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10-16 오후 01:40:56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탐방

[양산문화인] “책 속 이야기가 무대에서 살아나요”…아이들을 위해 뛰는 ‘두근두근 동화나라’

류지나 단장, 제11회 여성연극제 시민독백대회 대상
서창도서관서 동화구연으로 출발해 동화연극 50회 넘어
그림책 직접 각색해 무대에…지역 어린이 위한 재능기부 이어가

김경희 기자 / 입력 : 2026년 09월 29일
류지나  '두근두근 동화나라' 단장
[양산웅상신문 김경희 기자] “양산 아이들이 멀리 가지 않아도 좋은 공연을 볼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책장을 넘기던 아이의 눈앞에 동화 속 인물이 불쑥 걸어 나온다. 글자로만 만났던 이야기가 목소리와 표정, 몸짓을 얻어 살아 움직인다. 양산시립 서창도서관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두근두근 동화나라’가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특별한 무대다. 그 중심에는 동화구연에서 출발해 연극으로 영역을 넓히고 최근 전국 무대에서 대상을 수상한 류지나 단장이 있다.

동화구연에서 시작한 그의 활동은 연극으로 넓어졌고 이제는 지역을 넘어 전국 무대로 향하고 있다. 류 단장은 최근 서울 대학로 드림시어터 소극장에서 열린 제11회 여성연극제 시민독백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같은 대회 장려상에 이어 한 단계씩 자신의 연기 영역을 넓혀온 결과다. 하지만 그에게 수상은 목적지라기보다 다음 무대를 위한 과정이다. 자신이 더 배우고 성장해야 아이들에게 더 좋은 공연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류 단장은 “대회에 계속 나가는 것도 앞으로 제가 하려는 일을 위해서다. 제대로 배우고 성장해야 가르치는 일도 더 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창도서관에서 피어난 동화와 연극의 열정

류 단장과 동화구연의 인연은 코로나19 확산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네이버 책육아 카페를 운영하던 그는 아이들이 역사를 어려워한다는 점에 착안해 역사를 동화구연으로 녹음해 들려주기 시작했다. 예상 밖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지역 주민의 권유로 서창도서관에서 동화구연을 배우고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 도서관 어린이자료실을 찾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마술을 선보이는 자원봉사로 지역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도서관의 지원으로 전문 강사에게 연극을 배우면서 활동은 한 차원 더 도약했다. 류 단장이 무료 평생교육을 통해 양성한 주민들이 모여 오늘날 ‘두근두근 동화나라’의 핵심 단원들로 자리 잡았다. 류 단장은 서창도서관을 “성장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준 친정 같은 곳”이라며 “아무리 바빠져도 최소 10년은 봉사를 책임지겠다”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두근두근 동화나라’의 공연에는 확고한 철학이 담겨 있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책을 일방적으로 고르는 법이 없다. 류지나 단장은 학교와 작은도서관, 시립도서관 등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 책을 읽어준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유난히 웃고 집중하며 다시 읽어달라고 조르는 책을 기억해 두었다가 연극의 씨앗으로 삼는다.

“아이들이 정말 재미있어 하는 책을 골라 아이들이 좋아했던 포인트를 더 살려 직접 대본으로 각색합니다. ‘선생님이 이 책을 동화연극으로 살아나게 만들면 어때?’ 하고 물으면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요.”

책의 모든 장면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핵심 장면을 살려 등장인물과 대사를 새롭게 구성한다. 때로는 수업을 듣는 지역 어린이들의 실제 이름을 작품 속 인물에게 붙이기도 한다. 책과 무대, 아이들의 현실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순간이다.

연습 과정은 결코 녹록지 않다. 대사뿐만 아니라 상대 배우와의 합을 맞추고 완벽히 암기해야 하는 연극의 특성상, 전체 대본을 녹음해 공유하고 줌(Zoom) 리허설을 거쳐 도서관 업무가 끝난 밤 10시까지 구슬땀을 흘린다. 그렇게 탄생한 공연은 어느덧 50회를 넘어섰으며, 서창도서관 공연은 예약 오픈 하루 만에 전석 매진될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그렇게 만든 공연은 어느새 50회를 넘어섰다. 서창도서관 공연은 예약을 시작하면 하루 이틀 사이 좌석이 채워질 정도로 호응이 높다. 같은 작품을 반복하기보다 새로운 작품을 계속 만들어 보여주는 것도 이들의 원칙이다. 류 단장은 “서창도서관에서 공연한 작품 가운데 같은 작품을 반복한 적이 없다”며 “아무리 인기가 있었던 작품이라도 새로운 대본을 쓰고 새로운 공연을 준비하려 한다”고 말했다.

무대의 화려한 조명 뒤에는 고된 노동도 있다. 단원 대부분이 여성이다 보니 무대장치와 의상, 소품을 차량에 싣고 내리는 일까지 직접 해야 한다. 지난 5월 2일부터 8월 19일까지 약 100일 동안에는 14차례의 공연을 소화했다. 유료 공연도 있었지만 재능기부 공연도 적지 않았다.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면 발바닥과 다리가 아파 파스를 붙여야 했다.

어느 날 집에 쌓여 있는 빈 파스 봉지를 본 류 단장은 그것들을 모두 펼쳐놓고 사진 한 장을 찍었다. “이 파스로 버틴 지난 3개월이었다고 써서 남겼어요. 그런데 저는 그게 굉장히 명예로웠어요. 파스를 붙여가면서도 우리가 계획했던 공연을 모두 해냈다는 것이요.”

