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07-09 오후 08:53:27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예술

[양산예술지도] “추억과 삶을 그리는 화가” 수요일 오전, 웅상 문화원에서 송재숙 화가를 만나다

삭막한 도시 떠나 자연 숨 쉬는 웅상에 둥지 튼 지 어느덧 17~18년
사진보다 더 따뜻하게, 인물과 추억을 담는 ‘구상 화가’
빛바랜 옛 사진 복원부터 한국적 무용까지… 천성문화원서 주민들과 따뜻한 소통 이어가

김경희 기자 / 입력 : 2026년 07월 09일
송재숙 화가

부산의 삭막한 아스팔트를 떠나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이곳 웅상에 둥지를 튼 지 어느덧 17~18년이 흘렀다는 송재숙 화가. 오랜만에 지역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가며 주민들과 예술로 소통하고 있는 그를 만나, 웅상에서의 삶과 그의 깊은 예술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송 화가에게 웅상은 그 자체로 거대한 캔버스다. 부산에서 아스팔트만 디디고 살다가 이곳으로 넘어왔을 때,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도 옛날 어릴 적 살던 고향 분위기와 따뜻한 정서가 그대로 살아있어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자연환경이 워낙 훌륭하다 보니 예술가들에게는 어디를 가서 봐도, 사진만 찍어도 그대로 작품이 되는 고마운 공간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다만 작가 입장에서 이렇게 얻은 예술적 영감을 펼쳐서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갤러리나 전시회장 같은 문화 시설이 너무 열악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깊은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양산 내에서도 특히 우리 웅상 쪽의 문화적 인프라가 소외되어 있다는 실정을 전하며 지역 예술 공간 확충에 대한 바람을 넌지시 비쳤다.

대체로 한 가지 소재만 깊게 파고드는 다른 작가들과 달리, 송재숙 화가는 정물과 풍경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작업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애착을 느끼고 좋아하는 대상은 단연 '인물'이다. 사람의 표정과 삶의 궤적을 그리는 것이 가장 다양하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천성문화원 작업실의 한편에 걸려 있는 ‘1955년’은 6.25 전쟁 끝나고 복구하던 때 군인 아저씨들을 쫓아다니던 아이들의 빛바랜 사진 한 장에서 출발했다. 고무신을 신은 개구쟁이 남매의 모습을 부드러운 터치로 복원해 낸 이 그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아련한 향수를 자극한다.

송 화가는 “시골 특유의 정취를 살리기 위해 가을날의 초가집이나 짚단 같은 빛깔로 전체적인 톤을 맞췄다”며, “붓질을 하나하나 해나가면서 내가 원하던 옛날의 색상과 아련한 분위기가 캔버스 위에 그대로 나타날 때 이루 말할 수 없는 희열을 느낀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러한 정교함 덕분에 관람객들은 종종 그의 그림 앞에서 “사진인지 그림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깨끗하다”며 감탄하곤 한다. 사물을 붓 터치로 뭉개기보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송 화가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이다.

송 화가는 학창 시절 미술반 활동을 하며 전국 예술제를 누비고 서울의 유수 미술대학들을 찾아다녔을 만큼 상도 많이 받고 눈도 높았던 수재였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들들을 키우느라 오랜 공백기를 가지며 붓을 내려놓아야 했다. 아이들이 모두 자라 출가한 후 이곳 웅상에 정착하면서 그의 인생은 전환점을 맞이했다.

동원과학대 평생교육원에서 좋아하는 은사를 만나 다시 본격적인 유화 작업을 붙잡게 된 것이다. 늦은 나이에 다시 시작했음에도 옛날 학창 시절에 다져놓은 감각이 고스란히 되살아났다는 송 화가. 

그는 요즘 미술을 배우는 초보자들이나 학생들이 처음부터 추상이나 비구상으로 들어가는 경향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며, “기초가 없으면 그건 그냥 머릿속 아이디어 싸움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이어 “철저하게 구상(기초)을 바탕으로 실력을 다진 뒤에 비구상이나 반구상으로 발전해야 뜻이 담긴 진정한 예술이 된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평소 규칙적으로 시간을 정해두고 억지로 작업하기보다, 영감이 찾아왔을 때 시간 제약 없이 밤낮을 잊은 채 몰두하는 편이다. 주로 아무도 없는 조용한 밤이나 새벽 시간에 밤샘 작업을 거쳐, 자신의 마음에 들 때까지 몇 번이고 작품을 고치는 엄격한 예술가이기도 하다.

