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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점숙 어반스케치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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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어반스케치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양산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시민들에게 그림의 즐거움을 전하고 있는 어반스케치 작가 임점숙 씨를 만났다. 18년간 아동 미술학원을 운영하며 교육자의 길을 걸어온 그녀는, 이제 어반스케치를 통해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과 예술을 연결하는 소중한 ‘다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임 작가가 어반스케치에 본격적으로 빠져들게 된 것은 지난 2018~2019년 무렵이다. 대학에서 산업미술(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오랫동안 미술학원을 운영해 온 베테랑이었지만, 어반스케치와의 만남은 그녀의 예술 인생에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다.
“우연히 길을 가다 누군가 길가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을 봤어요. 그 순간 ‘어? 나도 할 수 있겠는데?’ 하는 생각이 스쳤죠. 누구를 만나러 가거나 이동하는 중에 생기는 잠깐의 공백, 그 짜투리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았습니다. 거창한 준비 없이 펜 하나만 있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
어반스케치의 가장 큰 특징은 연필로 스케치를 하고 지우는 과정 없이, 처음부터 펜으로 직접 선을 그려나간다는 점이다. 임 작가는 이것이 인생과 참 닮아있다고 말한다.
“많은 분이 펜으로 그리면 틀릴까 봐 무서워하세요. 하지만 틀려도 괜찮습니다. 어반스케치에서는 꼬불꼬불한 선도, 조금 삐져나간 선도 모두 그 사람만의 개성이자 매력이 됩니다. 자를 대고 그린 것처럼 반듯한 선보다, 자연스럽게 흔들리는 선이 훨씬 더 아름답죠. 처음부터 너무 크게 다 그리려고 하지 말고, 눈앞에 있는 작은 것 하나, 의자 하나부터 선택해서 그리기 시작하면 누구나 자신만의 작품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그녀는 현장에서 작업할 때 ‘흔적을 남기지 않는 환경에 대한 예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물감을 사용하더라도 주변을 더럽히지 않고, 머물렀던 자리를 언제나 ‘있었던 듯 없었던 듯’ 깨끗하게 정리하고 떠나는 것이 예술가의 기본 태도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임 작가는 현재 덕계동 행정복지센터, 도서관 등 다양한 곳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녀가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평생 그림을 한 번도 그려보지 않았던 이들이 어반스케치를 통해 삶의 활력을 찾고 치유받는 모습을 볼 때다.
“한번은 우울증을 앓고 계시던 40대 초반의 수강생이 있었어요. 가정도, 개인적인 상황도 많이 힘드셨는데 어반스케치를 시작하고 나서는 병원에도 안 갈 만큼 얼굴이 밝아지셨죠. 집중해서 그림을 그리는 시간만큼은 모든 시름을 잊고 ‘무념무상’의 상태가 된다고 하세요. 그림이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는 현장을 목격할 때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낍니다.”
수업을 시작할 때 직접 천으로 스케치북을 수강생들과 함께 만들어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집을 완성해 나가고 수강생들이 여행지에서의 추억(나이아가라 폭포, 맨해튼 야경, 캐나다 퀘벡 등)을 사진으로 가져와 수업 시간에 자신만의 화풍으로 멋지게 그려낼 때 임 작가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삶을 기록하는 방법을 전수했다는 깊은 보람을 느낀다.
과거 디자인 경험 덕분에 화면의 구도와 소실점을 정확히 잡아내는 탄탄한 기본기를 지닌 임 작가. 그녀의 다음 목표는 수채화로 그리는 ‘대작(大作)’에 도전하는 것, 그리고 더 많은 사람에게 어반스케치의 매력을 알리는 것이다.
“아직도 많은 분이 그림은 학원에 가야만 배울 수 있는 거창한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어반스케치의 ‘전도사’가 되어 더 많은 이들에게 이 즐거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예술이 별게 아닙니다. 일상 속에서 나만의 즐거움을 찾고,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최고의 예술이죠.”
펜 끝으로 세상을 담아내며, 타인의 삶까지 따뜻하게 물들이고 있는 임점숙 작가. 그녀가 놓아주는 일상과 예술의 다리를 통해 더 많은 시민이 삶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기를 기대해 본다. |