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웅상신문 김경희 기자] 양산시가 명동공원을 보랏빛 라벤더 명소로 조성하기 위해 약 4억 원을 투입했으나 식재한 라벤더 15만 포기가 대부분 고사하면서 사업 추진 과정과 행정 책임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식재 이전부터 해당 품종의 생육 위험이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산시는 관련 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어 책임 소재를 둘러싼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고사한 라벤더 식재 부지의 복구계획도 소송 결과가 나온 이후 수립할 방침이어서 공원 경관 회복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
 |
|
▲ 양산시 명동공원에 약 4억 원을 들여 조성한 라벤더 식재 부지. 15만 포기의 라벤더가 대부분 고사하면서 보랏빛 꽃밭을 기대했던 자리에는 검은 비닐과 잡초만 남아 있다.
|
|
양산시는 지난해 명동공원 약 1만㎡ 부지에 잉글리시라벤더 15만 포기를 식재했다. 라벤더 관련 사업비는 약 4억 원으로, 시민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공원 경관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식재를 마친 라벤더는 초기 개화 이후 생육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대부분 말라 죽었다. 현재 해당 부지에는 검은 비닐과 잡초가 남아 있어 당초 기대했던 보랏빛 꽃밭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태다.
이번 사태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은 식재 이전부터 품종의 기후 적합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는 점이다. 앞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업에 참여한 업체 측은 잉글리시라벤더가 고온다습한 경남 지역의 기후에 적합하지 않아 대규모 고사 가능성이 있다며 양산시에 수종 변경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는 이 같은 내용을 공문으로 전달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실제 식재는 기존 계획대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사업 초기 지역 기후와 생육 환경을 충분히 고려했는지, 업체 측의 수종 변경 요청을 어떤 절차로 검토했는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양산시는 라벤더 고사와 관련해 설계 및 시공업체를 상대로 약 6억5천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손해배상 청구액에는 설계비와 자재비 등 관련 비용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산시 관계자는 소송 과정에서 금액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어 현재 청구액을 최종 확정된 손해액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라벤더 관련 사업비는 약 4억 원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사업비를 투입하고도 당초 조경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데다 관련 업체와의 법적 분쟁까지 이어지면서 사업 추진 과정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산시는 잉글리시라벤더를 선정한 이유와 업체의 사전 수종 변경 요청 여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담당자가 바뀌어 구체적인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며 품종 선정 경위에 대한 설명을 유보했다. 업체의 수종 변경 요청과 고사 원인에 대해서도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답변을 아꼈다. 향후 복구계획 역시 소송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양산시 관계자는 “소송 결과가 나와야 계획을 세워서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고사한 라벤더 식재 부지의 정비와 대체 식재 등 후속 조치도 당분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번 사태는 공공 조경사업의 품종 선정부터 설계와 시공, 사후관리까지 전반적인 사업 추진 과정에 대한 검토 필요성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조경사업은 지역의 기후와 토양, 배수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식재 이후의 생육 가능성과 유지관리 비용까지 충분히 검토해야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체 측이 사전에 수종 변경을 요청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양산시가 이를 어떤 근거로 검토하고 기존 계획을 유지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반면 설계나 시공상의 문제가 고사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면 그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도 제시돼야 한다.
현재 양산시는 소송 진행을 이유로 구체적인 설명을 아끼고 있지만, 법적 책임을 가리는 문제와 공공사업의 적정성을 검증하는 문제는 별개라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원에 고사한 식물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복구계획마저 소송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지에 대한 검토가 요구된다.
명동공원의 보랏빛 꽃밭은 사라졌지만 사업 실패의 원인 규명과 훼손된 공원 경관의 복구라는 과제는 남아 있다. 향후 소송 결과와 함께 양산시의 후속 대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