지역에서 활동하며 가장 보람찼던 순간을 묻자, 그는 대안학교인 ‘꽃피는 학교’와 인연이 닿아 중고등학생 아이들을 지도했던 1년의 시간을 회상했다. 늘 성인 미술만 하다가 순수한 아이들과 호흡했던 그 시간이 정말 즐겁고 행복했기에, 여건상 1년밖에 이어가지 못했던 점이 아쉬우면서도 가장 뜻깊은 보람으로 남았다고 전했다.

현재 송재숙 화가는 천성문화원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마다 성인들을 대상으로 미술을 지도하며 지역 문화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 그는 해외 문화 교류가 활발해지는 흐름 속에서 ‘가장 한국적인 것’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의 전통 정서가 가득한 농촌 풍경을 비롯해 풍물, 농악, 한국 무용(춤) 같은 역동적인 몸짓을 인물학적 테마로 엮어 캔버스에 담아내고 있으며, 이를 중심으로 올해 전시를 준비 중이다.

동시에 지역 주민들의 삶과 상생하는 특별한 작업도 이어가고 있다. 주민들이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옛날 빛바랜 사진이나 기억하고 싶은 현재의 사진들을 따뜻한 유화 그림으로 정교하게 바꾸어 주는 인물 복원 작업이다. 웅상의 사계절과 주민들의 소중한 삶의 기억을 아름답게 재생해내는 그의 붓끝이 앞으로 이곳 웅상을 어떻게 더 풍요롭게 물들일지, 그의 향후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천성문화원 성인미술 강좌 안내일시: 매주 수요일 오전 10:00 ~ 12:00 
 문의전화: 010-8302-0330
김경희 기자 / 입력 : 2026년 07월 09일
- Copyrights ⓒ웅상뉴스(웅상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포토뉴스
생활 정보
“처음에는 부엌불 두 개 켰다고 크.. 
부동산
현대건설은 오는 19일 경남 양산시.. 
사람들
“돈은 따라오는 겁니다. 의미 있는.. 
단체
(사)양산시웅상상공인연합회(회장 김.. 
따뜻한 이웃
영산대 퍼스트리더 11기(회장 천봉.. 
지역행사 일정
많이 본 뉴스
웅상시니어클럽, ‘2026년 노인일자리 참여자 2차 합동교육 진행’..
웅상 민심, 양산시장 선거에서 ‘차별·소외’ 불만 드러냈다..
계획도로 공사장 입구에서 `버티기 공장` 논란..
양산시, 동부청사 운영...웅상지역 중심 성장 동력 확보한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양산더스카이’ 19일 견본주택 개관..
동원과기대, 교육부 ‘AID 30+ 집중캠프’ 2년 연속 선정..
창민스님의 100세 장수-’삼정육(三淨肉)‘의 참뜻: 살생을 멈추고 자비의 씨앗을 심으라!..
[현장 인터뷰] 국산화 뚝심으로 전 세계 필드 사로잡은 ‘K-골프’의 주역,(주)오지에스공업 이석제 대표를 만나다..
나동연 양산시장,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예방..
윤 의원 , “양산 관광객 증가를 전통시장 · 골목상권 매출과 지역경제 활력으로 연결할 것 ”..
신문사 소개 고충처리인제도 기사제보 제휴문의 광고문의 개인정보취급 편집규약 윤리강령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찾아오는 길
상호: 웅상뉴스(웅상신문) / Tel: 055-365-2211~2,364-8585 / Fax : 055-912-2213
발행인·편집인 : 웅상신문(주) / mail: news2022@hanmail.net, news2015@naver.com
주소: 경상남도 양산시 덕계 2길 5-21 207호, (기장)부산시 기장군 월평1길 7, 1층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 아00194 인터넷신문 등록일:2012년 7월 11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철근
Copyright ⓒ 웅상뉴스(웅상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8,499
오늘 방문자 수 : 1,035
총 방문자 수 : 30,660,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