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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문화현장] 아흔에도 그림을 그린다…‘아름다운 동행’ 세 번째 전시

웅상노인복지관 미술반 회원 25명, 연필화·수채화 등 60여 점 선보여
10월 16일까지 모브 아트센터…배움과 우정으로 빚어낸 인생의 또 다른 풍경

김경희 기자 / 입력 : 2026년 10월 12일
지난 10월 10일 모브 아트센터에서 열린 ‘아름다운 동행전’ 개막식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웅상노인복지관 미술반 제3회 ‘아름다운 동행전’ 개막식에 참석한 회원들과 내빈들이 전시장에서 함께하고 있다.
[양산웅상신문 김경희 기자] 아흔이 넘은 어르신들도 연필을 잡고 그림을 그리는 미술반이 있다. 한 줄의 선을 긋고 색을 입히며 저마다의 세상을 화폭에 담는다. 나이가 들어도 배우는 즐거움은 여전하고 그림 한 점을 완성하는 기쁨은 젊은 날의 설렘 못지않다.

웅상노인복지관 미술반의 제3회 ‘아름다운 동행전’이 지난 10월 10일 양산시 웅상대로 모브 아트센터에서 개막했다. 오는 16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는 회원 25명이 참여해 연필화와 수채화, 펜화, 수채드로잉 등 6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날 개막식은 한마음색소폰동호회의 공연과 함께 진행됐다. 그림과 음악이 어우러진 가운데 참석자들은 회원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전시회의 시작을 축하했다.

전시장에는 꽃과 나무, 산과 마을 풍경, 동물 등 다양한 소재를 담은 작품들이 걸렸다. 연필로 섬세하게 표현한 산과 나무, 수채화로 그려낸 꽃과 풍경에는 회원들이 살아온 시간과 저마다의 감성이 담겨 있다.

황기성 회원
박복자 회원
박경자 회원
최기옥 회원
특히 이번 전시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아흔이 넘어서도 그림을 배우고 작품활동을 이어가는 회원들이다. 황기성, 박복자, 박경자, 최기옥 회원 등은 연필과 붓을 잡고 새로운 배움에 도전하며 작품을 완성했다.

황기성 회원은 강아지의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한 연필화 ‘재롱이’를, 박복자 회원은 오래된 창문과 담쟁이덩굴을 그린 연필화 ‘그대 창가에’를 출품했다. 박경자 회원은 과일 바구니를 그린 수채화 ‘선물’을, 최기옥 회원은 물가를 달리는 말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담은 수채화 ‘더위 사냥’을 선보였다.

박경자 회원은 전시 도록에 “하루하루가 선물이고, 그림을 그리며 함께하는 동무들이 또 큰 선물”이라는 글을 남겼다. 박복자 회원도 “한 점 한 점 담담한 마음으로 그리다 보면 시간은 어느새 훌쩍 지나가지만, 그림으로 인해 잠시 쉬어가는 삶이 외롭지 않다”고 했다.

이들에게 그림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새로운 것을 배우는 즐거움이자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이며, 함께하는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다.
웅상노인복지관 미술반 최정숙 반장이 제3회 ‘아름다운 동행전’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정숙 미술반 반장은 개막식 인사말에서 이번 전시회는 단순히 그림을 선보이는 자리가 아니라 회원들이 함께 노력해 온 결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림을 통해 마음을 나누고 인생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있다며,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을 배우고 함께하는 일이 행복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 반장 역시 산과 호수, 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을 담은 연필화 ‘화창한 날’을 출품했다. 그는 전시 도록에 “함께 어울리며 동행하는 마음이 그냥 행복하고 즐거운 순간”이라는 글을 남겼다.

회원들의 작품에는 그림을 배우며 느낀 솔직한 마음도 담겨 있다. 김원선 회원은 “내가 그림을 그리고 이렇게 전시회까지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해본 적 없는 일”이라며 기쁨을 표현했다. 류영희 회원은 “늦었다고 생각한 순간이 가장 아름다운 시작이었다. 그림 그리는 시간은 언제나 봄날 같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웅상노인복지관 미술반 김복선 지도강사가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10년 넘게 미술반을 지도해 온 김복선 화가는 개막식에서 회원들의 꾸준한 도전과 열정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강사는 오랜 시간 함께 그림을 그려온 회원들과 새롭게 참여한 회원들을 소개하며 앞으로도 작품활동을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순천 양산시의원도 개막식에 참석해 회원들의 작품활동을 격려했다. 이 의원은 작품마다 회원들의 인생과 삶이 녹아 있다며 그림을 통해 여유와 즐거움을 찾아가는 회원들의 모습을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회원들을 위해 애쓰는 복지관 관계자와 지도강사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명진 웅상노인복지관장은 축사를 통해 “연필그림화반 회원 스물다섯 분께서 보여주신 배움에 대한 열정과 서로를 향한 따뜻한 격려는 그 자체만으로도 큰 감동이었다”며 “연필의 따뜻한 온기가 가득한 이번 전시가 우리 모두의 지친 일상을 다정하게 보듬어주는 고마운 쉼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은 ‘아름다운 동행전’은 회원들이 함께 배우고 성장해 온 시간의 결실이다. 처음에는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림 앞에 앉아 있는 시간 자체가 즐거움이 됐다. 서로의 작품을 바라보며 격려하고, 어려운 부분을 함께 고민하며 한 점씩 완성해 왔다.

전시장에 걸린 그림들은 화려한 기교보다 삶의 이야기를 전한다. 오래된 나무 한 그루에도, 작은 꽃 한 송이에도 살아온 세월과 저마다의 감성이 스며 있다.

아흔을 넘긴 나이에도 새로운 그림을 시작하는 사람들. 그들의 작품은 배움에는 정해진 나이가 없으며, 인생의 어느 순간에도 새로운 꿈을 피워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모브 아트센터 전시장에 웅상노인복지관 미술반 회원들이 출품한 연필화와 수채화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김경희 기자 / 입력 : 2026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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