돌아간다 / 언제부턴가 / 산빛 아래 부나방처럼 모여든 사람들 / 미망에 갇힌 소도의 섬에서 / 생이 닳도록 생을 태우며 산다 / 아침저녁 부대끼며 서로를 데우는 만원버스는 조용하다 / 새벽을 따라간 사람들 저녁이면 / 슬픔 한보따리씩 안고 돌아온다
저 도시의 불빛은 / 이 도시의 불빛을 위무하지 못했다 / 산동네 키 큰 전신주가 울음을 삼키며 / 하나 둘 조등을 내걸면 / 인적 드믄 종점의 밤은 푸르게 응결된다 / 생의 굽은 골목어귀 어디쯤 돌아 올 막차처럼 / 너는 더디 오고.
김백의 시 <종점에서> 전문.

올해도 묵혀 둔 벼루에 먹을 갈았습니다. 또르르 겨울잠에서 깨어 난 개울물소리가 청자연적에서 굴러 떨어집니다.
입춘대길 (立春大吉)
따스한 햇살 등에 지고 저 작은 골목길 돌아오실 내 그리운 손님을 위해 매화나무 빈 가지에 코끝 시린 꽃망울 몇 자 걸어 놓았습니다.


   
↑↑ 김백
<월간 문학공간> 등단. 한국시인 연대 이사.
계간문예 중앙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양산시인 협회 회장 역임.
시집: 자작나무 숲에 들다.
ⓒ 웅상뉴스(웅상신문)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19년 02월 24일
- Copyrights ⓒ웅상뉴스(웅상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포토뉴스
생활 정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는 의학과 .. 
부동산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영향으로 .. 
사람들
“지역의 역량을 일깨우고 성장시키는.. 
단체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를 .. 
따뜻한 이웃
지난 1일 웅상노인복지관(관장 이명.. 
지역행사 일정
많이 본 뉴스
웅상 사람 위급 시 죽음 각오해야..
웅상사람들 위급 시, 현실적 생명 보존 어렵다..
김태호, 불법 혼탁선거 즉각 중단 촉구..
김부겸, 웅상중앙병원 당차원...김두관, 실제로 인수 제안 거론..
양산시, 동부양산 시민들과 응급응료대책 방안 강구..
“양산에 큰 책임감, 모든 걸 걸고 온몸을 던질 터”..
웅상신문, 2024년 3월부터 `아트살롱` 갤러리 운영..
포토뉴스/ 3.1절을 맞아 회야강을 달리다..
양산시 관내 신설 학교 교명 찾는다..
[수요드로잉] 회야강의 봄..
신문사 소개 고충처리인제도 기사제보 제휴문의 광고문의 개인정보취급 편집규약 윤리강령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찾아오는 길
상호: 웅상뉴스(웅상신문) / Tel: 055-365-2211~2,364-8585 / Fax : 055-912-2213
발행인·편집인 : 웅상신문(주) / mail: news2022@hanmail.net, news2015@naver.com
주소: 경상남도 양산시 덕계 2길 5-21 207호, (기장)부산시 기장군 월평1길 7, 1층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 아00194 인터넷신문 등록일:2012년 7월 11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철근
Copyright ⓒ 웅상뉴스(웅상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4,001
오늘 방문자 수 : 2,742
총 방문자 수 : 22,77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