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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 그 사람 / 이철호 편들마을 통장

편들마을, 살기 좋은 마을이라고 입소문이 나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
얼마전 집에서 멀리 떨어진 편들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서성거리던 치매환자 발견 귀가 조치

김경희 기자 / 입력 : 2021년 03월 22일
↑↑ 이철호 편들마을 통장
ⓒ 웅상뉴스(웅상신문)
지난 달 치매노인을 발견해서 무사히 귀가시킨 이철호 편들마을 통장을 만났다. 중증 치매환자인 A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2시경 덕계동 집을 나와 약 6.4km 이상 떨어진 편들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서성거리다가 순찰을 돌던 이철호 통장에 의해 발견되었고 안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당시 길을 잃은 A 씨를 발견한 것은 이 통장이 순찰을 돌 때였다. 사건당일 낯선 노인이 마을 외곽 버스정류장에서 오랫동안 서성거리는 모습이 이상하여 말을 걸었다.

이 통장은 “단정한 옷차림의 어르신이라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 지나쳤지만, 30분이 지나도 계속 똑같은 곳에 맴돌고 있어 말을 걸게 됐다. 병원에 약을 타러왔다는 말만 반복하는 모습에 치매노인이라 추정돼 가족이 걱정할 것 같아 파출소에 신고했다”고 그때 상황을 회상하면서 말했다.

그의 우려대로 A씨는 마침 전날 오후 3시반 경에 덕계동파출소에 실종신고가 돼있던 상황이었다. A씨의 가족은 주변 지인들에 부탁을 하며 찾기에 나섰고, 신고를 받은 파출소는 무전수배와 실종팀을 꾸려 수색을 하고 있을 때였다고 전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이철호 통장과 걸음을 옮겼다. 평평한 들에 형성된 마을이라 해서 붙여진 편들마을. 입구에 세워진 기념비와 애향비 옆엔 노란 개나리가 피어있고 포근한 햇살 아래 마을에는 고요한 봄빛이 감돌았다. 이철호 통장은 마을회관 뒤편의 바람개비가 길가에 일렬로 꽂혀져 있었던 길과 빨래터로 안내했다.

빨래터는 산에서 내려오는 물길을 두고 여러 명이 빨래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집의 담벼락마다 무궁화와 물고기를 안고 있는 아이, 전통놀이 등 옛 풍습스토리가 그려져 있다. 몇 년 전, 편들마을은 행자부의 희망마을 만들기 공모전에 신청을 했고 경남 6곳 가운데 양산시에서 유일하게 선정이 되어 벽화를 그렸다.

이 통장은 “벽화마을로 지정이 되었으나 사후관리가 안 되고 있다. 5년 정도 되다보니 퇴색된 것도 많고 따라서 지저분해졌다. 하지만 유지 관리하는 예산이 없다. 그것이 안타깝다. 그것을 마을 돈과 하기에는 좀 그렇고 해서 주민들은 고민이다. 시에다가 방법이 없냐고 건의하고 있는 중이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 몇 년 전, 태극기를 다는 시범마을로 지정돼, 골목골목마다에 태극기가 나뿌꼈던 편들마을

몇 년 전, 편들마을은 충·효·예의 타이틀을 달아서 넓은 들에 태극기 휘날리는 그런 주제를 넣어서 신청을 했고 태극기를 다는 시범마을로 지정돼 집집마다 태극기를 걸 수 있게 장치도 했다. 그렇게 편들마을은 벽화를 조성하고 무궁화 꽃길을 조성하고 태극기 바람개비를 설치하고 2012년 화재없는 마을로 선정되어 이후 지금까지 화재가 없고 범죄도 없는 마을로 지정되어 여태 범죄 한 건도 일어나지 않는 그야말로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 이 통장의 공이 크다. 그는 35년간 공군에서 장기복무하고 퇴직한 이후 고향인 편들마을에 안착을 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충·효라는 것이 항상 내재되어 있었고 이장을 맡으면서 나름 노력을 해오고 있다.

이 통장은 “마을이 취락지역이라 개발행위가 제한되어 있다. 그런 부분도 있고 실질적으로 다른 데는 도로도 잘 내어주고 하지만 여기는 그런 것이 안 된다. 자연마을이라 보니 오래 거주하시는 분이 주로 노인들이다. 외곽지역이라 범죄는 없지만 혹시나 싶어서 저녁마다 순찰을 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저녁마다 8시 30분에서 11시까지 순찰을 돌았다. 혼자 계시는 노인은 한 번씩 들여다보고 아침에도 전화를 하거나 한 번씩 가본다. 그가 이렇게 노인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은 서창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의 책임감도 한몫을 차지한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복지사각지대 최소화를 위해 복지대상자를 발굴하고 주변의 돌봄 이웃을 위한 여러 특화사업과 기획사업, 지정기탁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즉 찾아가는 복지상담, 독거세대 안부확인, 돌봄이웃이불빨래지원사업, 홀몸 어르신 생신상 차례드리기, 저소득층 반찬 지원 등을 한다. 그런 위치에 있다보니 더 관심을 가지고 노인에게 무슨 일이 없는지 돌보고 있다. 노인들 중에서 동사무소에서 일을 봐야하는데, 자식이 멀리 있고 어려우면 대신 일을 봐주기도 한다.

이 통장은 “어르신들이 불편하지 않게끔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 수 있도록 청년회 부녀회에서 지원하고 관심을 갖게 하겠다. 저희들 마을은 살기 좋은 마을이라고 입소문이 나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모두들 화합되고 잘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철호 통장이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 앞에서 포즈를 잡다 
김경희 기자 / 입력 : 2021년 0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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