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문화인] “내 꿈은 무엇이었을까.... 그 질문에서 그림이 시작됐다”
조미혜 작가, 첫 개인전 ‘그리움, 색으로 피다’ 개최 10년 넘게 이어온 그림과 배움의 시간…24일부터 모브갤러리에서 수채화·아크릴화 등 다양한 작품 선보여…지역 전시공간 확충 필요성도 강조
김경희 기자 / 입력 : 2026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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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4일부터 첫 개인전 ‘그리움, 색으로 피다’를 여는 조미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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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웅상신문 김경희 기자] “그때 문득 나는 내 꿈이 무엇이었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을 키우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정작 내 꿈은 잊고 살았던 거죠.”
조미혜 작가가 그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한 TV 프로그램이었다. 50대에 접어들 무렵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서 합창단에 참여해 노래하고 싶은 꿈을 이룬 한 출연자의 이야기를 보게 됐다. 어려운 환경 때문에 오랫동안 꿈을 이루지 못했던 출연자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조 작가도 며칠 동안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꿈을 돌아보게 됐다. 학창 시절 만화 그리기를 좋아했던 기억이 떠올랐고, 곧바로 그림을 시작했다. 2012년 또는 2013년 무렵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그림이 10년 넘게 이어왔다. 수채화와 유화, 아크릴화뿐 아니라 어반스케치와 캘리그래피 등 다양한 작업을 해오며 여러 단체전에 참여해 온 조미혜 작가가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양산시 웅상대로 1045 모브갤러리 3층에서 첫 개인전 ‘그리움, 색으로 피다’를 연다. 개막 행사는 24일 오후 4시에 열린다.
이번 개인전은 취미로 시작한 그림을 꾸준한 배움과 창작으로 이어온 시간을 돌아보는 자리다. 직장생활과 그림을 병행해 온 조 작가는 작품활동을 하면서 미술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어 서울디지털대학교 회화과에 진학했다. 서양미술사와 미술이론 등을 공부했으며, 올해 8월 졸업했다.
그림을 그릴수록 다른 작가들의 작품과 미술의 흐름을 이해하고 싶은 마음도 커졌다. 대학에서 배운 미술이론을 바탕으로 현재도 미술평론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전시장을 자주 찾는 것도 공부의 연장이다. 작품을 감상한 뒤 작가를 만날 기회가 있으면 어떤 의도로 그렸는지 묻기도 한다. 작가의 의도와 감상자의 해석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개인전은 대학 졸업을 계기로 마련했다. 그동안 공부하고 그림을 그려온 시간에 의미를 남기고 싶었다는 것이다.
전시 제목인 ‘그리움, 색으로 피다’에는 작가가 그림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이 담겨 있다. 그에게 그리움은 고향의 풍경과 부모님, 가족, 함께했던 사람들, 그리고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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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50P, Watercolor on 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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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작 가운데 수채화 ‘그리움’은 작가가 마음이 힘들었던 시기에 그린 작품이다. 경북 감포 인근의 작은 해변에서 본 풍경을 바탕으로 바다와 배 두 척을 담았다.
“그 그림을 그릴 때는 마음이 좀 힘들었어요. 저 배를 타고 나가면 내가 그리워하는 무엇인가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꼭 어떤 대상이 정해져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조 작가에게 가족은 그리움의 중요한 대상이다. 장녀로서 동생들을 돌보며 살아왔고, 부모님과 시어머니의 마지막 시간도 가까이에서 지켰다. 특히 치매를 앓던 아버지에 대해 “아무도 감당하지 못했는데 내가 가면 좀 순해지셨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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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流泳),10F, Acrylic on canv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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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은 조 작가에게 지나간 시간을 떠올리는 일이면서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이기도 하다. 힘들고 속상한 일이 있어도 그림을 그리는 동안에는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고 한다. 그가 오랜 세월 그림을 놓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채화와 아크릴화 등 서로 다른 재료로 표현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같은 고래를 소재로 수채화와 아크릴화 작품을 각각 제작해 재료에 따라 달라지는 표현의 차이를 보여줄 예정이다.
조 작가는 수채화의 매력으로 맑고 투명한 색채를 꼽았다. 물의 농도에 따라 달라지는 색과 번짐이 수채화만의 특징이라는 것이다. 반면 아크릴화와 유화는 색을 겹쳐 칠하거나 수정할 수 있어 다른 표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표현 방식에도 새로운 시도를 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서로 다른 이미지가 나타나는 렌티큘러 기법을 활용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렌티큘러는 특수 렌즈 시트를 이용해 관람하는 위치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 보이도록 하는 기법이다. 캘리그래피 작품도 함께 준비했다.
전시 개막 행사 역시 기존의 형식에서 조금 벗어나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어울리는 스탠딩 파티 방식으로 준비하고 있다. 와인을 곁들이며 작품을 감상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조 작가는 지역에서도 다양한 방식의 전시문화를 시도해 보고 싶다고 했다.
조 작가는 양산미술협회와 한국미술협회, 양산사생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여러 단체전에 참여해 왔다. 지역 미술활동을 이어오면서 웅상의 전시공간 부족 문제도 꾸준히 경험했다.
그에 따르면 과거 웅상문화체육센터에 있던 전시공간이 사라진 뒤 지역 작가들은 웅상도서관 지하 등에서 전시회를 열어야 했다. 이후 웅상출장소 4층에 전시공간이 마련됐지만 전문 전시실로 활용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있다고 했다.
“전시할 공간이 없어 여러 곳을 찾아다녔어요. 출장소에 전시공간을 마련하는 데에도 지역 미술인들이 많은 노력을 했지요. 하지만 주말 이용이나 전시환경 등에서 불편한 점이 있어요. 웅상에도 제대로 된 전문 전시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지역 작가들이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공간뿐 아니라 각종 문화예술 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원사업 신청에 어려움을 겪는 동료 작가들에게 관련 정보를 알려주고 신청 절차를 돕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의 작품활동에 대해서도 새로운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려온 수채화 작업은 이어가면서 아크릴화와 유화에서는 구체적인 대상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추상적인 작업을 시도해 보고 싶다는 것이다.
“산이라고 반드시 푸른색으로 그려야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자연을 자세히 보면 정말 여러 가지 색이 있어요. 그림에도 정답은 없다고 생각해요. 자기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면 되는 거지요.”
조 작가는 이번 전시를 찾는 시민들이 그림을 통해 저마다의 기억과 그리움을 떠올리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림을 보면서 각자가 그리워하는 사람이나 시간을 생각하고 조금이라도 위안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50대에 잊고 지냈던 꿈을 떠올리며 시작한 그림은 10년 넘게 이어져 첫 개인전으로 결실을 맺었다. 앞으로의 작업 방향에 대해 조미혜 작가는 “수채화는 수채화대로 하고, 아크릴이나 유화는 약간 추상적인 쪽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의 작업을 돌아보는 자리이자 새로운 표현을 모색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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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기자 /  입력 : 2026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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