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상, 여기 어때?] 그림과 브런치가 만나는 ‘상상주아’
그림 그리던 김주아 작가의 공간, 평산동 브런치 카페로 변신 “값싸고 맛있는 음식, 친절하게”…책·그림 곁에서 쉬어가는 동네 공간
김경희 기자 / 입력 : 2026년 10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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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산동 무지개폭포 가는 길에 자리한 브런치 카페 ‘상상주아’. 꽃과 나무로 꾸민 작은 정원이 건물을 감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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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산동에서 무지개 폭포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주변 풍경이 슬며시 달라진다. 길은 한결 느긋해지고 집들 가까이 초록이 가까워진다. 그 길가, 꽃과 나무가 있는 단정한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잘 가꾼 작은 정원이 펼쳐져 있고 건물에는 ‘상상주아 브런치 카페’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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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창으로 초록빛 풍경이 들어오는 상상주아의 실내. 책과 그림, 화분이 어우러져 작업실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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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을 열고 들어서면 먼저 빛이 넉넉하다. 큰 창으로 초록빛 풍경이 들어오고 창가에는 화분과 작은 조형물이 놓여 있다. 한쪽 벽을 따라 책들이 가지런히 꽂혀 있고 곳곳에 그림과 작품들이 자리한다. 카페라기보다 누군가의 거실이나 작업실을 잠시 빌려 앉아 있는 듯 편안하다. 바로 브런치 카페 ‘상상주아’다. 이름부터 조금 특별하다.
“상상주아가 무슨 뜻인가요?”
김주아 대표에게 물었더니 의외로 답은 간단했다.
“제가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하는 작가명이에요. 그 이름을 그대로 카페 이름으로 썼어요.”
그림을 전공한 김 대표에게 이곳은 애초부터 카페였던 것은 아니다. 자신이 그림을 그리고 머물던 작업공간이었다. 이 공간에 사람들이 찾아와 음식을 먹고 차를 마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해지면서 브런치 카페가 됐다. 현재는 어머니와 함께 공간을 꾸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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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주아의 브런치 메뉴. 밥과 함박스테이크에 달걀프라이, 아보카도, 샐러드와 과일 등을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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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인지 ‘상상주아’에는 일반적인 카페와는 조금 다른 결이 있다. 책이 있고 그림이 있고, 창밖으로는 나무와 꽃이 보인다. 서로 모양과 색깔이 다른 의자와 테이블도 지나치게 반듯하게 맞추기보다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커다란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까지 공간의 한 부분처럼 느껴진다.
무엇보다 이곳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브런치다. 메뉴판에는 함박스테이크를 비롯해 토마토 오븐 스파게티, 아보카도 비빔밥, 무지개 샐러드, 무지개 브리또 등 여러 가지 메뉴가 올라 있다. 대표 메뉴 가운데 하나인 함박스테이크 한 접시에는 함박스테이크와 밥, 달걀프라이, 아보카도, 샐러드와 과일 등이 푸짐하게 담긴다. 하얀 접시 위에 초록 아보카도와 붉은 토마토, 블루베리, 오렌지 등이 어우러져 색감도 화사하다.
“조금 저렴하면서도 푸짐하게 드리자는 게 저희 생각이에요.”
김 대표가 음식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의외로 소박하다. 가족들이 함께 메뉴를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며 음식을 만든다. 김 대표는 카페의 운영 원칙 역시 “값싸고 맛있는 음식을 친절하게 드리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거창한 구호는 없다. 유명한 관광지가 되겠다는 욕심도 앞세우지 않는다. 오히려 동네 사람들이 편하게 찾아와 한 끼를 먹고 차를 마시며 쉬었다 가는 공간이기를 바란다. 이곳을 어떻게 기억했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도 비슷한 대답이 돌아왔다.
“이 지역에는 편하게 갈 만한 곳이 많지 않잖아요. 여기 오면 그림도 보고 분위기도 느끼면서 기분 좋게 쉬었다 가셨으면 좋겠어요.”
그 말처럼 상상주아의 매력은 화려함보다 여유에 가깝다. 책장을 넘겨도 좋고, 그림을 바라봐도 좋다. 넓은 창가에 앉아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을 마셔도 된다. 날씨 좋은 날에는 바깥 데크에 앉아 꽃과 나무 사이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
그림을 그리던 한 젊은 작가의 작업실이 이제 사람을 맞는 공간이 됐다. 그림이 걸리고 책이 놓여 있던 자리에 커피 향과 음식 냄새가 더해졌다. 멀리 이름난 카페를 찾아가지 않아도 웅상 골목 안에는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공간들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평산동 ‘상상주아’도 그중 하나다. 그림을 보다가 밥을 먹고, 밥을 먹다가 창밖의 초록을 바라보는 곳. 잠시 머물다 기분 좋게 돌아갈 수 있다면, 동네 카페가 품을 수 있는 ‘상상’은 그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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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릴 때 사용하던 작가명을 그대로 카페 이름으로 사용한 ‘상상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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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기자 /  입력 : 2026년 10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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