그들을 다시 무대로 부르는 힘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류 단장은 “사명감이에요. 우리가 잘나서가 아니라 꼭 우리가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라고 말한다. 그 사명감의 끝에는 언제나 아이들이 있다. 공연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 공연이 끝나도 자리를 뜨지 못하는 아이들, 먼 지역에서 부모의 손을 잡고 공연을 찾아오는 아이들이 다시 대본을 쓰고 무대에 오르게 한다.
류 단장은 아이들에게 좋은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굳이 부산이나 서울의 큰 공연장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제가 마술 하나를 배우더라도 이유는 하나예요. 양산 아이들이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우리 지역 시립도서관에서 좋은 것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예요.”
‘두근두근 동화나라’의 활동은 지역사회에서도 인정받았다. 단체는 자원봉사 프로그램 활동으로 경상남도지사상을 받았고 단원들도 도서관 자원봉사 활성화 공로로 표창을 이어가고 있다.
류 단장은 단체가 도지사상을 받았을 당시 조금 특별한 일을 했다. 부단장과 상의해 떡을 마련하고 손편지를 써 단원들의 가정으로 보냈다. “오늘날 우리 두근두근이 경상남도지사상까지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선생님들이 봉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기다려준 가족들 덕분이라고 썼어요. 이 상은 가족들 덕분에 받은 상이라고요.”

주말이면 가족과 보내야 할 시간을 내어 연습하고 공연하는 단원들이다. 그래서 류 단장은 단원들이 받는 표창 하나가 개인의 영예에 그치지 않고 묵묵히 기다려준 가족에게도 돌아가는 작은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두근두근 동화나라의 무대는 이제 그림책에만 머물지 않는다. 류 단장이 그리고 있는 다음 무대는 한국사다. 오는 10월 24일 서창도서관에서 선보일 ‘단군왕검의 탄생’을 시작으로 시대순으로 작품을 만들어 조선시대까지 이어가는 것이 목표다. 아이들이 어렵게 느끼는 역사를 살아 있는 인물과 이야기로 만나게 하고 싶어서다.

두근두근 동화나라를 모태로 활동 영역도 넓어졌다. 양산동화구연협회가 만들어졌고 양산시아동보호전문기관과 업무협약을 맺어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대상으로 아동학대와 방임 예방 인형극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한 권의 책을 읽어주던 목소리가 무대 위 배우의 목소리가 되고, 그 목소리를 들은 주민들이 다시 배우가 됐다. 그렇게 서창도서관에서 시작된 작은 모임은 50회가 넘는 무대를 지나 지역 밖으로까지 걸음을 넓혔다.

류지나 단장이 그리고 있는 꿈은 분명하다. 아이들이 책을 어려워하지 않는 것, 역사를 재미있는 이야기로 만나는 것, 그리고 가까운 동네 도서관에서도 좋은 공연을 마음껏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책장을 펼치는 순간 이야기가 시작되듯 ‘두근두근 동화나라’의 무대도 이제 또 다른 페이지를 향해 넘어가고 있다.
김경희 기자 / 입력 : 2026년 09월 29일
- Copyrights ⓒ웅상뉴스(웅상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포토뉴스
생활 정보
커피 한 잔 마시고 돌아가는 카페가.. 
부동산
현대건설은 오는 19일 경남 양산시.. 
사람들
“돈은 따라오는 겁니다. 의미 있는.. 
단체
(사)양산시웅상상공인연합회(회장 김.. 
따뜻한 이웃
영산대 퍼스트리더 11기(회장 천봉.. 
지역행사 일정
많이 본 뉴스
[문화마당] 양산의 가을, 예술로 물들다…오는 24~25일 황산공원서 양산예술제..
[인물기획] 대운산 시명사 주지 근일 스님 대담 ˝떠난 이를 배웅하고 산 자의 매듭을 풀다˝..
울주병원, 내달부터 응급실 가동… 연중무휴 24시간 운영..
2026 양산삽량문화축전, 10월 2~4일 열린다..
우불사, 추석맞이 서창동 돌봄이웃에 후원금 100만원..
양산시자살예방센터와 함께한 생명지킴이...‘짝모텔’ 보건복지부 장관표창 수상..
웅상재건중학교를 설립한 전종태..
[양산문화인] “책 속 이야기가 무대에서 살아나요”…아이들을 위해 뛰는 ‘두근두근 동화나라’..
남승흥 작가의 디카시 한스푼(22)..
성동은 도의원, 도시철도 운임조정위원회 운영 기반 정비..
신문사 소개 고충처리인제도 기사제보 제휴문의 광고문의 개인정보취급 편집규약 윤리강령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찾아오는 길
상호: 웅상뉴스(웅상신문) / Tel: 055-365-2211~2,364-8585 / Fax : 055-912-2213
발행인·편집인 : 웅상신문(주) / mail: news2022@hanmail.net, news2015@naver.com
주소: 경상남도 양산시 덕계 2길 5-21 207호, (기장)부산시 기장군 월평1길 7, 1층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 아00194 인터넷신문 등록일:2012년 7월 11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철근
Copyright ⓒ 웅상뉴스(웅상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8,255
오늘 방문자 수 : 5,325
총 방문자 수 : 31,74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