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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근 동서포장기계 대표가 제2공장에서 제작 중인 자동화 포장라인을 소개하고 있다. 동서포장기계는 현장 맞춤형 포장설비를 국내외 생산현장에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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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 평산동 동서포장기계 제2공장에 들어서자 은빛 롤러가 길게 이어진 자동화 포장설비가 눈에 들어왔다. 작업자가 조립 중인 설비 제어반 앞에 낮은 의자를 놓고 앉아 배선 작업에 집중해 있고 곳곳에는 조립 중인 기계 부품과 각종 공구가 놓여 있었다.
공장 중앙에는 대기업에 공급할 랩핑기와 밴딩기 설비가 자리하고 있었다. 랩핑기는 팔레트에 적재된 제품을 스트레치 필름으로 감싸고 밴딩기는 팔레트 전체를 밴드로 단단히 묶는 장비다. 양재근 대표는 제품을 회전시키며 우물 정(井)자로 형태로 밴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93년 설립된 동서포장기계는 랩핑기와 밴딩기, 자동·반자동 포장기계, 자동화 포장라인 등을 설계·제작해 온 전문기업이다. 부산에서 출발해 2014년 양산으로 이전했으며, 국내 대기업은 물론 헝가리와 미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중국 등 해외 생산현장에도 설비를 공급하고 있다.
양재근 대표는 33년 동안 회사를 지켜온 힘으로 ‘문제 해결’을 꼽았다. 그는 “어려움이 생겼을 때 포기를 생각하기보다 어떻게 풀어갈지를 먼저 고민했다”고 말했다. 낚싯줄이 엉켰을 때 천천히 풀면 결국 풀리는 것처럼 경영과 기술의 난제들을 정면으로 돌파해 왔음을 시사했다.
또한 제조업의 인력난과 인공지능·로봇 기술의 확산 속에서 포장기계의 미래를 준비하는 양 대표는 오랜 경영 역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독자 기술의 글로벌 진출’을 꼽았다. 동서포장기계는 자체 설계하고 특허를 낸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선두주자인 삼성SDI와 초기부터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어왔다. 이를 통해 헝가리, 미국, 말레이시아, 중국 등 전 세계 현지 생산 라인에 동서의 이름으로 설비를 공급했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와 LG 등 국내 대기업들에도 설비를 공급하며 납품처를 넓히고 있다. 양 대표는 “우리가 개발한 기술과 노력이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을 때, 엔지니어이자 경영자로서 가장 큰 자부심과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포기 대신 해결을 선택한 33년, 양재근 대표에게 듣다
― 동서포장기계의 기술 철학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동서포장기계의 기술은 한마디로 ‘믿을 수 있으면서 끊임없이 진보하는 기술’이다. 기계는 한 번 잘 만들었다고 멈춰 서면 도태된다. 작년 제품보다 올해 제품이 더 좋아야 한다. 이를 위해 매년 국내외 박람회와 시장개척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새로운 트렌드를 공부하고 있다. 더 뛰어난 새로운 센서와 전자부품, 제어기술을 계속 접목해 기계를 업그레이드해야만 고객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경쟁이 치열한 외산 장비나 저가 중국산 제품 사이에서 고객들이 동서포장기계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철저한 ‘소비자 중심의 맞춤형 대응’과 ‘지속성’ 덕분이다. 정밀함이 무기인 유럽·일본산 장비와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산 사이에서 중소기업이 살아남으려면 철저하게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우리는 ‘기계를 이렇게 만들었으니 맞춰 쓰라’고 고집하지 않는다. 고객이 현장에서 느끼는 불편함이나 필요한 특수 기능을 제안하면, 귀찮아하지 않고 연구 개발하여 다음 설비에 적극 반영한다. '동서에 말하면 반드시 해결책을 준다'는 신뢰가 연속적인 주문으로 이어지는 비결이다.
― 앞으로 집중할 분야는 무엇인가.
이차전지 산업과 연계한 포장 자동화 설비에 주목하고 있다. 로봇과 포장기계, 무인운반차(AGV)가 하나의 완벽한 생산 공정으로 연결되는 기술을 더욱 발전시킬 계획이다.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만큼, 포장기계 역시 단품에 머무르지 않고 그 흐름에 맞춰 유기적으로 진보해야만 글로벌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 양산 기업으로서 느끼는 솔직한 소회와 앞으로의 장기적인 비전은 무엇입니까.
양산·김해·경남 일대에는 우리 기계를 필요로 하는 우수한 중소·중견 제조기업들이 밀집해 있다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 제조기업이 살아야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고, 세금이 돌며 지역 사회가 건강하게 유지된다. 실제로 우리 포장기계 한 대를 만들기 위해 가공, 제어, 기어 등 지역 내 20여 개 협력업체가 함께 땀 흘리며 먹고산다.
결국 동서포장기계가 전 세계를 무대로 더 열심히 뛰어 외화를 벌고 매출을 올리는 것이, 곧 지역 부품 생태계를 살리는 길이라 믿는다. 그렇게 번 돈으로 정당하게 지방세를 납부해 지역 취약계층과 사회에 기여하는 선순환을 만들고 싶다. 앞으로도 양산 지역 산업의 발전과 늘 함께 상생하는 든든한 동반자로 남겠다.
― 자동화 설비 도입을 주저하거나 고민하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 대표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신다면 무엇입니까?
정부에서 중소기업의 기계 구입이나 자동화 구축을 지원해 주는 제도가 생각보다 잘 마련되어 있다. 이러한 지원 제도를 영리하게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간혹 자동화를 하면 고용 창출이 안 되거나 사람을 내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시는데, 자동화의 목적이 결코 인원을 줄이는 데 있어서는 안 된다. 만약 과거에 10명의 근로자가 100개를 생산하던 공장이 있다면, 기계를 도입해 똑같은 10명의 인원이 200개, 300개를 생산할 수 있도록 판을 키우는 선택을 해야 한다. 생산량을 늘려 성과를 가시화하고, 남는 인력은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더 안전하고 가치 있는 다른 업무를 담당하도록 재배치하면 된다.
심각한 인건비 상승과 인력난 속에서 외국인 근로자 채용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정부 지원을 발판 삼아 과감하게 기계를 도입해 생산성을 배로 늘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중소기업이 살아남는 하나의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 양 대표에게 ‘기업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입니까.
제조기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 제품을 생산하고, 이를 세계 시장에 수출해 외화를 획득하며 국가적인 부가가치를 만드는 존재다. 그 과정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정당하게 번 돈으로 세금을 납부해 지역 사회와 국가 재정에도 크게 기여한다. 우리가 땀 흘려 만든 기계 한 대가 해외로 나가 전 세계 현장에서 대한민국의 뛰어난 기술력을 당당히 증명해 보일 때, 엔지니어이자 경영자로서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깊은 자부심을 느낀다. 앞으로도 그저 이윤만 좇는 회사가 아니라, 끊임없이 좋은 제품을 개발해 내며 우리 사회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기업으로 남고 싶다.
기업 정보
회사명: 동서포장기계 대표: 양재근 설립: 1993년 12월 소재지: 경남 양산시 내연3길 20-18(평산동 일원) 주요 사업: 랩핑기, 밴딩기, 자동·반자동 포장기계, 자동화 포장라인 등 포장기계 전문 제조 주요 시장: 국내 및 헝가리·미국·말레이시아·베트남·중국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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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근 동서포장기계 대표가 양산시 평산동 제2공장 앞에 서 있다. 동서포장기계는 1993년 설립돼 33년째 포장기계 한 분야를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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